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도요타, 다음 타깃은
고개숙인 도요타, 다음 타깃은
  • 주정환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04.12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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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위기관리 현주소

PR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언론사 기사 마감 전까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 열심히 외형을 키우고 생산시스템과 영업망이 아무리 좋아도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지 못하는 기업은 하루 아침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태와 해결책을 알아본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전격 복귀했다.

경영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 이 회장은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삼성 CEO들에게 주문했다. 이 회장은 잘 나가는 지금이야말로 진짜 위기임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복귀가 도요타 사태와 무관치 않음을 내비쳤다.

자국 기업을 살리기 위한 미국 시장의 미묘한 정치적 견제와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 소셜 미디어의 위력적인 발달을 통한 실시간 기업 감시,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언론사와 동일한 파워를 가진 적극적인 소비자의 등장, 막강한 파워를 가진 사회단체의 등장, 글로벌 환경에서 국경 없는 실시간 소통 등.

이제 위기 앞에 예외있는 기업은 없으며 안전지대 또한 없다. 위기에 스스로 준비하고 대비 하지 않는 기업은 아무리 탄탄한 사업기반과 높은 매출을 올린다고 해도 하루 아침에 망할 수 있음을 도요타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

 “잘 나가는 지금이 진짜 위기”

“이렇게 큰 기업도 일 순간에 무너질 수 있구나. 제일 먼저 떠 오른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특히 크기나 규모를 숭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크기나 규모가 크면 상당히 안심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과거에도 보면 ‘우리 같은 큰 기업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져’라는 말들을 공공연히 내 뱉곤 했잖아요? 그렇게 크기를 숭배했지만 실제로 무너지잖아요? 대우그룹도 그렇고 현대그룹도 그랬구요. 큰 기업일수록 작은 약점에 약한 법이지요.”유한킴벌리 이은욱 부사장은 도요타의 위기에 대한 느낌을 이같이 말했다.

위기관리의 포인트는 사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어떻게 대응 하느냐의 문제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CEO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따라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하고 반전시키기도 한다.

도요타 아키오 회장도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결국 나쁜 기업으로까지 전락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글로벌화가 가속화 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CEO가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같은 위기를 만났다면 어떤 대응을 했을까.

 

“미국 시장은 관례적으로 대형 리콜이 있으면 그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미국 하원 청문회에 직접 출석하는 게 관례입니다. 과거 마탈이나, 롤스로이스 사례도 그랬구요. 이번에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가서 직접 사과를 했는데 국내 기업 오너라면 어떻게 될까? 과연 미국 시장이 이해할 만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 욕 먹고 체면을 구기는 청문회 자리에 서서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 해외 미디어들과의 인터뷰는 전략적으로 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지금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문업체인 스트레티지 샐러드 정용민 대표는 글로벌 기업의 PR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한국에는 준비된 CEO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CEO의 스킬이나 교육은 그래서 필수 사항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과 다른 문화 중 하나가 동양은 체면 요소가 강하다는 것. 내가 기업의 CEO인데, 전무인데, 상무인데 하는 그런 체면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을 놓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위기상황에서는 문화적인 한계와 함께 체면의 요소를 덜어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도요타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글로벌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문화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국내 기업 CEO 대부분의 경우는 국내 공중만을 대상으로 한 소극적인 대응 경험만 있을 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지 공중은 한국적인 상황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 때문에 세계경영 차원에서 국내 기업 CEO도 글로벌 시대에 맞게 문화적인 단계를 극복하고 다문화적인 사회에 대한 기민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위기 발생시 다른 다국적 기업의 CEO가 하는 것처럼 전면에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유는 단 하나. 고객인 공중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도 언제 터질지 모른다

도요타 사태에서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글로벌 PR은 과연 무엇일까.

특히 한국 최대의 시장인 미국과 중국은 기업에 요구하는 기준, 지역 사회 구조 등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가진 나라다. 그렇다면 글로벌화된 시장에서 위기가 벌어졌을 때 어떤 원칙과 기준에 따라 사과나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또 PR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과 중국시장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내용들을 글로벌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 정말 아슬아슬 합니다. 언제 터질 지 모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제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입니다. 광고 예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 경우는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힘이 워낙 막강하니까 웬만한 사건은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미국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냥 넘어 갈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기업구조, 영업전략, 조직구조 등 세계기업 경영에 있어서 갈등을 만들어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전면적인 리뷰가 있어야 할 겁니다.”이화여대 김영욱 교수의 지적이다.

