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전자신문 ‘전면전’, 양측 입장차 팽팽
삼성전자-전자신문 ‘전면전’, 양측 입장차 팽팽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04.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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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명백…소송 제기” vs. “팩트 검증…오보 아냐”

[더피알=안선혜 기자] 갤럭시S5를 둘러싸고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언론사인 전자신문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신문의 기사가 명백한 오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전자신문은 팩트에 기반한 보도에 대해 삼성이 ‘언론 길들이기’를 한다며 계속되는 기사로 맞서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s5
양측의 이번 갈등은 전자신문이 지난 3월 17일 보도한 갤럭시S5의 카메라 모듈 렌즈 수율이 악화됐다는 기사가 발단이 됐다. 갤럭시S5의 카메라 모듈 렌즈 수율이 20~30%에 불과해 갤럭시S5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공산이 크다는 것이 골자였다.

해당 보도가 나간 뒤 삼성전자는 15페이지에 달하는 정정보도 요청서를 전자신문에 보냈으나, 전자신문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여기에 전자신문은 같은 달 25일, “갤럭시S5, 1600만 화소 카메라 렌즈 수율 확보…산 넘어 산”이란 제목의 후속보도를 통해 3월초 20~30% 수준에 불과했던 렌즈모듈 수율은 생산 방식을 바꾸면서 상당부분 개선됐으나, 렌즈 모듈 코팅 공정이 불안하고 해상도에 차질이 생겨 여전히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모듈 수급 상황은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전자신문과 전자신문 기자들을 상대로 정정보도 요청과 함께 3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자사에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비슷한 내용의 2차 보도를 한 데 대한 유감 표명의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는 또 이 사실을 다음날인 4일 자사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에 게재해 공식화했다.

삼성전자측은 “관련 부서의 확인을 거쳐 ‘갤럭시S5 렌즈 수율에 문제가 없고 생산도 차질이 없다’고 (전자신문측에) 답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자신문이 관련 기사를 내보낸 데 이어 2차 보도에서는 자사에 확인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며 “해당 기사는 오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전자신문 보도 이후 유사한 내용의 기사가 해외 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어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측 입장이다. 전세계 소비자들이 갤럭시S5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구매를 주저하거나 구매 의사를 철회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

실제 중국 온라인 매체 ‘qq.com’에서 지난 3월 18일자 ‘삼성 갤럭시S5 렌즈 생산 부족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간 데 이어, 휴대폰 리뷰 전문매체 ‘GSM아레나’도 같은달 25일 갤럭시 S5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박천호 삼성전자 상무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갤럭시S5는 삼성의 주력 제품인데, 전자신문 보도를 인용해 외신 등에 관련 기사가 보도되면서 나오기도 전에 낙인이 찍힌 격”이라며 “오보임을 밝히고 2~3주 동안이나 기다렸으나, 정정이 되지 않아 우리로서는 강경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미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 지금으로써는 소송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 4일 삼성투모로우에 올라온 전자신문 소송 관련 해명글(왼쪽), 전자신문이 6일 게재한 삼성전자 민사소송과 관련한 입장 표명글

갤럭시S5 렌즈 수율 악화 기사 시발, 양측 공방전 가열

반면, 전자신문은 해당 기사가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오보가 아니라며 삼성전자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자신문은 6일 자사 인터넷사이트에 ‘삼성전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한 전자신문의 입장은 이렇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사 입장을 소상히 알렸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 흠집을 내려한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혁신과 소재부품 수급방식 개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 높여가라는 의미로 내보낸 기사라는 설명이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이형수 전자신문 기자도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이미 한차례 디지털타임스의 갤럭시S5 관련 정정보도가 나갔던 시점이라 후속보도에선 꼼꼼하게 팩트를 확인했다. 해당 기사는 취재원만 10명 이상으로, 기술적 검토까지 다 마치고 작성한 것”이라며 “첫 번째 기사에서는 기술적으로 자세한 내용을 기술하지 않았으나, 정정 요청을 받은 후 (두 번째 기사에선) 좀 더 자세한 기술적 사항을 포함한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며 말했다.

더욱이 전자신문은 삼성전자의 이번 대응이 명백한 ‘언론 길들이기’라며 “‘무거운 마음으로,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나갈 것”이라는 말로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전자신문은 ‘기사맹공’으로 삼성전자에 맞서는 상황이다. 7일자 온라인판 톱기사로 ‘제조 생태계 벼랑 내모는 ‘삼성 스마트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것을 비롯해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사업보국’ 정신 퇴색’, ‘“삼성, 협력사에 횡포 그만둬야” 각계 질타’, ‘삼성전자 폭주...협력사의 눈물’ 등 삼성전자 관련한 비판기사를 싣고 있다.

이처럼 양측 모두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결론이 어떻게 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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