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광고 공모작 논란, “문화적 특수성 ‘몰이해’에서 비롯”
국민연금 광고 공모작 논란, “문화적 특수성 ‘몰이해’에서 비롯”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2.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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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넘어 폐지 모으면 품위 없는 삶?

[더피알=조성미 기자] 국민연금 가입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은 이미지 한 장이 온라인을 최근 뜨겁게 달구고 있다.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는 헤드카피의 이 광고는 폐지를 실은 손수레와 여행 가방의 이미지를 대비시키고 있다. 여기에 ‘자신의 노후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유일한 연금, 국민연금. 품위 있는 제2인생 국민연금으로 시작하라’는 설명이 더해져 있다.

하지만 이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가난을 죄처럼 말하는 저 광고는 틀렸다” “공감도, 배려할 줄도 모르는, 무지해서 잔인한 마음들…” “이토록 인간을 경멸하는 광고를 본 적이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65살 넘어 폐지를 실은 손수레를 끌면 품위 없는 삶을 사는 것으로 규정지은 것에 많은 이들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

논란이 된 이 광고는 지난 2010년 국민연금공단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벌인 광고 공모전에서 인쇄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실제로 매체에 집행되지는 않고 공단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었지만 논란이 일자 삭제된 상태다.

문제가 불거지자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이라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의 광고가 수상한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는 전현직 언론인 및 대학교수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을 두고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특정 세대를 다루는 것은 그 문화적 특수성을 충분히 이해해야하는데, 특히 실버세대의 경우 당사자는 물론 그들을 부양하고 있는 세대의 심리까지 읽어내야 한다”며 “공익광고는 무엇보다도 표현에 있어서 세심하게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번 사례의 경우 제작자의 의도와 수용자의 반응이 큰 차이를 보였다”며 “사전 FGI(Focus Group Interview) 등을 통해 검증 절차를 거쳤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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