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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퍼포먼스’, 사과 커뮤니케이션의 새 트렌드”
“‘사표 퍼포먼스’, 사과 커뮤니케이션의 새 트렌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2.04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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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3사 사표 제출 경영진 37명 중 4명만 수리

[더피알=강미혜 기자] 1억 건이 넘는 고객정보를 유출해 국민적 혼란을 야기한 카드3사의 임원진 사표제출이 위기모면을 위한 일시적 퍼포먼스에 불과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표를 낸 카드 3사의 경영진 가운데 대다수가 유임됐다는 소식이 최근 알려지면서 국민적 ‘화’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 1억400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 지난달 8일 3개 카드사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한 모습. 왼쪽부터 손병익 농협카드 분사장,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뉴시스

카드사들은 이번 고객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3사 사장을 비롯해 총 37명의 경영진이 사표를 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임된 건 고작 4명.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건호 손경익 농협카드 사장,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및 임원진 2명 등 4명만 사표가 수리됐다.

카드 3사 중 유일하게 박상훈 사장을 유임시킨 롯데측은 이와 관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조속한 수습이 급선무라 판단해 인사에서 보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직서 제출과 반려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는 국내 기업의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이자 한계라고 꼬집는다.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지티샐러드 대표는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임원들이 거의 다 자리를 보전하게 되면, 결국 국민들은 사표 제출 행위 자체를 기업이 위기를 피해가려고 하는 퍼포먼스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원전비리로 1급 이상 간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한수원과 한전기술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중 물러난 사람이 거의 없다”며 “사고 내면 사표 제출하고 여론이 잦아들면 다시 자리에 앉히는 패턴이 유행이 된 것 같다. 사과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일침 했다.

기업이 진짜 위기관리다운 위기관리를 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면 대외적인 퍼포먼스보다는 위기에 대한 해결이나 대응책 마련에 더 부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경영진이나 임원진이 물러난다 안 물러난다는 사실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사고에 대한 대책과 재발방지 방안 수립이 더 중요하다. 이 점에서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는 아쉽다”고 평했다.

실제 지난해 싼타페 누수문제로 곤혹을 치른 현대자동차 역시 사과문 발표 이후 권문식 사장 등 R&D(연구개발) 라인을 전격 경질하는 쪽으로 위기의 돌파구를 삼았다. 하지만 싼타페 누수 문제는 현재까지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올라오는 실정이다.

반면, 외국기업의 경우 위기시엔 더더욱 인사에 손을 안 댄다. 2010년 4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로 꼽히는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를 낸 BP사의 경우에도 사고가 나고 난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헤이워드를 경질했다. 그나마도 사고 자체에 대한 책임 추궁보다는 사고 이후 수습과정에서의 헤이워드 CEO의 신중치 못한 태도가 경질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정 대표는 “당시 헤이워드 CEO는 원유유출 사고 수습 중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몇 개월 간 집에 못 갔다’ ‘요트를 못 탔다’ 등 발언을 하는 바람에 미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런 말실수나 처신문제가 없었으면 그대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 “국내 기업들도 사고가 터졌다고 해서 수습하기도 전에 책임자부터 자르려고 하기보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해야겠다는 마인드부터 가져야 한다. 그래야 사과를 해도 사과같지 않다는 쓴소리를 안 듣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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