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스포츠와 만나다
술이 스포츠와 만나다
  • 김주호 (admin@the-pr.co.kr)
  • 승인 2010.10.0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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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의 스포츠

위스키, 맥주, 소주, 막걸리 등 술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는 방법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는 담배나 술 등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는 제품에 대해 홍보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일부 제한돼 있기 때문. 특히 청소년이 많이 시청하는 TV광고를 통한 홍보는 더욱 그러하다. 맥주나 소주, 청주 등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제품은 심야시간대 방송광고를 허용하고 있지만, 위스키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제품들은 아예 방송광고가 금지돼 있다.
나라마다 규정이 다르긴 하지만 해외에서도 술을 대중매체에 자유롭게 홍보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옥외광고나 버스광고, 스포츠마케팅 등이 홍보의 적극적 수단이 된다.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남녀노소가 모두 즐긴다. 자신이 스스로 참여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를 응원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스포츠 속에서 환희를 느끼거나 슬픔을 경험한다. 또 스스로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건강을 관리하기도 한다.

대중매체 통한 주류 홍보는 제한적, 스포츠와 결합
스포츠 경기는 승리를 위해 경쟁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사람들은 응원을 하면서 한마음이 되고 승리와 패배 속에 감정이입 된다.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레저 활동이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술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선수들은 술을 마실 수 없지만 관중과 팬들은 술을 마시며 열기를 높인다.
따라서 주류회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자사의 제품을 많이 팔려고 한다.
주류회사들이 참여하는 스포츠는 다양하다. 기업들은 각자의 필요에 의해 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큰 국제 대회부터 F1자동차 경주대회, 골프대회 등을 통한 홍보전을 펼친다. 대회를 후원하거나 개인을 후원하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한다.
국내외 기업들이 어떻게 스포츠를 홍보 또는 마케팅 관점에서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골프대회를 활용하는 경우다. 국내에서는 하이트가 가장 적극적이다. 골프단까지 두고 있는데 장익제, 김대연, 강수연, 김송희, 김주미, 서희경, 나다예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남녀골프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각종 대회에 출전하면서 하이트 맥주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쓴다거나 의상을 입고 출전, 간접적으로 회사 맥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희경은 2009년 상금왕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올해도 기아 클래식 LPGA대회에서 우승하며 하이트의 홍보대사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하이트맥주는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의 메인 스폰서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하이트 외에도 위스키 회사가 참여하는 골프대회도 있다. 위스키 브랜드인 조니워커는 유러피언 남자 골프대회인 조니워커 클래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역시 위스키 브랜드인 발레타인도 유러피언 남자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열고 제주에서도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올림픽에도 맥주스폰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토리노올림픽의 스폰서는 버드와이저. 버드와이저는 공식 공급업체로서 토리노 시내에 파빌리언을 짓고 올림픽 패밀리와 초청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도 제공했다. 물론 버드와이저는 올림픽 베뉴에서 맥주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린다. 올림픽, 월드컵, F1 등 각종 스포츠대회 후원 활발
국내에서 오비맥주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버드와이저는 1876년 탄생한 안호이저 부시의 맥주다. 버드와이저는 이미 한일월드컵, 독일월드컵 스폰서이기도 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공식맥주로서 남아공월드컵 특별 에디션을 만들어 한정판매하기도 했다. 2014년 독일월드컵까지 후원사 계약을 마친 상태. 버드와이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맥주 스폰서이기도 하다.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하이네켄이 공식 스폰서로서 맥주를 공급했다. 하이네켄은 특히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맥주를 경기장 안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그 대신 일반 유리병이 아닌 페트병 맥주를 개발해 경기장내 불상사를 미리 예방하는 조건이었다. 하이네켄은 페트병 맥주를 개발해 경기장에서 판매를 했다. 그리고 아테네올림픽에 딜러나 고객들을 대규모 초청해 올림픽 경기를 볼 기회를 제공하는 등 대대적인 호스피텔러티 프로그램(hospitality program)을 실시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에서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칭따오 맥주가 공식후원사로서 올림픽 패밀리와 팬들의 맛을 사로잡았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공식맥주후원사는 오비맥주였고, 부산아시안게임은 하이트맥주였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 후원사는 하이네켄이었다.
자동차대회도 주류회사의 홍보가 빠질 수 없다. 현재 F1팀 중 아시아계가 2개인데 그 중 하나가 포스 인디아 F1 팀(Force India F1 Team)이다. 2008년 팀을 인수한 인도기업으로 이 회사의 맥주 브랜드인 킹 피셔(King Fisher)가 팀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고 있다. 포스터(Foster) 맥주도 오랫동안 멜버른 대회 스폰서로 맥주를 홍보한 바 있다. 이태리 주류 브랜드인 마티니가 페라리팀, 영국 위스키 브랜드인 조니워커가 맥라렌팀의 서브 스폰서로 참여한 바 있다.
이밖에 오비맥주는 국내에 프로야구단 OB베어스가 탄생할 당시 구단을 운영했으나 두산그룹이 OB맥주를 매각하면서 구단 이름을 두산베어스로 바꿨다. 창단 당시 야구단이 OB맥주의 홍보대사가 됐던 것도 사실이나 지금의 오비맥주는 야구단과 전혀 상관이 없다. 한편 하이트는 프로축구연맹의 K리그를 후원하며 타이틀 스폰서로 하이트배 프로축구대회를 통해 제품을 홍보한 바 있다.

브랜드 노출, 이미지 제고에 탁월
이처럼 국제대회나 국내 인기스포츠 대회의 후원사가 되면 각종 경기장 광고판이나 대회 홍보물을 통해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경기장 주변에 판매시설을 설치해 직접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림픽은 경기장 브랜딩이 금지돼 있지만 기업광고, 이벤트, 고객초청, 티켓 우선구입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 및 판촉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또 대회 주최 측이나 언론사와 연계해 소비자 프로모션 또는 홍보이벤트를 통해 기사노출이 가능하다.
대회후원 외에도 임페리얼이 축구스타 박지성, 산악인 엄홍길, 축구선수 황선홍 등을 모델로 신문광고, 옥외광고나 이벤트, 포스터 광고를 실시한 것은 스포츠 스타가 가지고 있는 활발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제품과 연계하려는 기업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은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적당히 마시면 물질대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사전에 정의돼 있다. 스포츠 현장은 치열함과 경쟁, 흥행요소 속에 술이 잘 적용되는 곳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비난을 받을 여지도 있다. 주류회사의 홍보는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청소년 유해성을 잘 검토해 치밀하게 계획해 실시한다면 스포츠와 결합되기 좋은 카테고리라고 볼 수 있다.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

(BTL캠패인팀장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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