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잉꽝린 요우커!’…‘큰 손’ 중국 관광객을 잡아라
‘환잉꽝린 요우커!’…‘큰 손’ 중국 관광객을 잡아라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2.03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중국인 입국자 392만여 명…“쇼핑 선호도 높아”

[편집자 주] 중국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춘절연휴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요우커'(遊客)라고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미 관광산업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무시할 수 없는 마케팅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더피알>은 기업들의 '요우커 마케팅'에 대한 실태와 전략을 짚어본다.  

 

▲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에서 요즘 상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국어 표현’은 무엇일까.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歡迎光臨’(환잉꽝린) 일 것이다. 중국어로 ‘환영합니다. 어서오세요’를 뜻하는 말이다. 실제로 서울 명동이나 동대문 시장 등에 나가보면 중국인 관광객을 유혹하는 이 말을 심심치 않게 듣거나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요우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최근 몇 년 새 한국 관광산업을 살찌우는 ‘큰손’의 지위에 올라섰다. 명동과 동대문은 물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중국 최대의 카드사인 ‘은련’(銀聯)의 스티커가 부착된 매장을 찾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법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3년 출입국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승무원 제외) 1067만여명 중 중국인 입국자는 39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입국자의 36.7%에 달하는 수치로서 국가별로 보면 단연 1위다. 두 번째로 많은 입국자 수를 기록한 일본(271만명)보다도 100만명 이상 많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보다 무려 119만명(43.6%)이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관광업계 뿐만 아니라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도 ‘요우커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2014년 글로벌 10대 트렌드’를 발표하면서 ‘요우커의 진화’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일부 품목에서 자국 생산 제품보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더욱 신용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놓치지 말아야할 대목이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상품군이 화장품 등 일부에 편중돼있다는 점, 한국 관광에 대한 만족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요우커의 특성, 다른 국가 관광객들보다 쇼핑 선호도 높다”

기업들이 ‘요우커 마케팅’에 나서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패턴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4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트렌드는 저소비형, 단순관광형에서 고소비형, 복합관광형으로 변하고 있다”며 “요우커의 진화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마련해 중국인 관광객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 관광객들은 연평균 15.1%씩 증가해 2012년 기준으로 약 83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소비하는 금액은 전세계 1위에 해당하는 1020달러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용건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특성을 보면 다른 국가 관광객들에 비해 쇼핑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쇼핑에 쓰는 비용도 높다”며 “다른 지역 관광객들은 항공료와 숙박료 순으로 비용을 쓰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은 항공료 다음이 쇼핑”이라고 전했다.

류한순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차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해외여행경험이 다른 나라보다 많지 않다보니 한번 올 때 다량으로 많이 구매하는 편”이라며 “자신이 쓸 품목 뿐만 아니라 친지들이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한꺼번에 사간다”고 밝혔다.

▲ (자료출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2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방한 목적은 ‘여가‧위락‧휴가’로 49%에 달했다. ‘쇼핑’은 9.8%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평균 지출 비용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 비용은 2153.7달러로 국가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 개별관광객의 1인 평균 쇼핑비용은 1409.1달러였다. 이는 전체 평균 (637.3달러)보다 2배이상 높은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에 쓰는 비용은 다른 나라 관광객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이야기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1인 평균 쇼핑비용도 1007.6달러에 달했다, 이는 싱가포르(1221.2달러)에 이어 2위에 해당되는 수치다. 순수하게 휴가를 즐기기 위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들이라 하더라도 단체관광객이든 개별관광객이든 지갑은 ‘통 크게’ 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지난해(2013년) 백화점 전체가 2% 성장에 그친 반면 외국인 고객 매출의 경우 23%의 신장율을 나타냈다”며 “외국인 매출 비중의 42%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전년보다 매출이 2배 가량 늘어난 87%의 신장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측 관계자는 “본점 중국인 매출비중은 2010년 1%대 수준에서 2013년은 10배가까이 비중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여행은 이른바 중국의 3대 황금연휴인 춘절과 노동절, 국경절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 연휴기간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의 ‘요우커 마케팅’이 가장 활발히 펼쳐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신세계백화점

올해 춘절연휴는 1월 31일부터 2월 6일까지로 7일 가량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춘절 공식연휴에 전년 동기 대비 12% 증기한 8만명의 중국인들이 방한할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굳이 황금연휴가 아니더라도 평소 휴일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류한순 차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연휴기간에 나오는 패턴은 유지되고 있지만 성수기에는 항공료와 호텔가격이 다 오르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을 좀 따지는 이들은 저렴해지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류 차장은 “한국은 워낙 근거리이기 때문에 주말을 끼고 서울이나 제주도에만 온다면 충분히 쇼핑을 즐길 수 있다”며 “특히, 제주도의 경우에는 비자없이 항공권만 있으면 올 수 있기 때문에 여행(목적지를) 결정하는 시간이 늦춰져도 충분히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요우커의 쇼핑품목 ‘Big 3’는 ‘화장품-의류-식료품’

그렇다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물품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의 ‘2012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쇼핑 품목 ‘빅(Big)3’는 ‘향수‧화장품’(68.5%), ‘의류’(51.3%), ‘식료품’(29.8%)인 것으로 나타났다.

류한순 차장은 “패션 분야에서는 유명브랜드도 선호하지만 동대문의 전문 쇼핑몰에서 많이 구입한다. 제품의 질이 중국산보다 월등히 좋기 때문에 젊은 관광객들이 악세사리나 패션을 구입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온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 2012년과 2013년(1월~11월 누계)의 은련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 선호현상이 새롭게 나타났다”며 여성의류 브랜드 ‘스타일난다’, 화장품 브랜드 ‘투쿨포스쿨’등의 브랜드가 새롭게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상품이 화려하고 개성 강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는데다가 가격까지 합리적이기 때문으로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류 차장은 “향후 전망이 좋은 분야는 유아용품”이라며 “예전에 중국에서 멜라닌 우유 파동이 있지 않았나. 소득수준이 좀 있는 중국인들은 아이에게 중국 분유를 먹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유아용품도 중국 제품은 몸에 좀 안좋은 성분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장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모 기업의 홍보담당자는 “대부분의 중국 소비자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관심이 매우 높다”며 “중국 관광객들은 해외 브랜드일수록 본토에서 생산된 제품을 선호해 생산국가 및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