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성공사례
위기관리 성공사례
  • 주정환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04.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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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다양하게 찾아온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확대되고 PR 환경이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위기는 더욱 다양해지고 발생 확률도 높아질 수있다. 국내기업의 위기관리는 글로벌 기업에 비하면 아직도 1차원적인 즉흥 대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준비돼 있지 않은 만큼 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관리 실패 확률 또한 높다. 롤 모델이 될 국내외 기업의 위기관리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사례 1 - 동화약품

경영철학 속에 담긴 위기관리

 

“뚜껑 훼손된 까스활명수 절대로 먹지 마세요.”

올해 새해 첫 날 동화약품이 전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2009년 12월 28일 경북 칠곡의 시골마을 집 3군데에 활명수 한 박스가 개봉된 상태로 놓여 있었다. 이 중 한 병의 뚜껑에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뚫은 듯한 구멍이 있었다. 누군가가 주사기로 독극물을 집어 넣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주민의 신고로 해당제품은 모두 회수되었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동화약품이 직접적으로 잘못 한 일은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동화약품에 문제가 제기되거나 여론의 주목을 받지도 않았다.

누군가 사적인 일로 저지른 범죄 행위였으므로 경찰에서도 외부에 굳이 알릴 필요가 없다고 연락 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곧 바로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은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이대로 두면 안된다. 고객 중에 누구라도 마시고 인명사고가 난다면 큰 일 날 일이다. 뭔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면서 적극적인 대처를 홍보팀에 주문했다.

이러한 지시가 내려지자 곧바로 동화약품 홍보팀에서는 올해 1월 1일 보도자료를 전 언론사는 물론 전 약국에도 발송했다. ‘뚜껑이 훼손돼 있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채로 놓여 있는 제품은 절대 복용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자료를 받은 언론사 기자들은 다소 황당해 하기까지 한 사건이었다. 동화약품의 판매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여태껏 어떤 기업도 공중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미리 알리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 범인은 경찰에게 붙잡히고 활명수를 통한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동화약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빛 나는 순간이었다. 동화약품의 역사가 110년이다.

‘좋은 약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봉사하고 그 효험을 본 정당한 대가로 경영되는 회사’라는 윤 회장의 경영철학 속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모든 답이 담겨 있었다. 

사례 2 - GS칼텍스

있는 그대로 알려라!

 

“우선 숨김없이 밝혀야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2008년 9월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허동수 회장이 지시한 말이다.

1100만 여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회사가 위기상황에 놓였지만 GS칼텍스의 초기 대응은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허점을 보이긴 했지만 곧바로 뒤따를 수 있는 기업의 이미지 실추와 고객 피해를 막았다는 점에서 당시 GS칼텍스의 대응은 아직도 위기관리 분야에서는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보도된 중앙일보 2008년 9월 16일자 신문을 보면 자세하게 GS칼텍스의 위기대응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GS칼텍스 어떻게 대응했나

▶9월 4일 오후 3시
인터넷 언론 기자로부터 고객명단 CD 입수

▶9월 5일
오전 10시 경찰 수사시작
오전 11시 GS칼텍스 ‘정보 유출 여부 확인 중’ 발표
오후 3시 ‘정보유출 죄송’ 기자 회견
오후 7시 ‘데이터 베이스 분석 결과 98% 일치’ 발표

▶9월 7일
오후 2시 경찰 수사결과 발표
오후 4시 GS칼텍스 ‘정보 보완 강화할 것’ 입장 발표. 정보유출 여부 조회 서비스 제공하고 고객에게 e메일 발송
만약 GS칼텍스가 초기에 자사 회원정보임을 감추고 어물쩍 넘어 가려 했다면 큰 화를 자초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당시 CEO인 나완배 사장이 직접 팀장을 맡고 관련 직원이 참여하는 비상대책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개인 피해 방지 및 수습방안 마련에 신속히 움직이면서 고객 이탈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했다.
당시 홍보팀 차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상황 초기 단계에서부터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이 최선의 수습책이라 판단하고 그대로 실천했다”고 밝히고 있다. GS의 기업철학이 위기관리 현장에도 고스란히 묻어난 셈이다.

사례3 - 미국 제트 블루(JetBlue Airways)

온라인 위기관리 첫 사례

2007년 겨울 바쁜 연휴 전날, 심한 폭설로 제트블루의 비행기가 결항하게 되었다. 승객들은 비행기를 놓치고, 짐을 잃어버리고, 길게 줄을 서야 했다. 게다가 통화가 지연되어 대기에 대한 안내 메시지 조차 승객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이 최악의 순간을 승객 중 한 사람이 촬영을 했다.

