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이름 없는 기부, 작은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더피알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이름 없는 기부, 작은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04.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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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안선혜 기자] 세월호 침몰로 스러져간 안타까운 목숨에 대한 국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아직 채 꽃도 피어보지 못한 학생들이라는 데서 안타까움이 더해오고 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는 유족 및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란 메시지와 함께 노란리본을 등록해 놓는 자발적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고, 진도 사고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발생 9일째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정신여자고등학교 담장에 세월호 실종자의 생환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노란 나비가 달려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22일 KBS 9시뉴스에는 시선을 잡아끄는 한 가지 뉴스가 전해졌다. 자신을 하루하루 일당을 벌어 생활하는 골프장 여성 노동자, 즉 캐디라고 밝힌 한 여성이 KBS 취재팀 앞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족을 잃고 힘든 유가족을 위해 쓰이길 바란다며 정성들인 편지 한 장과 함께 108만원의 성금을 보내온 것.

J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 여성은 사건일 이후부터 일해서 번 일당을 모아 동료들을 대표해 성금으로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쁘게 일하느라 같이 아파하고 눈물 흘릴 시간도 부족했지만, 숨진 교감선생님의 소식 등이 너무도 애통하고 안타까웠다”며 “진정으로 가족을 잃고 어렵게 생활하시거나 절망하신 유가족들을 위해 쓰이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있고 나서 ‘누가 얼마를 기부했다더라’와 같은 훈훈한 이야기가 연일 전해진다. 그러나 이쯤에서 한 번 생각해본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으로 나눔에 동참한 이들에게 어찌 보면 미안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연예인 A씨, 세월호 참사 통 큰 기부” “OO 연예인 부부 세월호 피해자 위한 기부행렬 동참” 등의 제목으로 나오는 기사들…. 이런 기사의 배경에는 연예인의 소속 기획사든, 해당 연예인의 후원을 받은 NGO(비정부기구)든 유관 기관에서 뿌린 보도자료가 존재한다.

물론 좋은 뜻에서 기부한 그들 마음이 거짓된 포장이라 할 수는 없다. 유명인이 기부에 동참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고, 더 많은 이들의 기부 참여를 독려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사의 말미마다 달리는 “A씨는 전에 무엇도 하고 무엇도 했다” “우리 NGO는 무슨 무슨 일을 한다” 등의 표현은 기부를 통한 자기홍보의 뚜렷한 목적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반면 하루하루 벌어서 생활하는 캐디들이 익명으로 보내온 108만원. 이것이 갖는 함의를 생각해본다. 누군가가 쾌척한 1억, 5억, 말 그대로 ‘억 소리나는’ 기부금에 비하면 그 108만원은 너무나 작은 돈이지만, 동봉된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 내려간 편지가 소리 없이 말해준다.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 속에서 자기는 드러내지 않고 겸손히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 꾸미지 않는 진정성을.

<더피알>은 익명의 캐디가 나눈 마음의 손길이 세월호 아픔을 공감하는 진짜 PR(Public Relations·공중관계)이라고 보고, PR을 지향하는 매체로서 ‘이름 없는 기부를 위한 작은 캠페인’을 제안한다.

이번 캠페인 기획에 조언한 공공PR 전문가인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지금은 내가 얼마를 기부해서 마음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스킨십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자기를 드러내는 활동은 불필요하다, 타인의 불행을 홍보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익명의 작은 기부들, 이 기부 소식이 이어지면 국민이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어 사회에 소통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신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 진정성 있는 PR이 우리 삶의 현장, 생활 속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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