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社名, 제대로 각인시키려면
바뀐 社名, 제대로 각인시키려면
  • 조성은 (admin@the-pr.co.kr)
  • 승인 2014.04.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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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의 사내컴 속으로] 대외 공포 전후로 사전-사후단계 치밀해야

[더피알=조성은] 최근 어느 자리에서 국내 모 기업이 회사 이름을 변경한 지 수년째 지났지만, 대외적으로는 물론 내부 직원들조차 새로운 회사명을 잘 사용하고 있지 않는 문제를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요즘 기업들이 이미지를 개선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회사 이름을 바꾸고 있다.

수 년 전부터 한국철도공사(KORAIL), 한국가스공사(KOGAS),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들이 사명 변경을 딱딱하고 고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삼아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시도를 해왔다.

얼마 전엔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동양그룹 사태로 대규모 계약해지라는 불똥이 튄 동양생명이나, 파업·정리해고·죽음으로 얼룩진 쌍용차가 회사 이름을 바꾸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또 LG패션의 경우에도 ‘미래 생활문화 기업’을  모토로 4월 1일자로 LF로 이름을 새롭게 바꿔 달았다.  

사명 변경, 기회인 반면 리스크도 커

사명을 바꾸는 것은 회사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가지고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엄청난 비용은 물론 여러 위험도 내포한다.

주주 및 고객은 물론 직원들에게 기존 사명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와 애착과 같은 브랜드 자산을 잃지 않으면서 단기간에 대내외적인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하는 힘든 작업이다.

직원들이 기존 사명을 변경된 사명으로 빨리 교체, 애착을 가지려면 새로운 사명에 대한 확고한 각인과 자부심을 갖게 될 때 가능하다. 더불어 직원들이 새로운 사명을 대외적으로 말하기 시작하게 되고, 그 결과 주주 및 고객들이 새 사명에 대한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직원들이 기존 사명에 대해 강력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먼저 직원들이 사명 교체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경된 사명에 대한 직원들의 냉소적인 반응만 키우고 기대하는 조직변화와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 효과가 나타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명 변경을 공표하기에 앞서 직원들이 새로 변경될 사명에 대해 기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전단계, 그리고 사명 변경 공포이후에 기존 사명을 가급적 빨리 잊고 변경된 회사 이름으로 완벽히 대체해 업무를 수행하며, 또한 새로운 사명을 빠른 기간 내에 회사 안팎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후 단계의 사내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명 변경은 주주총회 발표나 보도자료 배포 수준으로 그치기보다 대외적 공포를 전후로 사전단계와 사후단계의 치밀하게 준비된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이루지는 것이 요구된다.


직원들의 새 사명 인지-수용이 관건

세계적인 의료서비스 전문회사인 코닝 파마수티컬 서비스(Corning Pharmaceutical Service)는 보다 이해하기 쉬운 코밴스(Covance)라는 사명으로 바꿨다.

사명변경 과정은 사전단계, 공포, 그리고 사후단계의 일련의 사내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서 대내외적으로 각기 다른 9개의 회사를 하나의 사명으로 규합하고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천명하고 통합하는 계기로 만들었다.

우선 15개국 37개 지역 6000여명의 직원들을 특성별로 세분화해 그에 맞는 사내커뮤니케이션을 계획했다. 의학·약학박사의 고학력 직원과 청소용역대행 시간제 직원으로 타깃을 구분하고 전체 30%의 직원이 미국 외 지역에 2명에서 1000명 인원으로 분포되어 있는 점과 영어를 사용하는 92% 외에도 불어, 독어 사용을 하는 직원들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했다.

또한 사명 변경을 알리는 ‘뉴 네임 데이(New Name Day)’란 론칭행사를 기점으로 사전에 직원들에게 뉴 네임 데이의 가치를 알리고 이해시키는 홍보물 및 행사들을 진행해 새로운 사명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조성했다. 이러한 직원들의 사전 관심 유도를 기반으로 전 세계 자회사 화상 연결, 언론발표, 기념축하행사 등 뉴 네임 데이에 대한 대대적인 행사를 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새로운 사명에 대한 인지도와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예전 로고 사무용품 재활용 행사, 새로운 사명 사용이 익숙하게 하는 브로셔, 포스트, 기념품 등을 제작 배포하는 등 지속적인 사후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해나갔다.

그 결과 론칭 행사 후 명함 요청 메시지가 폭주, 1년 내에 ‘나는 고객과 친구들에게 새로운 사명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는 응답이 5점 만점에 4.6점, 4개월 후 모든 지점에서 새로운 사명으로 새긴 로고 물품 및 문구류로 대체, 그리고 그 해 말 서베이 조사결과 시장의 50%가 새로운 사명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도약을 꿈꾸는 사명 변경은 대외적 커뮤니케이션 활동만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이는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대내적으로 직원들을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중심으로 재정비·통합하는 대대적인 조직변화 작업이기 때문이다.

임원진 차원에서 회사명을 바꾸고 주주 총회에서 단순히 공표하고 승인받고 언론에 알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명 변경을 했거나 계획하는 우리 기업들이 부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성은

코콤포터노벨리 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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