“미국은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고 계속 주입하는 형식입니다. 국내 기업도 그런 형식에 익숙해 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수 시장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 구도가 바뀌어져야 합니다.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는 것 보다 위기관리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환경에서는 로컬 고객에게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나 메시지, 톤앤매너를 가져야 합니다.”정용민 대표의 조언이다.

위기관리 패러다임 바뀌어야

“국내에서도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엔 홍보팀이 나섰다가 해결이 안되면 계열사 사장단이 나서서 회의만 잔뜩 하고 그래도 안되면 법률회사로 달려가죠. 하지만 법률회사로 가는 순간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끝이죠. 그 쪽은 커뮤니케이션 하는 곳이 아니라 법으로 해결하는 곳이니까요.”이화여대 김영욱 교수의 지적이다.

CEO의 위기관리에 대한 관점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법적인 책임을 피하는 데만 급급한 것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공통된 대응 방식이다. 또 대부분의 CEO들은 위기 상황을 접하면 ‘아직 결과도 안 나왔는데 기다려 보지 뭐?’ ‘괜히 우리가 미리 나섰다가 덤터기 쓰는 것 아냐?’ 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게 대부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영 속 PR, PR 속 경영

또 정용민 대표는 실제 위기관리 문제로 기업에 들어가 컨설팅하며 느낀 점을 이렇게 전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에 위기가 발생해 기업에 들어가 보면 파가 두 개로 나눠집니다. CEO와 법무팀은 무조건 침묵하자고 그럽니다. 김앤장 같은 법무회사에서는 무조건 안된다고 그러죠. 긁어 부스럼 낼 필요 없다. 하지만 홍보부서나 우리 쪽은 어차피 알려진 것 차라리 정확한 포지션을 갖고 선도적으로 발표하자. 블로그나 소셜미디어 상에 얘기 나오면 기자들 한 시간 내로 전화 올텐데, 눈 가리고 야옹하는 상황을 연출해선 안 된다고 어필합니다. 그렇게 상충되는 상황이 꼭 벌어져요.”

국내 기업 중 제대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훈련하고 평상시 기업 경영 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또 기업 속에서 PR은 지금 어떤 위상을 점하고 있을까?

“상충되는 현실인데요. 최고경영진들은 PR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 PR인들은 임원들을 포함해 경영에 대한 이해가 참 많이 부족해요. 실제로 경영자는 홍보 담당자들 뭐 하는 지 모르겠어? 그리고 홍보인들은 윗사람들이 PR을 몰라서 이해를 못해줘요? 그러면서 서로 볼멘 소리들을 많이 하잖아요? 경영 속에 PR이 있고 또 PR이 보는 속에 경영이 있어야 합니다. 교차해서 상호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지요. 그런 노력이 뒤따라야만 회사가 정한 목표를 잘 이룰 수 있습니다.”유한킴벌리 이은욱 부사장은 기업 현장에서의 PR의 위치를 이렇게 말했다.

이번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일반 직원들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는 사안임은 분명해졌다. ‘도요타도 PR 때문에 위기를 겪는구나’ 라는 관점에서 이제 국내 기업들도 PR을 상시적인 경영활동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 중 연령이 높은 CEO의 경우에는 위기가 발생해 언론에 기사화 되면 기사빼! 막아! 이런 식입니다. PR부서가 단순히 언론과 밀착해 술과 관계성으로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걸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평소에 CEO를 교육시켜서 그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게 하는 것도 PR하는 사람들의 의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PR하는 사람들이 조직 내에서 파워관계, 권력 관계에도 민감해야 합니다. 아무 힘도 없으면 어떻게 위기관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도 말을 들어 주지 않을 텐데 말이에요.”

이화여대 김영욱 교수는 PR 부서는 단순히 서비스하는 부서가 아니라 실무 부서이며 회사 경영의 중심 축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PR인들은 늘 욕만 얻어 먹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는 것. 막으면 안 일어났으니까 칭찬 받을 일이 없고 일어 났으면 일어 났으니까 욕 얻어 먹는 자리.

PR의 역할과 파워가 조직 내부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이런 상황은 반복되어 일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

