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꿈을 지금 꿈꾸고 있습니다”
“평생 꿈을 지금 꿈꾸고 있습니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3.1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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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라이브러리] 소통테이너 오종철의 삶과 소통

소통라이브러리는 우리 사회의 소통문화를 새롭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협력하는 코너로, 이종혁 광운대 교수와 함께 진행합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문화를 창출하고 이끌어가는 숨겨진 인물들이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개그맨으로서 다소 심심했던 삶에 ‘소통’이란 감초가 더해졌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에서 ‘온리 원(Only One)’으로의 걸음을 뗀 지 4년째. 이제 텔레비전 안이 아니라 텔레비전 밖에서 더 반짝이는 삶을 살고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소통테이너(소통+엔터테이너)’로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오종철. 언제부턴가 그의 개그는 일상의 재미에서 삶의 웃음으로 바뀌었다.


“TV에서 안 보인다고 개그맨을 그만둔 건가요? 저만의 개그는 지금도 쭉~ 계속 되고 있습니다.(웃음)”

오 씨의 개그는 웃기는 개그가 아니라 웃을 일을 만드는 개그다. 강연과 공연이 어우러진 토크콘서트로 오종철표 소통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꼴통쇼(꼴찌들의 통쾌한 승리쇼)’ ‘모나콘(모발 나눔 콘서트)’ ‘엄마대학(엄마를 배우다 대학)’ 등 이름만 들어도 색깔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무대들이 그의 ‘입’을 거친다.

개그맨에서 소통테이너로의 변신. 4년 전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충격’이 삶의 방향키를 바꾸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개그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고,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보석 같은 강연자들을 쫓아다니며 스스로를 갈고 닦았다.

“처음엔 개그맨 선배나 동료들로부터 꼴통 소리를 들었어요. 당시 대부분의 강사가 일반인이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방송인이 일반인 쫓아다녀서야 되겠냐고요. 지금은요? 부러워들 합니다.(웃음)” 인터뷰 내내 웃음을 띠고 있는 소통테이너가 말하는 삶과 소통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요즘 다들 소통 소통하는데 정작 소통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불통이니까 오히려 소통을 더 얘기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소통테이너시니까 소통 잘하는 비법 정도는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웃음)

비법을 요구하면 좀 부담스럽고…(웃음) 일단 세 가지와 소통해 보도록 노력하세요. 자신과의 소통, 자기 일과의 소통, 남들과의 소통. 흔히 소통이라고 하면 늘 남들과 하는 소통만 생각하잖아요. 내 자신도 잘 모르겠는데, 자꾸 남들을 알라고 하니 소통이 어려운 거죠. 먼저 나와, 그리고 내 일과 소통하게 되면 남과의 소통은 저절로 됩니다.

나와 소통한다는 게 어떤 건가요. 가만히 앉아서 명상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매력을 찾는 것, 남보다 좋고 나쁘고가 아닌 그저 남과는 다른 ‘나만의’ 매력을 찾는 겁니다. 낸시랭은 고양이와도 소통한다고 하잖아요.(웃음) 그게 그분의 매력인 거죠. 대중의 호불호는 갈리지만 그렇다고 낸시랭이 TV에 안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매력 있다는 건 바로 그런 거예요. 흔히 소통 잘 하면 성공한다고 얘기하지만 예전엔 성공을 출세라고 표현했습니다. 세상(世)에 태어난(出) 것만으로도 각자 자기만의 매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래서 자기와의 소통은 자기가 갖고 있는 매력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그맨에서 소통테이너로 자기만의 매력을 찾은 후의 삶은 어떠셨나요? 가장 짜릿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저에게 새로운 꿈을 갖게 한 모나콘(모발나눔콘서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나콘은 나꿈소(나의 꿈을 소리치다)를 진행하면서 만난 환경에코가수 라마를 통해 꾸게 된 꿈인데요. 라마 이 친구가 얼마나 괴짜냐면, 휴지 한 번 안 쓰고 명함도 폐지를 모아서 적어 줄 정도로 생활 자체가 환경보호입니다. 그런 친구가 꾸는 꿈은 뭘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가발 100개 만드는 거라고 하더군요. 소아암 아이들을 위한 가발을요. 염색이나 파마 안 한 25센티 머리카락 10개 묶음에 제작비 200만원을 들여야 겨우 가발 하나가 나오는데, 자기 머리카락으로도 가발 만들겠다고 직접 기르기까지 하더라고요. 그 꿈이 너무 좋아 같이 꾸자고 했습니다. 네가 머릴 길렀으면, 나는 가발비를 벌겠다고요. 그렇게 해서 라마-공연, 저-강연 포맷으로 모나콘이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16회째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 오종철은 ‘꼴통쇼(꼴찌들의 통쾌한 승리쇼)’ ‘모나콘(모발 나눔 콘서트)’ ‘엄마대학(엄마를 배우다 대학)’ 등 다양한 토크콘서트를 기획·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환경에코가수 라마와의 모나콘 진행 장면(위)과 꼴통쇼 단체컷. 사진제공=오종철
가발비 200만원을 모으기 위해 시작했지만 모나콘은 절대 ‘기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콘서트에 와서 맘껏 놀고 즐긴 값으로 관객들에게 1만원을 받는다.

