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개인감정 반영한 즉흥보도 자제해야”
“세월호, 개인감정 반영한 즉흥보도 자제해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04.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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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협, 세월호 참사 보도 가이드라인 발표

[더피알=안선혜 기자] 세월호 관련 언론의 선정적 보도행태가 잇달아 도마 위에 오르자 급기야 기자들 스스로도 보도 자정을 당부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는 20일 ‘세월호 참사 보도 가이드라인’ 10개항을 발표했다. 이는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보도가 필요한 데도 일부의 왜곡된 속보경쟁, 부정확한 보도로 사실을 전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 (위부터)긴급구조가 시작된 시점에서 보험금 지금액을 거론하며 빈축을 산 mbc 보도 화면 캡쳐, 아래는 네이버에서 뉴스스탠드 제휴 언론사들에 보낸 메일 내용.

이번 가이드라인은 △세월호 참사 보도는 신속함에 앞서 무엇보다 정확해야 한다 △피해 관련 통계나 명단 등은 반드시 재난구조기관의 공식 발표에 의거해 보도한다 등을 명시하고 있다.

현장 취재와 관련해서도 △진도실내체육관, 팽목항, 고려대 안산병원 등 주요 현장에서 취재와 인터뷰는 신중해야 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 보도한다 △생존 학생이나 아동에 대한 취재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등의 세부 지침이 내려졌다.

또한 △언론은 보도된 내용이 오보로 드러나면 신속히 정정보도를 하고 사과해야 한다 △언론은 자극적 영상이나 무분별한 사진, 선정적 어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은 불확실한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도를 통해 유언비어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한다 △영상취재는 구조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공포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근접취재 장면의 보도는 가급적 삼간다 △기자는 개인적인 감정이 반영된 즉흥적인 보도나 논평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제시하도록 노력한다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 기자협회는 “일부 언론이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일련의 취재 보도 과정에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며 신뢰를 잃는 오욕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더욱이 부적절한 언론 보도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온 국민이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생존을 기원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지금 우리 언론은 무한 책임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른 일각에선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기자협회가 이미 마련했던 재난보도준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물의를 빚는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재난보도의 가이드라인 문제가 아니라 언론의 기본적 양식과 자질의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기자협회는 세월호 참사 보도 가이드라인에 이어 정부 관계자, 재난 전문가,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재난보도 준칙 제정을 위한 실무위원회’를 출범, 오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재난보도 준칙’을 제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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