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은 토씨 하나도 계산된 글”
“연설문은 토씨 하나도 계산된 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4.02.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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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연설문에서 배우는 글쓰기 비법

[더피알]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비법을 소개하는 책이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저자가 8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면서 보고 듣고 배운 글쓰기 기법을 담은 책이다. 핵심 메시지를 쓰는 법, 글의 기조를 잡는 법 등 두 대통령이 주로 사용했던 글쓰기 비법을 정리했다.

대통령은 수시로 수백, 수만명에 이르는 청중을 상대로 연설을 한다. 장황한 글, 긴 글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 연설문은 토씨 하나까지도 철저히 계산된 글이다. 저자는 대통령 연설문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글쓰기 방법을 찾아가도록 안내한다.

책에 따르면 두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식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햇볕정책’처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비유법을 주로 썼다. 노무현 대통령은 늘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는 한 단어, 한 문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두 대통령은 리더란 응당 자신의 생각을 자신이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대중 대통령은 연설문이 올라오면 수정액을 써서라도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로 수정했고 정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녹음테이프에 연설문을 녹음해서 연설비서실로 내려 보냈을 정도로 글에 관해서라면 늘 엄격했다는 것.

김 대통령은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 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글쓰기’를 리더의 조건으로 꼽기도 했다.

이 책은 연설문 작성 과정에서 겪은 청와대 비화를 함께 담아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연설문이 마음에 안 들면, 비서실에서 ‘폭탄’이라고 불리는 녹음테이프를 녹음해 내려 보낸 김대중 대통령과의 이야기, 노무현 대통령과 연설문에 관해 얘기하다 설사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일화 등이 흥미 있게 읽힌다. 두 대통령을 추억하는 사람들에겐 비망록처럼 느껴질 듯하다.

한편 저자 강원국(52)씨는 청와대 시절 외에도 대우 김우중 전 회장과 효성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던 때에 스피치라이터로 일했고, 대우증권과 벤처기업, KG그룹 등에서 글 쓰는 일을 했다.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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