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R서비스 피(fee) 기준 마련할 것”
“올해 PR서비스 피(fee) 기준 마련할 것”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3.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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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시원 한국PR기업협회 신임 회장(함앤파트너스 대표)

[더피알=강미혜 기자]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PR업계 토양을 만들겠다.”
한국PR기업협회(KPRCA) 14대 회장으로 선출된 함시원 함앤파트너스 대표는 협회 역할 강화를 통한 PR인 위상 제고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PR서비스의 가치가 인정받고, PR인의 역량이 존중받으며, PR업계가 발전하는 일에 기여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함 회장을 만나 KPRCA의 계획과 PR업계의 현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경기침체로 PR시장이 어려운 이때 협회장이 되셨습니다. 다른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오실 것 같습니다. 

협회장으로서 반성하는 마음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홍보라는 업을 18년째 해오고, PR회사 대표직도 14년차를 맞았지만 협회에 가입한 지는 불과 4년 밖에 안 됩니다. 이전엔 하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협회에 가입한다고 해도 무슨 득이 있겠느냐는 좁은 생각에 가입을 미뤘습니다. PR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업계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달려가야 했는데, 너무 개인적이고 안일했던 것 같아요. 크게 반성하는 의미에서 올해는 협회를 위해, PR업계 위상 강화를 위해 하나라도 더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후배들이 지금보다 더 PR업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PR업계 위상 강화를 위한 역할을 조금이나마 하고 싶습니다. 

PR업계 위상 강화를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올해 어떤 계획들을 세우셨나요? 

협회에서 해왔던 업무를 진행하면서 몇몇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협회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운영할 생각입니다. 현재 홈페이지가 있긴 합니다만 방문자 유입이나 인터랙션 등에서 한계가 있으니까요. 소셜 미디어 시대고, 또 PR회사들의 주된 업이 소셜 커뮤니케이션이니까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 간 생동감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외협력 부문에선 학계와 손잡고 PR서비스 피(fee)에 대한 측정 기준 마련에 나설 뜻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PR회사들의 인건비, 근무시간 등을 계산한 피 구조가 만들어져야겠습니다. 나아가 PR업무 효과 측정을 표준화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피 기준이나 효과 측정 모두 PR업계, PR인 위상강화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일이니까요.
또 하나는 대학생들, 구체적으로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께 PR기업 설명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아직까지 많은 대학생들이 PR이 무엇이고, PR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협회 회원사가 대학별로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과를 돌며 예비 PR인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PR회사 및 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피 개념은 PR업계뿐만 아니라 광고나 컨설팅 등 커뮤니케이션 영역 전반에 걸쳐 오랜 화두입니다. 그만큼 시장에서 관철되기 어려운 해묵은 숙제이기도 하고요. 협회에서 피 측정 기준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피력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늘 하는 얘기지만 PR업계 피 수준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인건비는 엄청나게 올랐어요. 수익성은 그대론데 인건비는 올라가니 경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말이 PR회사 대표지 직원 수준으로 월급 받아가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회원사 얘길 들어보면 지금도 단가를 후려치며 서비스를 요구하는 ‘악성’ 클라이언트들이 있다고 합니다. PR회사는 많으니까 하기 싫으면 딴 데 가서 하겠다는 것이죠. 영세한 PR회사들은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니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낮은 가격을 받아들이고, 그러다 보면 비정상적인 피 구조가 악순환되는 겁니다.
물론 피 문제를 클라이언트 탓으로만 돌릴 순 없겠지요. PR업계가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과연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은 되돌아봐야 할 대목입니다. 업계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PR 전문성 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회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PR업계의 이런 고질적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표준화된 피 체계라도 갖춰 다같이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후배들도 자부심을 갖고 PR인으로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더 노력하지 않겠어요? 

PR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한 요인으로 악성 클라이언트를 꼽으셨는데요. PR서비스를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길래 ‘악성’이라고 표현될 정도인가요? 

PR서비스에 대한 피를 너무 낮게 책정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있습니다. PR회사 인건비를 아르바이트 비용 수준으로 책정하는. 그럴 거면 차라리 아르바이트생 고용하지 왜 PR회사와 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또 가끔은 피 조절을 하면서 원가까지 들이밀어 무리하게 깎으려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세상에 어떤 서비스가 원가 개념에서 출발하나요? 서로 알 만한 사람들이 그런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면 안 되죠.
다른 면에선 심하게 갑을관계를 따지는 경우예요. 넌 에이전시니까 하라면 무조건 해야 한다는 식으로 무례하게 행동하는 유형입니다. 듣기론 인간적 모멸감까지 주는 클라이언트도 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그런 회사와는 일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절대 일할 생각이 없습니다. 

PR시장이 어려워지고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가 덤핑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가격 점수가 높은 공공 부문 입찰에서 단가 경쟁을 한다는 얘기들이 들려오는데요.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어서 정확한 말씀은 드릴 수 없지만, 바람이라면 큰 PR회사만이라도 피를 낮춰 비딩에 참여하진 않았으면 하는 점입니다. 작은 회사야 생존문제가 걸려 있으니 낮은 피도 감수해서 경쟁할 수 있어요. 문제는 큰 회사들 중에서도 여전히 덤핑을 하는 곳이 있다는 거예요. 전체 PR업계 발전이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업계를 리드하는 회사들이 먼저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합니다. 

<더피알> 2월호에 한국PR이 산업이 될 수 없는 이유로 ‘숫자’가 부재하다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국내 PR회사의 정확한 수, 개별 회사들의 매출 등 정확한 통계가 전혀 없다는 의미인데요, 협회가 나서서 PR업계 데이터 구축과 관련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협회 소속 회원사 34곳을 포함해 50여개 PR회사를 알고 있는데요. 10여개 회사를 제외하곤 20~30명 규모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당 매출이 평균적으로 1억원 가량이니까 직원 25명인 회사는 25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죠. 그렇게 따지면 협회 회원사 중심으로는 PR업계 매출 규모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순 있겠는데요, 그 외 드러나지 않은 훨씬 많은 숫자의 PR회사들까지 포함시켜야 하니 쉽지 않은 작업일 것 같습니다. <더피알>과 같이 고민해야 할 듯해요.(웃음) 

협회장으로, 또 PR인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강한 열정과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라고요. PR회사에 들어와서 몇 년 일하다가 많은 친구들이 도중하차 하는데요, 하나같이 ‘저는 PR이 맞지 않는 것 같아요’라는 이유를 대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얘기하죠. ‘너는 PR이 안 맞으면 이 세상에 맞는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냉정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실상이 그래요.
PR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 열정을 갖고 스스로 길을 찾는 이들에겐 넓은 길이지만, 늘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친구들에겐 좁디좁은 길이 될 수밖에 없어요. 해답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회사가, 대표가, 선배가 가르쳐줬으면 하고 바라지 말고 스스로 먼저 배우고 깨치기 위해 노력하세요. 그러면 어느 순간 훌쩍 자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겁니다. PR업계를 리드하는 PR인으로 성장하도록 자신의 가치를 레벨업시키는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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