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재미있게! 진화하는 공익광고
유쾌하게! 재미있게! 진화하는 공익광고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2.02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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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리고 촌스럽다는 고정관념 깨

어색한 연기에 오글거리는 멘트 그리고 촌스러운 영상… 공익광고하면 쉽게 떠오르는 모습이다. 공익광고는 사회문제에 있어서 행동과 습관의 변화를 주요 목적으로 어느 광고보다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기가 확고하기 때문에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보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왔다.

세련되고 재미있는 영상…공익광고 맞아?

이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한 번 보면 메시지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뇌리에 오래토록 남지 못하기 때문에 집중도는 떨어지게 돼 높은 광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었다.

이러한 공익광고가 이제 재미있어지고 세련돼지고 있다. 단체장이나 홍보대사가 나와 경고문을 읊어대는 훈계성 광고를 탈피해, 공감할 수 있는 영상과 참신한 구성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참신한 발상과 함축적인 카피, 상업광고 못지않은 영상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공익광고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들 광고 중에는 광고 말미에 붙는 광고 주체만 아니라면 공익광고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잘 빠진’ 것들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를 맞아 한국건강증진재단과 함께 절주캠페인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에는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샘 해밍턴이 등장해 ‘좋은 술자리를 만드는 절주 습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광고에서는 ‘잔 부딪히기보다 눈 마주치고, 술병 기울이기보다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건사고를 가까이 하기보다 사람을 가까이’라는 언어유희와 함께 이에 어울리는 코믹한 상황 설정을 통해 ‘술보다는 술자리가 좋은’ 건전한 음주문화를 소개, 유쾌한 광고를 만들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깜빡하기 쉬운 방향지시등(깜빡이)의 사용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의 경우 보통 방향지시등 사용을 생활화하면 사고 발생률이 감소한다든가, 미사용 시 과태료를 문다든가 이성적인 접근이 이뤄지기 쉽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공익광고는 자동차의 깜빡이를 사람들의 눈으로 표현, 윙크하며 차선변경, 좌회전, 양보, 정차 등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면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여기에 ‘깜빡하지 말고 깜빡깜빡하세요’라는 카피로 쉽게 풀어냈다.

타깃 맞춤 영상으로 집중도·호감도 높여

대법원은 법정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배우 윤상현을 등장시켜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는 최근 광고계 트렌드 가운데 하나인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을 광고 속으로 그대로 옮겨와 주목도를 높이는 패러디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시신없는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빠른 화면 전환과 강렬한 자막과 내레이션으로 영화 예고편을 보는 듯한 다소 파격적인 광고로 호기심을 자극함으로써 기존 딱딱한 법정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절주캠페인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정책과 최경순 주무관은 “그 동안에도 외부 전문 업체를 통해 광고를 제작하고 있었지만 눈에 띄는 아이디어나 차별화된 전략을 찾기는 힘들었다”며 “이번 광고의 경우 대구법을 활용한 재미있는 광고 문구와 샘 해밍턴을 모델로 한 기획안이 참신해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유명인을 활용한 재미있는 광고를 통해 이목 끌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익광고의 표현 방식이 트렌디해진 것과 더불어 공익광고에도 마케팅적 기법이 더해져 타깃을 세분화하고 연령대별로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구성, 타깃에 맞는 매체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도 있다.

SBS는 2010년부터 인기가요의 주시청층인 청소년에게 어필할 필요성이 있는 달걀·토마토·우유 등 식품의 소비 촉진을 비롯해 희망나눔 일터·교통안전·에너지절약 등의 캠페인송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인기가요의 출연자인 아이돌 가수를 활용해 캠페인송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 타깃층의 더 높은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이돌 가수의 팬들이 호의적인 마음을 갖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좀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담아내도 거부감이 적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인기가요를 통한 캠페인송 제작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교통안전공단 대외협력실 조경미 대리는 “인기가요가 가진 타깃층에 교통안전에 대해 소구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특히 교통안전은 홍보대상이 무형이지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명확한 것이어서 캠페인송을 활용한 홍보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익광고가 점차 다양해지는 것에 대해 광고업계에서는 공익광고의 아이디어 공모가 보편화됨에 따라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레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에서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가면서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공익광고 트렌드 변화에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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