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비서관 사퇴…‘세월호 여진’ 아직인데
국정홍보비서관 사퇴…‘세월호 여진’ 아직인데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5.12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기 靑홍보라인 사실상 해체, 사퇴시기 적절했나
▲ 지난 2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대화 중인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우측)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백기승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최근 사퇴의사를 나타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는 시점에서 박근혜정부 출범부터 1년여를 함께했던 홍보실무자가 청와대를 떠나게된 셈이다. 특히 백 비서관의 사퇴로 이른바 ‘청와대 1기 홍보라인’이 사실상 해체돼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백 비서관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국민중심의 새 시대를 열고자 하시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끝까지 보필하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이 크지만 변화와 새로움을 위해 누군가 앞서나가는 것도 중요한 소임이라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이남기 홍보수석-윤창중·김행 대변인-최상화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장-최형두 홍보기획비서관-백 비서관으로 짜였던 ‘청와대 1기 홍보라인’ 멤버들은 최 관장을 제외하고 모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최 비서관의 경우, 지난달 사퇴한 후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백 비서관은 지난 2007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당시 공보기획단장을 맡았으며 2012년 대선에서도 캠프 공보위원을 지내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뿐만 아니라, 언론인들이 주류를 이룬 1기 홍보라인에서 거의 유일한 ‘정통 홍보맨’이기도 했다.

대우그룹 홍보이사 출신인 백 비서관은 30대에 그룹 임원에 올라 그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PR회사 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부사장 등을 지냈다. 백 비서관의 사퇴가 단순한 비서관 사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의 대대적인 참모진 개편에 백 비서관이 자진사퇴로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누군가 앞서 나가는 것도 중요한 소임이라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백 비서관의 사퇴이유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해석이다. 류정아 관광진흥비서관이 같은날 사표를 제출한 것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청와대 홍보라인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백 비서관의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청와대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해도 ‘세월호 여진’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한편 박 대통령이 금주 중 기자회견을 통한 대국민사과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주 정도에는 대통령이 대국민사과와 국가개조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대안의 나머지 디테일한 것들은 추후 보완을 해나가지 않을까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근 한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이 이뤄진다고 해도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달 30일 전날 이뤄진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사과’와 관련해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