2010년은 커뮤니케이션 혁명 원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기업의 PR인들은 가판 시간만 되면 광화문으로 달려와 쭈그리고 앉아 언론사 기사부터 챙기는 게 주 업무였다. 그러다 자기 회사에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해당 언론사로 달려가 기사 정정을 요구하거나 부탁하고, 접대하고 또 광고로 맞트레이드 하는 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관례로 행해졌었다.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 활용 등 PR 커뮤니케이션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기존 언론에 얽매인 PR 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한 대응 위주에 머물고 즉흥적이기까지 하다. 위기관리 매뉴얼도 있지만 단지 매뉴얼 일 뿐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오너나 CEO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하다. 기업의 정책이 액자에만 있을 뿐 실제로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어떤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등으로 대변되는 소셜미디어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과연 지금과 같은 위기관리 시스템이 먹힐는지 의문이다. 실제로 기업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홍보팀장이 내부 회의를 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이미 부정적인 내용들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국내는 물론 전세계로 퍼져 나간다. 게다가 임원들 한테 불려가 보고하고 방침을 정해 회의실 문을 열고 나오면 상황은 또 다른 상황으로 확대된다. 아침에 벌어진 사건이 보도자료까지 나오는 데는 이미 오후가 훌쩍 넘어가는 시간이 된다. 그러면 대응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이 돼 버리고 만다.

“도미노피자 사건 경우 미국에서 유튜브를 통해 올려진 동영상이 문제가 된 지 4시간도 채 안돼 트위터를 통해 저 한테까지 전달됐습니다. 예전엔 언론사 기사 마감 전까지만 어떻게든 해결이 되면 넘어 갈 수 있었지만 이젠 불가능한 상황이 된 거죠.” 정용민 대표의 경험담이다.

기자들은 모든 취재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끝내 놓고 기사까지 써 놓고 마지막 멘트만을 달기 위해 홍보팀과 접촉한다. 홍보팀의 멘트 또한 전략적이지 못하고 면피 하려는 내용만 일관하기 때문에 결국 기사만 드라마틱하게 띄워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는 회사의 전형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모습이다.

기업 위기지수 이미 임계점 넘었다

지금과 같은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어떻게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 또 PR 부서는 어떤 역할을 자임해야 할까?

“PR부서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인 서비스 기능으로 머물러선 안됩니다. 대표 동정이나 다루고 윗사람 인사 상황 보도자료나 내고 하는 그런 역할은 PR이라 할 수 없는 거죠. PR이라는 게 뭡니까? 우리 회사에 적대감이 있는 이해 관계자에겐 호감을 갖게 해 주고 편견이 있으면 공감이나 호감을 갖게 해 주고 무지에 따른 문제가 있다면 지식을 심어 주고 흥미가 없으면 흥미를 갖게 해 주고 이런 것들을 PR 프로세스를 통해 이해시켜 나가는 활동입니다.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오해도 바로 잡고 잘못된 인식과 제품을 사용해 보지도 않고 감만 가지고 일어나는 문제들도 바로 잡아 주는 계기가 되는 겁니다. 그런 활동들이 회사의 다양한 사업과 함께 전개해 나가야 하는 거지요. 그런 걸 보지 못하고 단순한 PR 영역에만 머무르면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전혀 이루어 질 수가 없는 거죠.”

유한킴벌리 이은욱 부사장은 PR인의 역할이 지금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으면 조직 내에서도 환영 받지 못할 것이라고 일침한다.

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으면 단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허탈하고 허망하게 조직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평소에는 위기관리에 대해 관심조차 없다가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면 CEO는 예민해진다. 그러다 보면 고도의 판단 순간에 중압감을 느껴 오히려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위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고 또 습관화 할 수 있는 평소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기업철학이 곧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사의 기업 철학부터 분명하게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위기에 대한 회사의 기준과 원칙이 있다면 위기가 와도 허둥대거나 당황할 일이 아닌 거죠. 또 각 기업마다 CEO를 포함해 각 부서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나타날 예측 가능한 위기 사안들을 자체적으로 조사하면 거의 100% 걸러집니다. 조직원이 예상치 못할 위기는 사실 없으니까요. 그러면 각 위기 예상 안 들을 놓고 하나씩 그에 대한 대응 방법과 역할 분담을 정해 시스템으로 만들면 그게 바로 위기관리 매뉴얼이 되는 겁니다.”위기관리 컨설턴트인 정용민 대표의 조언이다.

현재 국내에는 위기관리 전문가나 회사가 많지 않다. 또 교육기관도 부족하다. 학계도 마케팅, 경영전략, 파이낸스, 포트폴리오, 광고, 언론, 미디어 분야는 다양한 커리큘럼이 있지만 PR 분야는 너무도 취약하다. 그래서 CEO들이 교육을 받고 싶어도 마땅히 갈 곳도 들을 내용도 별로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

21세기 기업 환경을 주도할 PR 분야가 아직도 아날로그 체질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도요타 사태 이후로 각 기업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위기관리 교육이 개설돼 있지만 전문 강사나 교육 커리큘럼, 질적인 면에서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환경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국내 수준은 미국에 비하면 10년 정도 뒤떨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PR이 PR다운 역할을 하지 못했고 기업환경도 받쳐 주지 못한 결과물이 바로 기업 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낳고 있다.

