성장경 남양유업 영업홍보총괄본부장
성장경 남양유업 영업홍보총괄본부장
  • 강주영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04.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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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는 마음의 옷…넥타이로 희망 메시지

“패션이 정치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사람들이 내 연설보다 재키의 옷에 더 집중하니 말이다.”고 존 F. 케네디가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꺼냈던 말이다. 그는 연단에 올랐을 때 자신의 ‘말’보다 부인인 재클린 케네디의 ‘멋’에 대중의 이목이 더 쏠리자 이같이 말했다. 재클린의 패션 감각이 뛰어났기도 했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대로 패션은 그 어떤 정치적 발언 보다 시선을 끌만한 큰 힘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패션은 사람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데 막강한 무언의 수단으로, 누구에게나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대인관계가 생명인 PR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한 번의 만남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반면,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옷 잘 입고 일 잘하길 원하는 PR인들을 위해 PR계 패셔니스타를 직접 만나 코디법 등을 들어본다. 세련되고 단정하면서도 포인트 살린 코디로 시선을 끄는 남양유업 성장경 영업 · 홍보 총괄본부장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회색빛 웃옷에 검은색 바지. 무채색 계열로 위·아래를 점잖게 코디하고 밝은 보라색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는 센스. 왼쪽 가슴엔 알록달록한 행커치프까지. 여기에 밝고 훈훈한 인상까지 더해지니 PR계 ‘멋쟁이’로 회자될 만하다.

이번 인터뷰를 위해 아내가 직접 새 옷을 장만해줬다며 웃는다. 매사 옷차림에 신경 쓰는 모습에서 패셔니스타로서의 면모가 진하게 느껴진다.

올해 회갑을 맞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성장경 본부장은 업계에선 멋쟁이로 통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패션에 ‘C+’의 점수를 매긴다. 언제 어디서나 폭발적인 유머감각을 뽐내는 한편, 겸손함을 잃지 않는 그에게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웃으며 편하게 대화하다가도 일 얘기만 나오면 35년간 홍보의 길을 걸으며 지켜온 신념과 자부심을 거침없이 토해내기도 한다.

 

패션은 나를 표현하는 좋은 수단

“겉옷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옷이 더 중요하죠.”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운 옷차림을 칭찬하자 이 같은 즉답이 돌아온다.

성 본부장은 PR인이 갖춰야할 최고의 덕목으로 신뢰를 가장 먼저 꼽는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지키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도 “한번 이기고 영원히 죽는 것 보다 한번 지고 영원히 살자”며 인간적인 신뢰를 강조한다.

그가 패션에 신경 쓰는 이유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다. 신뢰는 그에게 ‘마음의 옷’이다.

“평생 홍보를 해오며 거의 매일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패션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언제나 옷차림에 신경 씁니다. 젊은 사람을 만나든 나이 든 사람을 만나든 상대에게 편안하게 보일 수 있는 의상을 고릅니다. 누구에게도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말입니다.”

성 본부장이 가장 관심을 쏟는 패션 아이템은 넥타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갈 때는 밝고 화사한 색상의 넥타이로 경쾌한 분위기를, 심포지엄이나 엄숙한 회의에 참석할 때는 갈색이나 은회색 넥타이로 정중한 분위기를, 회식 자리에서는 컬러풀한 넥타이로 활기차면서도 힘 있는 리더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최근 들어 직원들에게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고자 예전에는 꺼렸던 분홍색 계열의 넥타이를 즐겨 맨다.

넥타이 ‘최종선택권’은 아내 몫…두 딸도 조력자

성 본부장은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에게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들어왔을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하지만 그의 넥타이 ‘최종선택권’만큼은 아내에게 달렸다. 매일 아침 넥타이를 서너 개 정도 골라 아내에게 ‘오디션’을 받는다고. 매고 싶은 넥타이를 꺼내 들었다가도 아내가 “NO”하면 다시 옷장 속으로 집어넣는다.

패션에 일가견 있는 두 딸도 성 본부장의 든든한 패션 조언가다. 특히 영국에서 패션 매니지먼트 MBA과정을 밟고 있는 둘째 딸은 성 본부장의 스타일을 한 차원 높이는 데 한 몫 거든다. 가끔 영국에서 넥타이를 보내는 등 패션 아이템을 제공하기도 한다. 성 본부장의 세련된 패션은 다름아닌 가족으로부터 완성된 셈.

그에게 넥타이핀은 필수 액세서리다. 멋도 멋이지만 활동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넥타이 색깔과 그날의 분위기에 맞춰 항상 핀을 꽂는다. 넥타이핀만 30개 가까이 된다. 특별한 행사나 미팅이 있을 때에는 행커치프도 잊지 않는다.

이처럼 옷차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성 본부장에게도 옷으로 인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다음날 새벽같이 출근하던 날이었다. 한 세트의 양복을 입었거니 생각하고 바쁘게 집을 나왔는데, 이게 웬일. 회사에 도착해 보니 위 아래가 색깔만 비슷할 뿐 완전히 다른 양복을 입고 있는 게 아닌가. “출근길엔 어두워 몰랐는데, 회사에 도착해 보니 상하의를 잘못 맞춰 입고 나왔더라고요. 난감했죠. 하루 종일 상의를 벗어둔 채 사무실에만 있었다니까요.”

