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송’, 커피CM송의 한계를 넘다
‘카누송’, 커피CM송의 한계를 넘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3.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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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휴식’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잔잔한 멜로디”
▲ (사진제공=동서식품)

[더피알=문용필 기자] 커피는 다른 식음료에 비해 자체적인 CM송을 제작하기가 쉽지 않다. 이른바 ‘히트 CM송’의 법칙인 ‘톡톡튀는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로 커피가 갖고있는 고급스럽고 은은한 이미지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선보여진 상당수의 커피 CF에는 자체제작 CM송 보다는 기존에 발표된 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서식품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누(KANU)’는 커피 CF로서는 보기 드물게 자체 제작한 CM송으로 ‘롱런’하고 있는 제품이다.

설렘이 묻어나는 가사와 상큼하고 편안한 멜로디는 해당 광고의 모델인 배우 공유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어우러져 카누의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제 ‘카페에서 무슨 생각을’로 시작하는 CM송의 가사만 들어도 소비자들은 ‘카누’를 연상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누’의 CF 배경음악이 교체된 이유는?

‘카누’는 지난 2011년 10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동서식품은 ‘카누’의 첫 티저광고를 방영했는데 이 광고의 배경음악은 지금의 ‘카누송’이 아닌 노르웨이 출신 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의 ’Mrs.Cold‘라는 곡이었다. 나른하고 달콤한 기타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지만 ’Mrs.Cold‘는 최종적으로 ‘카누’를 상징하는 음악이 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측 관계자는 “카누의 브랜드 콘셉트에는 적합했지만 만만치 않은 음원사용료 부담이 존재했다”며 “향후 브랜드 자산 강화를 위해서라도 계속 활용할 수 있는 BGM이 필요했고 직접 만들어 볼 것을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누의 새로운 CM송은 ‘재주소년’이라는 팀으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박경환 씨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티저광고의 ‘톤 앤 매너’를 유지하고 ‘카누’의 ‘브랜드 퍼스낼리티’를 담은 곡을 박 씨에게 의뢰한 것. 그의 어쿠스틱하고 부드러운 보이스가 인상적인 ‘카누송’은 이렇게 탄생했다. CM송을 교체하기로 한 동서식품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 된 셈이다.

카페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넌
난 여태 널 찾았는데 기다렸는데
작은 카운터에서 뭐 드시겠냐고만 묻다 두 달이 갔지
그래도 좋은 건 그녀가 오는 오후 2시 20분
긴 머리를 넘기며 날 향해
미소 짓는 그녈 볼 땐 시간이 멈출 것 같아
행복은 짧을까 지금은 두렵지 않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나타난 거야
그녀가 저기 웬일일까 내게 와 말하네
전부터 얘기할까 했는데 유니폼이 잘 어울려요
카페 안엔 두 사람 우리밖에 없는데
내 맘을 들켜 버렸나 수줍게 웃으며
주문을 미루고 있어

‘카페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있니 넌’이라는 가사로만 잘 알려져 있는 ‘카누송’이지만 이 곡에는 카페점원과 손님의 달콤한 러브스토리가 담겨있다. ‘카누송’의 풀버전은 지난해 발표된 박경환 씨의 솔로1집 앨범 ‘다시 겨울’에 ‘2시 20분’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돼 있다.

‘카누송’의 인기비결은?…“자꾸 들어도 질리지 않아”

‘카누송’은 광고콘셉트와 감성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여지며 지금까지도 CF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있다.

동서식품 측은 “박경환 씨가 부른 카누송 외에도 뮤지컬배우 송상은 씨가 부른 버전도 큰 주목을 받았다”며 “박경환 씨는 특유의 담백한 보컬로 송상은 씨는 꾸미지 않으면서도 산뜻한 느낌으로 ‘카누’가 지향하는 순수하고도 깊은 맛의 원두커피 이미지를 조금씩 달리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동서식품)

가장 최근에 방송되고 있는 ‘카누송’은 보컬을 배제한 현악기 연주 버전이다. 동서식품 측은 “이는 리스테이지(리뉴얼)을 통해 더욱 섬세해진 카누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카누송’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롱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동서식품 측은 “보통 CM송들은 15초의 짧은 시간 안에 어필해야하기 때문에 강렬한 비트나 귀에 꽂히는 후렴구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며 “하지만 카누송은 ‘커피=휴식’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잔잔한 멜로디와 감미로운 음색으로 이뤄져 자꾸 들어도 질리지 않아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만큼 ‘카누송’은 해당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서식품 측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카누’의 인지도 시장조사에서 남자의 경우 85%가, 여자는 95%가 카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가 처음 열었던 인스턴트 원두 커피 시장은 2013년 4억3천만 잔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며 전년대비 9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누송’은 향후에도 계속 ‘카누’CF의 배경음악으로 남을 전망이다. 동서식품 측은 “‘카누송’은 ‘카누’가 지향하는 순수하고도 깊은 맛의 원두커피 이미지를 나타내는 곡이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버전의 ‘카누송’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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