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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가 사랑과 인생을 논하는 ‘특별한 목요일’[문화공감]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승인 2014.04.04  15:27:47
이슬기 기자  | wonderkey@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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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한 장면.

# 어느 날 남자는 타국에 있는 여자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그녀에게 내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 나에게 만족감을 줘.” 한껏 들뜬 남자의 편지를 받아든 여자는 자신이 쓴, 부치지 못할 편지를 내려놓으며 오열한다.

연옥과 정민은 ‘결혼 빼고 다 해본 50대 중년 남녀’다. 두 사람은 흡사 삶과 죽음, 진보와 보수, 낮과 밤처럼 태어날 때부터 쌍이었던 것들처럼 함께 해왔다. 그들이 ‘특별한 목요일’에 약속을 정하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최루탄 연기 매캐한 교정에서부터 옥신각신하며 반평생을 함께 해왔지만 두 사람은 정작 자신들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에는 인색했다. 정민은 늘 적당한 비겁함과 무책임함으로 연옥의 곁에 머무는 ‘용기’를 발휘하는 남자였고,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기 급급했던 연옥은 사랑에 서투른 여자였다.

   
▲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한 장면.

작품은 매주 주제를 달리하는 토론으로 그들의 추억을 불러들인다. 비겁함, 역사, 죽음 등을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자신에 대해, 그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결국 남녀의 본질적인 차이와 갈등에 근접해간다.

애초에 황재헌 연출은 인상 깊게 읽은 프랑스소설에서 두 남녀가 목요일에 만난다는 설정을 따왔다고 소개했다. 물론 그 외 부분이 모두 달라 작품은 창작극으로 올려졌다. 초기 설정만큼이나 중년의 이야기임에도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전형적이지 않다. 우리네 많은 이야기들이 중년들에게는 이름보다 엄마 혹은 아빠, 아줌마, 김 사장 등 역할을 무겁게 입힌다는 사실만 환기해도 작품의 결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작품은 헐거워진 역할의 틈바구니에서 각 인물들을 살리고 그들의 관계에 다시 집중해 들어간다.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두 남녀가 연인인지, 친구인지, 천적인지, 동지인지, 혹은 그런 식으로 어떤 관계를 규정짓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 묻는다. 익숙함과 설렘 사이를 오가는 인물들처럼, 내내 진지함과 위트 사이를 오가며 긴장을 놓지 않는 극은 결말도 눈여겨볼만하다.  

황재헌 연출의 젊은 감각과 중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젊은 배우들의 신선함이 만나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미 지난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의 초연과 지난 1월 대학로에서의 앵콜공연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대학로에 넘쳐나는 비슷비슷한 연극에 질렸다면 추천한다. 저명한 역사학자 정민 역에 조재현, 정은표, 박철민이 은퇴한 종군기자 연옥 역에 배종옥, 유정아, 정재은 등이 출연한다. 4월 27일까지 공연.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한 장면.

 

   
수현재씨어터

대학로 공연 다양화에 힘쓸 것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배우 조재현이 드라마 촬영 감독으로 활동하다 촬영 도중 불의의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친형의 이름 ‘조수현’과 자신의 이름을 합쳐 만든 ‘수현재씨어터’의 개관작으로 선정됐다.

수현재시어터는 참신한 소재와 예술성, 완성도를 겸비한 작품들로 관객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대학로 연극 관객 저변 확대를 목표로 지어졌다. 대학로가 진정한 공연중심의 거리가 되길 희망하며 다양한 공연들의 공존으로 폭넓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조재현은 지난 3월, 수현재씨어터의 개관에 부쳐 “앞으로 수현재씨어터는 20~30대뿐만 아니라 40~50대도 공감할 수 있는 창작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올릴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대학로 공연의 다양화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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