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선동꾼’ ‘북괴지령’…지도층 인사들의 잇단 ‘세월호 망언’
‘동원’ ‘선동꾼’ ‘북괴지령’…지도층 인사들의 잇단 ‘세월호 망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5.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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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의혹 SNS 게시→비난 여론→셀프 사과 반복돼

[더피알=강미혜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그 가족들은 물론, 비극적 사고를 애도하는 대다수 국민들을 공분케 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SNS 망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방적 주장이나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개인 SNS 계정을 통해 게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후 해당 글 삭제와 함께 사과하는 식이다.

정미홍 서울시장 예비후보(더코칭그룹 대표)는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젯밤에 올린 트윗은 지인으로부터 들은 것이었지만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국민의 큰 슬픔 속에 이뤄지고 있는 추모의 물결을 욕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올렸는데 추모 행렬에 참가하신 순수한 시민과 학생들에게까지 누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 정미홍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4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일당을 받고 동원됐다는 글을 올렸다가 다음날인 5일 자신의 주장을 정정, 사과했다. /사진=정미홍 예비후보 트위터 화면 캡처.

이는 지난 4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일당을 받고 동원됐다고 말한 정미홍 예비후보 자신의 주장을 정정, 사과하는 취지의 글이다.

정미홍 예비후보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청소년들이 서울역부터 시청 앞까지 행진을 하면서 ‘정부가 살인마다, 대통령 사퇴하라’고 외쳤습니다. 손에는 하얀 국화꽃 한 송이씩을 들었습니다”고 집회 현장을 설명한 뒤, “제 지인이 자기 아이가 시위에 참가하고 6만원 일당을 받아왔답니다. 참 기가 막힌 일입니다”는 글을 올려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 중 일부가 동원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후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그의 주장을 비판하고, 반박하는 글들이 쏟아지자 5일 오전 ‘집회 참가 동원설’이 근거 없는 주장이었다며 트위터를 통해 사과한 것이다.

하지만 정미홍 예비후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성난 민심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누리꾼 ‘난나’는 “학생들 앞에 나가서 사과하시죠... 순순(수)한 아이들을 그따위 헛소리로 모욕했으니.. 정말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사는 겁니까??!!!?”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다른 누리꾼들도 “유언비어 유포 처벌해라”(제이) “이런 게 어른이고 사회지도층이다. 잘못된 사실로 여론 호도했으나 구속해라”(어린태양) “치고 빠지기 충격 전술이지...”(SleepJhonB) 등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트위터상에서도 “일단 던져놓고 아니면 그만.. 절필과 사과로는 안되죠? 경찰은 즉각 구속수사하세요.. 홍가혜씨처럼”(@star****) “유언비어 허위 날조해서 유포하고 사과만 하면 끝이냐?”(@sasa****) “질러대고 사과하면 다냐?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지!”(@jeunj****) 등 정 예비후보의 신중치 못한 발언에 대해 단순 사과를 넘어 법적 책임까지 묻는 글들이 봇물을 이룬다.
 
세월호 사태를 마주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정미홍 예비후보가 비난의 한 가운데에 섰지만,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고 하는 인사들의 SNS 망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20일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권은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자 학부모가 마이크를 잡고 울부짖는 동영상과 밀양 송전탑 반대 기자회견 사진을 나란히 올리고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이라고 적었다.

또한 “유가족들에게 명찰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하는 선동하는 여자의 동영상이다. 그런데 위의 동영상은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그가 선동꾼이라고 주장한 여성은 단원고 실종 학생의 실제 가족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권은희 의원은 “자세히 못 살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해당 글 및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세월호 사태 수습이 한창이던 지난달,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색깔론’을 꺼내들어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한기호 위원은 지난달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국가 안보 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 제거하고 인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한기호 위원은 “북한이 이번 참사 수습을 무능한 정부 탓이라고 비난한 것이 사실 아닌가요? 여기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는데 문제가 있나요?”라고 반박했지만, 해명이 논란을 더욱 키우게 되자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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