“첫 회에 ‘우리 좋은 일 하러 온 거 아니니까 ‘열라’ 신나게 놀고 갑시다’고 했어요. 절대 거룩하게 앉아있지 말라고요. 그렇게 70명이 모여 흐드러지게 놀고 났더니 70만원이 아니라 102만7000원이 모였더군요. 하도 기분이 좋아 ‘여러분! 벌써 우리가 가발 반 개를 만들었습니다!’ 했더니 한 아주머니가 손을 번쩍 들더니 ‘반 개 만들면 어떻게 합니까? 하나 만들어야지… 나머지 반값은 제가 내겠습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삼성생명 배양숙 상무셨습니다.”

소아암 아이들에게 머리카락을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 모나콘은 그에게 오히려 기적과 같은 더 많은 선물을 안겼다.

공연 없는 날 많으니 부담 갖지 말라며 무료로 장소를 대관해준 블루라이트, 140명 관객이 낸 300만원의 수익금, 좋은 일 한다며 가발 값을 절반으로 깎아준 하이모, 직원들 대상으로 콘서트를 한 후 매칭펀드를 지원한 삼성디스플레이, 생활비 벌기도 빠듯한 배고픈 인디밴드의 재능기부 등 각계에서 너무나도 선뜻 가발 만들기에 동참해줬다.

“모나콘을 통해 8000만원이 모였어요. 벌써 80개의 가발이 만들어진 거죠. 이젠 가발 100개가 아니라 평생 가발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기업과 손잡고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같이 하게 됐나요?
토크쇼를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브릿지(다리)로 삼아보자 하는 기업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이제 고객들은 기업이 하는 이야기를 듣기보다 기업을 직접 만나길 원하잖아요. 아직까지 고객과의 만남에 조금 서툰 기업들이 토크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저는 그 과정을 돕는 것입니다. 지난해 12월까지 진행한 ‘나꿈소’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같이 했고요, 그 전부턴 KT와 ‘드림스테이지’를 2년 반 가량 했습니다. 2월부턴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와 ‘위문(위메프문화)콘서트’를 새로 시작했어요. 서툰 연애로 ‘반값’된 싱글남녀들 ‘제값’ 찾아주는 연애컨설팅쇼, 세계일주를 다녀온 청춘들의 에피소드인 청춘여담 등 총 4가지의 주제를 일주일에 한 번씩 다루는 토크콘서트입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분위기는 꽤 좋은 것 같아요.(웃음)

기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점, 혹은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한 번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지속성이 중요해요. 토크쇼를 통한 고객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고객과 진짜 스킨십하려고 하는 건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추진하는 것인지 이제 고객들이 다 압니다. 최대한 기업 색은 뺀 상태에서 적어도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해야 브랜딩 면에서 효과를 본다고 생각해요. 

개그도 하고, 콘서트도 하고, 나눔도 하고, 기업과 고객도 매칭시키고… 소통테이너로서 참 다양한 일을 하시는데요. 앞으로는 어떤 꿈을 꾸고 싶으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하는 말인데요, 저는 ‘꿈동산 중개업자’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 윗세대들은 사회적 가치를 부동산으로 만들어줬지만 저는 후세대들에게 꿈이 가치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중개자로서 이 사람과 저 사람의 꿈을 연결시켜 그 꿈을 실현해 나가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 꿈 찾고 싶으신 분들은 소통테이너 오종철을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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