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태, ‘모바일 위기관리’ 됐더라면…
세월호 사태, ‘모바일 위기관리’ 됐더라면…
  •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컨설턴트 (admin@the-pr.co.kr)
  • 승인 2014.04.30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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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과 정부 온라인 소통의 한계 <下>

[더피알=송동현] 국내 정부 기관들이 활용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에는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있으며 SNS 채널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모바일은 카카스토리 혹은 라인 등이 있다. 이런 다양한 채널들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했지만 이번 세월호 사고 관련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에선 각 채널의 역할 분담이 모호하다는 느낌이 있다.

홈페이지 혹은 블로그의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의 타깃이 검색 유입을 통한 국민과 언론, 그리고 핵심 이해관자들이 되기 때문에 가장 신속하고 가장 정확하고 가장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 베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경우 확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 콘텐츠 허브에 있는 콘텐츠의 널리 퍼뜨리는 기능과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병행해야 한다.

▲ 자료사진=안전행정부를 비롯한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페이스북. 이들은 세월호 사고 당일 각각 서로 다른 정보를 업로드해 혼선을 빚었다.

그런데 SNS 채널은 확산성은 강하지만 동시에 휘발성도 매우 강하며, 검색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때문에 항상 콘텐츠 허브 역할을 하는 채널이 먼저 콘텐츠를 올리도록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하고 이후 SNS를 통해 확산시키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또한 SNS를 위기나 재난 관리에 대비한 전문 채널로 기획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일본의 수상관저 트위터 경우 재난 정보 트위터를 따로 두고 있어 위기, 재난관리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SNS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온라인-SNS 채널간 역할 분담 필요

SNS 채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보면 일방이거나 선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온라인과 SN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원칙 중 하나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이다. 물론 현실적인 인력 문제와 예산 문제가 존재하지만 위기나 재산 시 정부 기관이 국민들과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무시하고 있지 않고 듣고 있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모든 사안에 대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면 핵심 질문들에 대해 FAQ 방식으로 홈페이지 등 콘텐츠 허브에 정리가 되고 이 FAQ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SNS 채널을 통해 확산시키는 프로세스를 강구해 볼 수 있다.

모바일 시대엔 위기와 재난 관련 정보 콘텐츠의 형태들이 모바일 디바이스 환경에 맞고 구조화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보면 실종자 유가족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관련 사고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진도체육관, 안산 단원고로 흩어져서 뛰어다녔지만 많은 수고에도 불구하고 정보 제공 환경의 제약 불편함이 상당했다.
 
대부분 소지하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이기 때문에 향후엔 SMS를 통한 지속적인 정보 공유가 있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체들과 협의해 사전에 위기나 재난에 대비한 정보 공유 채널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바일 시대 맞춤형 채널 확보돼야

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의 경우 이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중요한 치안 정보와 재난알리미 역할을 하면서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정보 공유를 하고 있다. 이에 대형 위기와 재난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피해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인식과 개선 활동을 통해 모바일 채널 개설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동일본대지진 이후 구축한 트위터 라이프라인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자연재난·재해 시 재난방송이나 재난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 정보가 업데이트 된다. 서울시 또한 2013년 7월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구축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가입자가 거주 지역의 우편번호를 입력해놓으면 해당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트위터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게 하는 등 좀 더 세분화된 타깃팅 기능을 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위기와 재난 관리 시스템을 살펴보면 상당히 현실적인 행동 매뉴얼과 그에 따라서 실전과 같은 연습이 매번 병행된다. 문서로만 남아 있는 매뉴얼이 담당자들의 몸에 체득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아직까지 여러 뼈아픈 개선점들이 계속 도출되고 있다. 이번에는 학(學)으로만 끝나지 말고, 습(習)으로 완료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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