9시간이나 활주로에서 추위에 떨며 고생하는 승객들의 장면을 생생하게 동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동영상이 유튜브에 뜨자 순식간에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확산됐고 비난 댓글은 물론 비난 여론으로 제트블루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이런 위기가 발생하자 제트블루의 CEO 데이비드 닐먼(David Neeleman)은 신속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곧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와 또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깊은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폭설로 인해 발생한 자사의 미흡한 사항에 대해 사과를 하고 개선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

그리고 ‘제트블루 고객 권리장전’이라는 제목으로 구체적이고 믿을 수 있는 대책들을 작성해 발표했다.

날씨가 주 원인이었지만 CEO는 일체 변명하지 않고 자사의 책임과 키메시지에 집중했다. 바로 이 동영상 하나로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폭풍은 곧 잠잠해졌다.

제트블루는 고객의 흥분을 가라 앉혔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제트블루를 휘청거리게 했던 동영상 조회수는 10만여건이었지만 CEO의 사과 동영상은 30만여건으로 오히려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위기를 계기로 제트블루는 고객의 충성도와 인지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계기가 됐으며 회사가 한 단계 점프업 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데이비드 닐먼이 유튜브를 통해 시도한 위기관리는 온라인 위기관리 첫 사례로도 기록되고 있다.

사례 4 - 모건 스탠리

테러에도 살아남은 훈련된 위기관리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8분,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를 경악케 한 911 테러는 전 세계인의 가슴 속에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911 직후 세계 월스트리트의 기능 마비와 함께 1924년 설립 이후 미국 최대 투자은행으로 자리해 오던 모건 스탠리의 몰락이 예고되고 있었다. 실제로 당시 굴지의 많은 기업들이 911 테러 영향으로 도산하거나 아직도 그 충격의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은 모건 스탠리였지만 CEO는 사고 다음날 직접 위기관리에 나서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키메시지를 전했다.

실제 세계무역센터는 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월스트리트의 심장부이며, 그 곳에 본사를 둔 모건 스탠리는 약 50층 규모에 3,500명의 직원들을 상주시키고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 재무부 채권 및 유가증권 등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적 금융 재앙까지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되었었다.

하지만 당시 9월 12일 오전 9시, 본사가 사라졌지만 전세계 지점들은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으며 직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진행했다. 모건 스탠리의 정상적인 업무 재개에 힘입어 뉴욕 증권거래소는 6일 만에 다시 개장할 수 있었다.

모건 스탠리는 긴급 시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사망자 수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평소 각종 비즈니스 자료에 대한 백업시스템을 가동해 사업의 연속성을 가능하게 해줬다.

긴급 시 대책(Contingency Plan), 비즈니스 상시 운영 체계(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 위기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 재무위험 분산관리(Hedging & Insurance), 조기경보시스템 (Early Warning System) 등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모건 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 받는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 모건 스탠리가 위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평소에 잘 훈련된 위기관리 결과였다. (참고 : ferrum™ tistory)

사례 5 - 도미노 피자

소셜 미디어로 즉각 대응하라

2009년 4월. 미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 Tube)에 미국 도미노 피자에 근무하는 남녀 직원 2명이 고객에게 배달해야 하는 음식에다 장난질을 하는 동영상이 올라온다. 이 동영상에는 실제로 고객 주문 음식에 들어갈 햄을 코 속에 집어 넣고 엉덩이 쪽에 가져가서 방귀를 뀌는 등 엽기적인 장면들이 담겨 있었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퍼졌다. 관련 동영상을 보고 역겨움을 느낀 네티즌들은 트위터, 개인 블러그 등을 통해 지인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 함으로써 짧은 시간에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핫이슈로 부상하게 된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도미노 피자 CEO인 패트릭도일(Patrick Doyle)은 그 즉시 유튜브에 사과와 함께 입장 표명을 알리는 동영상을 직접 올렸다. 또 트위트 계정을 개설해 후속 조치들을 신속하게 전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동영상을 만든 직원을 즉각 해고하고, 이들은 미 전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12만 5,000여명과 해외 60개국의 체인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분명하게 전달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촉발된 도미노 피자 사건은 도미노 피자 또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위기가 발생한 순간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에 대비한 매뉴얼이 잘 준비돼 있고 또 훈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위기관리 승패가 좌우되는 시대가 이미 우리 기업 앞에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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