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필요해…
대화가 필요해…
  • 강대선 (admin@the-pr.co.kr)
  • 승인 2010.10.0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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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STX에서 전 그룹 차원에서 봄 가을로 시행하고 있는 ‘Happy Volunteer Week’이라는 자원봉사행사에 참여해 서울노인복지센터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 시설은 종묘공원과 파고다 공원에 나오는 노인분들이 길거리에서 비위생적으로 식사 급식을 받는 것이 안타까워 2002년 서울시에서 지은 시설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노인종합복지시설답게 대규모의 시설이었고 하루에 이용하는 어르신이 3000명이상이고 식사인원만 2000명이 넘는 시설이다.
복지관에 도착해 받은 첫 느낌은 우리나라의 고령시대 도래를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미 2000년 7월에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이 7.1%가 넘어서며 고령화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듯 시설의 평균 이용 연령이 78세에 이르고 있으며 90세가 넘어 100세 가까운 분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시설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탁구·배드민턴 등의 운동 프로그램, 음악·춤 등의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겁고 건강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경 노인인구 비율이 15%가 넘어 고령시대로 들어서고 2030년 경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넘어서는 초고령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회환경의 변화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부담, 노인문제의 사회문제화, 이에 따른 국가경쟁력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비책으로 노인복지시설의 확충,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필수적이라 하겠다.
봉사활동 내용이 매우 특이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구두를 닦아드리는 봉사활동이었다. 사실 의아하기도 했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구두닦이 봉사활동이 어르신 봉사활동으로는 상당히 바람직한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시설을 이용하는 많은 노인분들이 용돈을 들여 구두를 닦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적은 비용 같지만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노인분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두번째 중요한 이유는 바로 구두를 닦으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즉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봉사활동을 위한 교육시간에도 강조되었지만 노인분들이 시설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시설에 오신 동년배의 어르신들과 대화도 좋지만 아들 딸 같고 손자 손녀 같은 젊은 봉사자들과의 대화는 노인분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매우 좋은 봉사활동이라는 것이다. 더운 날 땀이 비오듯 했지만 대화봉사라는 의외의 봉사활동이 자원봉사에 대한 새로운 보람과 의미를 주었다.

대화의 중요성과 플라톤의 대화 원칙
대화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통의 핵심 수단이다. 대화란 두사람 이상이 말을 주고 받는 행위이다. 대화는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인간관계는 대화로 형성된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얼마나 중요한가? 대화의 시작은 사랑의 시작이며 대화의 단절은 사랑의 단절이라고 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한 사랑의 확인은 사랑을 지속시켜줄 것이고 대화의 실수로 인한 사랑의 상처는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대화는 사랑의 알파요, 오메가다.
플라톤은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원칙 세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 설득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자기중심적이기 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이다. 다음은 정서에 말을 걸으라는 것이다.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정서적 관점에 집중할 경우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서적 저항이 존재할 경우 설득은 어려워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대화 의도에 주의하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상대방의 대화 의도를 인식하지 못하면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해는 대화를 통한 설득과 문제해결을 어렵게 한다.
사회적으로도 대화는 협동과 교섭의 주요 수단이며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그렇다면 기업과 사회의 대화는 어떠할까? 기업의 사회에 대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은 홍보, 광고 등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수단에 많이 의존해 왔다. 하지만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입장에서 보면 홍보나 광고는 너무 일방적인 방법이다. 화자의 입장에서 메시지가 만들어지고 전달될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이 부족하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 사회를 향해 기업이 보다 세련되게 호소력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방법이 바로 기업사회공헌이다. 기업사회공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지원방법과 시기를 고려해야 하고 이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있어서도 정서적 측면을 강조해야 하는 대표적인 정서적 사업이다. 즉 기업과 사회의 정서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훌륭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커뮤니케이션 대상과 특성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사회와의 주요한 대화 채널로 활용될 수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의 대상과 특성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효과와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조직의 특성상 모든 대중(Mass)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기업과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특정 사안에 대해 반응하는 공중(Public)을 주요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개의 경우 대중과 공중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 매체의 차별적 집행은 힘들지만 메시지의 톤앤매너(Tone &Manner)는 차이를 두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빅 마우스(Big Mouth)이며 사회적 영향력이 큰 오피니언 리더와 수혜자에 대해서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정해 메시지의 차이는 물론 매체의 차별화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해 나갈 수 있다.
실례를 보면 20대보다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세대가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훨씬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계층으로 조사 됐다. 또한 일반적으로 기업사회공헌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오피니언 리더 계층은 대표적으로 정부 정책 수립자 및 유관 기관 종사자, 언론기관 종사자, 사회복지학계 및 경영학계 학자, 사회복지 시설 및 봉사단체 종사자 등과 기업사회공헌 담당자 등을 들 수 있겠다. 메시지에 있어서도 사회공헌활동의 신뢰도를 형성하고 주요 커뮤니케이션 대상의 공감대를 넓히고 기억하기 쉽고 연상하기 쉬운 메시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 개발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플라톤의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원칙에 따라 정서에 호소(Emotional Bonding)할 필요가 있다.

야쿠르트 할아버지와의 대화
이번 봉사활동 중에 자원봉사자들은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어설픈 농담에도 잘 웃어주셨고 손에 익지 않은 구두닦이에 흘린 땀을 닦아 주었다. 어느 회사에서 왔는지 물어보고 잘 모르지만 STX라는 기업이 이렇게 자원봉사자를 보내주는 것을 보면 대단히 훌륭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봉사활동이 무르익을 무렵 인상 좋은 할아버지 한 분은 야쿠르트를 한 박스 사오셨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일일이 나눠 주시며 손을 잡아주며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자원봉사는 위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받고 간다는 생각, 베풀고 가는 것이 아니라 배울 수 있다는 생각, 기업과 사회의 훌륭한 정서적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 대 선

STX그룹 홍보실장

광운대 경영학과 졸업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前 하나대투증권/SK텔레콤 근무

前 서울여성가족재단 홍보위원

前 Creative Marketing Club회장

스카이72 Marketing Consulting Committee 위원

한국PR협회 운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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