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중징계 JTBC, 실보다 득?
잇단 중징계 JTBC, 실보다 득?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4.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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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일방적 주장”이유로 ‘뉴스큐브6’ 제재...JTBC 옹호 목소리 줄이어
▲ (사진=jtbc 홈페이지 캡쳐)

[더피알=문용필 기자] 종편채널 JTBC의 ‘뉴스큐브6’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았다. 증거조작 의혹에 휩싸인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당사자 유우성 씨를 출연시켜 그의 일방적 주장을 들었다는 것이 이유다. 재미있는점은 과거 종편출범 당시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진보진영에서 JTBC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JTBC 뉴스9’이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 김재연 진보당 의원을 출연시킨 이후 지난해 말 방통심의위의 중징계를 받자 방통심의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방통심의위의 징계가 오히려 JTBC의 시청자 확장에 도움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뉴스큐브6’는 지난 2월 18일 방송분에 유우성 씨와 그의 변호인을 출연시켜 이들의 입장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는 3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를 의결했다. 이는 방송사에 대한 재심사 시 벌점 4점을 받게되는 중징계다.

방통심의위는 “재판이 진행 중이고 이해관계가 대립돼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균형있게 방송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 당사자만을 출연시켜 일방적 주장만을 위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적으로 방송해 시청자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징계사유를 밝혔다.

아울러 “향후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또한 담고 있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9조(공정성) 제 2항과 제 11조(재판이 계속중인 사건), 제 14조(객관성)을 적용했다는 것이 방통심의위의 설명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방통심의위를 향한 네티즌과 야권의 비판의견들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리안(@mar*****)은 “방송심의규정 제9조. ‘방송은 진실을 왜곡하지 아니 해야 한다’ 이 규정을 지상파와 종편에 적용한다면 방통심의위가 일년 내내 철야근무해도 모자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출신의 최민희 새정치민주회의 의원은 4일 개인논평을 내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간첩조작이라는 국기문란 사건의 진실을 보도하려는 극소수의 방송마저 조금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심위의 어처구니없는 작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기중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방통심의위의 노골적 여권편향은 결국 방송을 길들여 여론을 장악하려는 정권의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쳐)

이와 비슷한 모습은 지난해 말에도 한 차례 있었다.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9’이 이른바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 김재연 진보당 의원과 진보성향으로 평가받는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출연시킨 이후 방통심의위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뉴스큐브6’과 같은 수위의 제재를 가한 것이다.

당시 방통심의위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쟁점사안을 다루면서 당사자인 진보당 대변인과 일방의 입장을 가진 전문가만을 출연시켜 장시간 의견을 들었다”며 “공정성과 객관성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는 보도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사안을 다루면서 이를 균형있게 반영하지 않았다”고 사유를 들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진보진영 언론과 야권, 네티즌들 사이에서 손 사장과 ‘JTBC 뉴스 9’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히려 그간 종편채널에 비판적이던 진보성향 시청자들의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도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JTBC는 공중파 3사와 종편 4사 중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 2위(13.3%)에 올랐다. JTBC보다 높은 응답율을 보인 방송사는 KBS(27.4%) 뿐이었다.

JTBC를 가장 신뢰하는 방송으로 꼽은 응답자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 부정평가층이 24.9%, 당시 민주당 지지층이 18.8%, 정의당 지지층이 27.0% 등 야권성향의 시청자들이 상당수였다. 연령대 별로 보면, 30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KBS를 앞섰다.

종편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적어도 JTBC는 상당부분 벗어난 셈이다. 그간 종편에 출연하지 않았던 진보진영 인사들도 최근 JTBC에 출연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종편시청을 꺼리던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갖지않고 JTBC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로도 풀이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3월 여론조사에서 ‘톱(TOP)20’에 이름을 올린 종편프로그램이 JTBC의 ‘마녀사냥’과 ‘썰전’ 뿐이었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JTBC 관계자는 방통심의위의 이번 제재조치와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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