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두 번 울린 세월호 음모론
희생자 두 번 울린 세월호 음모론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4.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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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국민적 참사, 정치에 악용 말아야
▲ 세월호 침몰 8일째인 23일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헌화한 뒤 오열하고 있다.

23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세월호 음모론’이다. 세월호 관련 괴담과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적 참사를 선동과 정치에 악용하는 세력들이다. 진도 바다에서는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구조활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괴담을 꾸며내고 이를 퍼나르는 몰지각한 행태가 사투를 벌이는 구조대와 희생자 가족을 멍들게 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좌초설을 제기했던 신상철 씨가 이번에는 “세월호 실종자를 못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 구하는 것 아니냐”고 강변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정부가 시신 인양과 구조를 일부러 늦추고 있다는 식의 괴담이 퍼지고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선동꾼’으로 호도하는 허위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고, 단원고 학부모 대표로 행세한 송정근 씨는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 예비후보로 밝혀졌다.

사설들은 국민적 참사를 선동과 정치에 악용하는 세력들과 판치는 괴담과 가짜들 때문에 희생자 가족들이 두 번 울고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무분별한 언론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3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3일 조간)

▲ 경향신문 = '재등교' 단원고 학생ㆍ교사 치유에 범사회적 지원을 /'경제대국의 후진적 행태' 질타한 세계 언론들 /음모론의 진원지 여당 아닌가
▲ 국민일보 = "고통을 함께 나눕시다" /해수부ㆍ해경 안전관리 시스템 확 뜯어고쳐라 /청해진해운은 수익 극대화에만 혈안이었나
▲ 동아일보 = 청해진해운 유병언 일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국민적 참사를 선동과 정치에 악용하는 세력들 /오죽하면 '전면 개각론'까지 나오겠나
▲ 서울신문 = '해피아'ㆍ해운사 유착 의혹과 비리 낱낱이 캐야 /참극 겪고서야 주섬주섬 민생법안 들춰보나 /살신성인의 영웅들 의사자 지정하라
▲ 세계일보 = 진도 참사가 던진 숙제…'공무원 개혁' 없인 못 푼다 /사투 벌이는 잠수부들, 판치는 괴담과 가짜들 /통곡의 팽목항, 무책임한 행태 낱낱이 밝혀내야
▲ 조선일보 = 분노와 절망을 감사와 희망으로 바꿔주는 사람들 /'해수부 마피아' 이대로 두면 세월호 참사 또 난다 /삼성카드 서비스 중단도 '기본' 지키지 않은 탓
▲ 중앙일보 = 안산의 슬픔을 이용하려는 자는 누구인가 /북한 핵실험은 초상집에 축포 쏘는 망동이다
▲ 한겨레 = 꼼짝 않는 '174'의 안타까움 /구조적 비리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북한, '핵실험 오판'하지 말아야
▲ 한국일보 = '해수부 마피아' 비리ㆍ부패고리 단호히 잘라야 /안전행정부에 '안전'이 없다, 총체적 수술 시급 /北 핵실험 강행 조짐… 국제공조 빈틈없도록
▲ 매일경제 = 韓ㆍ日 순방에서 오바마가 직시해야 할 일 /4차 핵실험 김정은 정권의 미래 위태롭게 할 것 /해수부ㆍ해운조합ㆍ한국선급 철저히 수사하라
▲ 한국경제 = 분노 당혹 패닉 조장하는 실로 폭력적인 재난 보도 /오바마 방한, 핵우산 아니면 독자 핵 모색해야 /생산성 못 높이면 제조업 공동화 못 막는다

세계일보는 ‘사투 벌이는 잠수부들, 판치는 괴담과 가짜들’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진도 바다에서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를 찾아내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700명 안팎의 잠수부들이 암흑의 바닷속으로 몸을 던진다.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때, 찬물이나 끼얹는 꼴불견이 이어지고 있다. 괴담을 꾸며내고 이를 퍼나르는 몰지각한 행태가 사투를 벌이는 구조대와 희생자 가족을 멍들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음모론도 나온다. 천안함 폭침 때 음모론을 제기했던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의 신상철 전 대표는 ‘세월호는 못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 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주민보’ 등 친북성향 매체는 ‘세월호 침몰은 미국 잠수함에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 ‘배 안에 생존자들이 있다’는 정체불명 메시지가 아직도 떠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국민적 참사를 선동과 정치에 악용하는 세력들’이란 사설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을 이용해 특정한 목적을 이루려는 ‘가짜’들까지 나타났다. 단원고 학부모 대표로 행세한 송정근 씨는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에 등록한 정치 지망생으로 학부모도, 실종자 가족도 아니었다. 피해자들과 무관한 외부 세력이 실종자 가족의 청와대 항의 방문 시도를 부추겼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종편 MBN에 출연해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 활동을 막고 있다’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홍가혜 씨에 대해 어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국가적, 국민적 참사마저 반(反)정부 선동과 갈등에 악용하려는 일부 세력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허위 사실 유포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음모론의 진원지 여당 아닌가’라는 사설에서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선동꾼’으로 호도하는 허위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엊그제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색깔론을 펼쳐 논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엊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지금 SNS와 인터넷을 통해 온갖 유언비어와 루머가 많다’면서 ‘이런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과 한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면 그 진원지가 집권여당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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