 

위기관리 큰 줄기에 대한 이해

1. 위기와 대 재앙은 다르다

2.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방이다

3. 위기관리는 예방 경로와 봉쇄 경로로 나눌 수 있다

4. 위기관리는 전체 조직 경영 시스템과 연결되어야 한다

5. 위기 발전 단계별 각 대응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6. 위기관리 매뉴얼은 세부적인 상황에 대한 자세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7. 사전에 충분한 위기관리 연습이 필요하다

8. 위기관리의 순환성과 학습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9. 위기관리는 사람에 대한 이해, 사람과의 의미공유가 중요하다

10. 위기관리는 공중관계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김영욱 저 ‘위험, 위기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255쪽)

 

위기관리 시스템 구성요소 체크 리스트

1. 오프라인 모니터링 시스템 보유
2. 온라인/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시스템 보유
3. 오프라인 및 온라인(소셜미디어) 관계 자산 확보 및 관리 수준
4.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 위원회 보유
5. 비상연락망 보유
6. CEO 관여 수준 및 프로세스에 대한 규정 보유
7. 대변인 보유(기업 대변인 / 부문 대변인 / 기타 이슈 대변인)
8. 위기관리팀 내 임무 및 권한 분배 유무(해당 임직원 인지 여부)
9. 주요 이해관계자 핫라인 시스템 보유
10. 위기시 활용 가능한 대중적인 지원 사이트 및 블로그 보유
11. 전사적인 위기관리 프로세스 & 가이드라인 공유
12. 위기관리팀 집합 장소(war room) 및 집기, 물품 지정
13. 상황 관리 및 사과 또는 해명광고 포함 위기 커뮤니케이션 집행 시스템 (예산 포함)
14. 외부 위기관리 컨설팅 지원망 보유
15. 이해관계자 분석 및 리스트 보유 (업데이트 포함)
16. 제3자 인증그룹 보유
17. 위기요소 진단 정기 실시 및 업데이트
18. 위기관리 매뉴얼 업데이트
19.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업데이트
20. CEO&임원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정기적 실시
21. 홍보담당 부문 대상 대변인 트레이닝 정기적 실시
22. 부문 대변인 대상 대변인 트레이닝 정기적 실시
23.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정기적 실시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포함)
24. POC(Point of Connection) 위기관리 트레이닝 정기적 실시
 

(자료 : 스트래티지 샐러드)

 

(Tip) CIM-CSM-CLM

‘기업 지속가능 관리’ ‘고객생명 관리’…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 쟁점관리(Issue Management), 위기소통(Crisis Communication)등 기업을 둘러싼 위기관리에 대한 용어가 중요도와 관점에 따라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국내외 PR 업계에서 위기관리라는 용어를 사용한 지는 이미 30년이 넘었다. 그래서 국내 대기업 CEO에게 위기관리라는 말은 익숙한 용어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일반화된 용어이다 보니 다소 식상해 하는 경향도 보인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처럼 너무 자주 들어 긴장감이 떨어지는 용어가 됐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중소기업 CEO 중에는 아직 심각성 조차 느끼지 못하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들어서 필요성 정도는 아는 편. 위기 발생이 기업의 존립자체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식하면서도 실제론 단기적으로 그 순간만 모면하면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CEO가 대부분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대규모 노사분규나 결정적 제품 불량, 회계분식 같은 윤리 문제는 CSM(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즉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도요타 리콜 사태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 자동차는 이제 더 이상 강철로 만든 기계제품이 아니다. 움직이는 사무실, 의사결정 컨트롤 타워로 트렌드가 바뀐 지 오래다. 디자인, 스타일, 컬러 등이 구매에 영향을 주는 감성제품으로 바뀐 것이다. 또한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 되다 보니 당연히 생명기능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단히 민감해 진다. 때문에 자기가 타고 다니는 브레이크, 가속기 불량문제는 독극물이 든 빵이 유통된다는 뉴스만큼이나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위기관리라는 용어가 디지털 환경, web 2.0과 같이 급변하는 소비자 중심 시대에 더 이상 걸맞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래서다.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기업 CEO들은 위기관리를 CSM 즉 기업의 지속가능 관리(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차원에서 재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나아가 다가올 미래엔 CLM(Customer Life Management) 즉 고객생명관리 라는 용어가 더 맞을 지 모른다.


기업 존립을 위해 품질관리 문제는 단순한 위기쟁점 관리(CIM)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 관리(CSM), 나아가 고객 생명 관리(CLM) 차원으로 다뤄야 한다.

위기에 준비된 CEO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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