이 뿐만이 아니다.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줄도 모르고 상갓집에 조문을 가 민망했던 적도 있다. 신발을 벗고 보니 양말 뒤꿈치에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 그날 이후 성 본부장은 양말을 신을 때 마다 구멍이 뚫렸는지 확인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사무실 서랍 속에 새 양말 한 켤레를 준비해 두기까지 했다. 한번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홍보 달인’다운 꼼꼼함이 느껴진다.

 

유머는 나의 힘…유머집 발간계획도

성 본부장의 패션은 눈웃음으로 마무리된다. 말하는 내내 눈가에 번지는 환한 웃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기분 좋게 만든다. 그 눈웃음 때문에 성 본부장이 더욱 돋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

나이 보다 젊어 보이는 비결을 묻자 “실제로도 젊다”면서 크게 웃는다. 많이 웃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게 젊음의 비결이다. 타고난 입담을 자랑하는 성 본부장은 남양유업 육아정보 포털사이트 ‘남양아이(i)’에 유머코너를 만들어 ‘금강도사’라는 ID로 재미있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기존 유머를 재구성하거나 직접 머리를 짜내 새로운 우스갯소리들을 만들어낸다. ‘유머 뱅크’ 답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재빨리 수첩을 꺼내 정리해둔다.

그의 수첩에는 현재 240여 가지의 유머아이템이 컨셉에 따라 빼곡히 적혀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상대방의 니즈에 따라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놨다. 요즘은 ‘눈도장’ ‘눈칫밥’ ‘팔베개’ ‘콧방귀’ 같은 소재로 어떻게 웃음을 이끌어 낼지 연구 중이다. 유머집을 낼 계획도 있다.

성 본부장에게 유머가 힘이라면 노래는 보약이다. 그는 노래로 스트레스를 푼다.

집에 가라오케시스템을 완비했을 정도. 평소 노래를 즐겨 듣고 부르며, 한 달에 적어도 3~4번은 노래방에 간다. 행여나 노래방에서 뭘 불러야할지 생각나지 않을까봐 애창곡 50여개의 선곡번호가 적힌 종이를 지갑에 넣고 다닌다.

선곡번호가 노래반주기 회사별로 적혀 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노래실력도 가수 뺨칠 수준. “노래를 통해 사람들과 교감하죠. 울적한 마음도 노래로 털어내요. 25년 전엔 음반도 냈었답니다.”

PR은 멋진 직업…35년 홍보인생 큰 보람

성 본부장은 유머에 노래실력까지 갖춘 탓에 주말이면 잔칫집에 불려 다닌다.

젊어서는 결혼식 사회자로 인기였는데 요즘은 주례를 선다. 금혼식이나 칠순잔치 사회자로서는 여전히 인기만점이다.

강사로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올해로 13년째 경찰대학 외래강사로 말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말 마케팅’ 강의를 맡고 있는 성 본부장은 건국대, 단국대, 중앙대 등 대학을 비롯해 단체나 기업 특강에 수시로 초대받는다.

그는 특강을 통해 홍보기법을 전수하면서 “사진‘도’ 예쁘네”란 말처럼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을 웃으며 즐겁게 사는 방법도 소개하는 등 행복 바이러스를 자연스럽게 퍼뜨리는 중이다.

“저는 ‘삼무(3無)강의’를 추구합니다. 제 강의에는 강의재료(원고 등), 품격, 졸음이 없습니다.(웃음) 얼마 전 연세대 대학원에서는 질퍽한 강의로 대박을 터뜨렸죠. 19세 이상 성인이 들을 수 있는 고차원적 강의였다고나 할까요.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퇴임한 뒤에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나 실버단체를 찾아 무료로 강의하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제 이야기를 듣길 원하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재미있는 말로 즐거움을 전하는 ‘언어 전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성 본부장은 후배 PR인들을 응원했다. “홍보를 직업으로 선택한 게 자랑스럽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PR은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해 일해도 후회 없을 만큼 멋진 직업이 될 테니 힘껏 달려보세요.”

 

학력
1952년 대전 출생
1974년 경기대 행정학과 졸업
2008년 연세대 법무경영대학원 수료

주요경력
1975년 남양유업 입사
1984년 남양유업 상담실장
1987년 남양유업 홍보실장
2002년 남양유업 홍보담당 상무
2007년 남양유업 영업홍보총괄 본부장
현 한국광고주협회 홍보분과 위원장

주요수상
1990년 KBS 제작단사장표창(방송광고발전)
1999년 매일경제신문사 선정 2000년 한국인 광고대상(광고산업발전)
2002년 행정자치부장관 감사장(경찰대학 외래 최우수교수 선정)
2004년 한국광고대회 대통령 표창
2007년 제12회 소비자의날 대통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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