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으로 치닫는 KBS, 수신료 인상 ‘어쩌나’
내홍으로 치닫는 KBS, 수신료 인상 ‘어쩌나’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5.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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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태 논란 김시곤 보도국장 사퇴…공영방송 타이틀 ‘무색’

[더피알=조성미 기자] 새누리당이 8일 KBS 수신료 인상 승인안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기습적으로 상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적 재난과도 같은 세월호 사태에 대해 공영방송인 KBS가 ‘공영방송다운’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영방송 수신료 현실화’라는 KBS측의 명분 자체가 설득력을 잃었다는 날선 비판이 제기된다.

▲ kbs의 수신료 현실화 홍보사이트의 모습.

그동안 KBS는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자체적으로 펼쳐 왔다.

우선 수신료 현실화 홍보사이트를 개설해 BBC, NHK 등 해외 공영방송 수신료와 비교하고 KBS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수신료 인상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수신료 현실화, 건강한 공영방송의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홍보영상을 시리즈로 선보이는가 하면, KBS의 각 프로그램 말미에 ‘수신료의 가치, 감동으로 전합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입장을 끊임없이 전달해 왔다.

▲ kbs는 프로그램 말미에 ‘수신료의 가치, 감동으로 전합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계속해서 표출하고 있다. (사진=kbs2 해피투게더 화면 캡처)

하지만 이같은 홍보 활동에도 불구하고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대다수 시청자들은 난색을 표했고, 여기에 더해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실질적으로 그 명분마저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참사를 보도하며 KBS는 현장이 아닌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식의 정부 편향 언론으로 지적받으며 잇따른 오보, 상대적으로 적은 보도량, 사건의 본질로 보기 어려운 구원파에 대한 집중보도 등으로 ‘재난주관방송사’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급기야 이 상황에 대해 KBS 보도국의 기자 10명은 지난 7일 사내 보도정보 시스템에 세월호 사고 보도와 관련한 반성문을 게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 김시곤 보도국장의 ‘세월호 사고는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는 발언과 세월호 관련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한 것 등으로 구설에 휩싸이며,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KBS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는 등 KBS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져나가는 상황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오늘(9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KBS가 정파적 관점에서 벗어나 국민행복을 위한 언론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결국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있는 김시곤 kbs 보도국장. ⓒ뉴시스
하지만 김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만 보도하려는 행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언론에 대한 가치관과 식견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남겼다.

이처럼 외부비판을 넘어 내홍까지 겪는 KBS 보도 행태는 그동안 수신료 인상에 대해 KBS가 외쳐온 ‘상업방송이 제공하지 못하는 공익적인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명분과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10가지 약속의 세 번째로 ‘재난재해방송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고 밝힌 것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트위터리안들은 ‘KBS꼬마기자들도 kbs가 세월호관련 왜곡보도하고, kbs기자는 세월호참사현장에서 쓰레기취급당한다는데, 무슨 공영방송에다 재난구조 주관방송이라고 국민돈을 챙기나?’ ‘정권에 충성하며 국민은 외면하고 언론의 기능을 잃고 수신료만 올려달라고 하는 KBS의 행태. 그들이 수신료를 받아야할 사람들은 집권세력이다 국민이 아니다’ ‘2,000원 짜리도 안되는 KBS 공영방송?, 어용방송 수신료 4,000원 인상 결사반대’라는 등 비판적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를 보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거나 취재하지도 않은 채 오보를 생산하고, 정권홍보방송처럼 정권으로 비난의 화살이 가지 않도록 특정 회사의 잘못만을 부각시키는 편파, 왜곡 보도를 자행했다이렇게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깨면서 공정성을 잃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금 시점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한 것을 놓고서도 전국적인 재앙 상태에서 국민의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행태라고 꼬집으며, 공영방송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언론사로서의 품격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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