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한달, 풀리지 않는 의문들
세월호 한달, 풀리지 않는 의문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5.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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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승무원 살인죄 적용, 진실규명 시작일뿐

16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세월호 살인죄’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당시 상황이 15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로 드러났다. 승객 구조를 외면한 세월호 선원 15명이 모두 구속기소되고, 선장 등 4명에게는 살인죄가 적용됐다.

선원들의 당시 행동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비인간적이다. 선장과 선원들은 세월호가 급변침으로 멈춰 기울기 시작하던 4월16일 오전 8시52분께 이미 배가 침몰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해경에 가장 먼저 구조되기까지 승객들을 구할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다.

사설들은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참사를 둘러싼 숱한 의문은 아직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며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기소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세월호와 유병언 일가의 연관성 등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恨)을 풀고,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16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 스승의 날인 15일 경기 안산 문화광장에서 안산지역 교사들과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주요 신문 사설>(16일 조간)

▲ 경향신문 = 선장 살인죄 기소,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다 /얼빠진 안행부, 한심한 장관 /시민을 겁박해 '촛불' 확산 막겠다는 건가
▲ 국민일보 = 눈물 닦고 '안전한 나라' 만들기에 나서자 /전쟁하는 국가 원하는지 일본 국민이 결정해야 /기초수급 노인들은 한 푼도 혜택이 없다니
▲ 동아일보 = 세월호의 살인 "선내 대기 승객들 죽더라도 어쩔 수 없다" /무상급식이냐 학교안전이냐, 학부모가 선택한다면 /日 집단자위권 '한반도 문제'는 한국 동의 필수다
▲ 서울신문 = 세월호 한 달, 대통령만 바라보고 손 놓은 정부 /지방선거, 허튼 '안전 공약' 제대로 검증해야 /구조 골든타임 다 놓친 방재청ㆍ해경의 엇박자
▲ 세계일보 = 가장 슬픈 스승의 날…師表 남기고 간 '참스승'들 /'발톱' 숨긴 日 집단자위권, 과거사 반성이 먼저다 /국보, 보물 명칭이 무색한 문화재 부실 관리
▲ 조선일보 = 이제 유가족들이 슬픔 딛고 일어서도록 도와야 할 때 /'세월호 승객 死亡은 해경 책임'이라는 구원파의 궤변 /오죽하면 금융회사에 빨간 '불량' 딱지 붙이겠나
▲ 중앙일보 = 세월호 한 달, 풀리지 않는 의문 많다 /일본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조건 /안보 불안ㆍ불신 키운 무인기 오인 소동
▲ 한겨레 = 선장 '살인죄 기소'로만 끝내선 안 된다 /무슨 낯으로 교사를 징계하려 하는가 /아베의 집단적 자위권을 환영할 수 없는 이유
▲ 한국일보 = 아베 "집단적자위권 행사" 동북아정세 뒤틀림 우려 /승객들 목숨 의도적으로 방치한 세월호 선원들 /김영란法 확실한 처리가 관료적폐 척결 첫걸음
▲ 매일경제 =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시기 선택이 중요하다 /日 집단자위권, 동북아 군비경쟁 가속화 위험 /유병언 一家 신병확보도 못하는 검찰의 무능
▲ 한국경제 = 관료 중용 없애고 규제 생태계 혁파하라 /윤석금 회장의 재도전에 박수를…

한국일보는 ‘승객들 목숨 의도적으로 방치한 세월호 선원들’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검찰이 어제 발표한 세월호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참담한 심정이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간 구석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미숙한 조타에 화물은 대충 묶고, 선원들은 자기 살 궁리만 하고 있었다. 배 안에 타고 있던 선원 누구도 안전의식이나 승객들의 생명에는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 내용에는 선원들의 인면수심의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선원들은 오전 8시30분 3등 항해사의 무리한 변침으로 배가 급격히 기울자 조타실에 모였다. 침몰을 인식한 선원들은 탈출을 결정했다. 배가 기울자마자 자신들이 빠져나갈 궁리만 했다. 구조 요청을 하는 사이 옷을 갈아입고 소방호스를 몸에 묶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민간 선박들이 승객 탈출에 대비하고 있다’고 알려줬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검찰이 밝혀낸 사고 원인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유속이 빠른 위험지역에서 급격히 방향을 바꾼 게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세월호는 무리한 증축으로 복원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배였다. 화물 과적에 허술한 고박(결박)이 더해져 복원성을 잃은데다 화물을 더 싣기 위해 평형수까지 빼버린 상태였다. 기계 고장도 아닌 안전규정 미비와 운항 미숙으로 대형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세월호 한 달, 풀리지 않는 의문 많다’는 사설을 통해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참사를 둘러싼 숱한 의문은 아직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기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진실에 대한 갈증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 해경이 이 선장 등을 구조선에 옮겨 태우면서도 왜 배 안에 있던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았는지는 미스테리다. 해경과 구난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 간의 유착 의혹 역시 그 진위가 가려져야 한다. 세월호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연관성도 샅샅이 드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은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恨)을 풀고,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실체와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운영·침몰·수색 전반의 의혹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선 어떠한 제도적 개선책도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검찰뿐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상 규명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역시 ‘선장 살인죄 기소,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다’라는 사설에서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탈출 지시만이라도 했다면, 아니 애초에 ‘선내에 대기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훨씬 달랐을 것”이라며 “왜 그렇게 지시했는지는 물론 해경이 허비한 골든타임 57분, 진도VTS의 허술한 관제로 날린 49분의 공백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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