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길환영 KBS 사장, 버틸까 물러날까
‘사퇴 압박’ 길환영 KBS 사장, 버틸까 물러날까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4.05.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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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거부 이틀째…뉴스 파행 불가피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KBS 전국기자협회의 제작거부가 이틀째 계속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길 사장도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 파행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오후 9시에 방송된 KBS 1TV  ‘뉴스9’은 예정된 편성시간보다 이른 9시20분경에 마무리됐다. 길환영 사장의 퇴진 거부로 KBS 기자협회가 이날 오후 1시20분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갔기 때문.  

▲ kbs 전국언론노조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길환영 kbs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어 20일에도 KBS 1TV는 오전 6시 뉴스인 ‘뉴스광장’을 20분 단축 방송했다. 여기에 해당 뉴스는 기자협회 소속 박유한 앵커의 불참으로 박사임 아나운서가 단독 진행했으며, 전날 제작거부 돌입 전 일부 리포트와 단신으로 꾸며졌다. 같은날 9시30분 ‘뉴스930’ 시간에는 뉴스 대신 다큐멘터리 ‘세계는 지금’ 재방송이 송출됐다.

KBS 보도국에서 이날 새롭게 제작된 리포트는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이후 뉴스 프로그램의 결방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도본부 차원에서 뉴스 제작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상 방송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제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제작 거부에 돌입한 기자협회 외에도 KBS 사원과 중간 간부들도 업무 중단과 보직 사퇴를 결의하며 사장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KBS PD협회와 앵커, 전국지역보도부장, KBS 노조 라디오구역도 성명서를 내고 제작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1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1일부터 23일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결과에 따라 빠르면 오는 26일부터 총파업과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게 된다.

또한 KBS 이사회의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야당 추천 4인은 21일 정기 이사회 안건으로 사장 해임제청안을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길 사장은 이같은 움직임에 ‘좌파노조의 방송 장악 의도’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도에 청와대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사퇴나 KBS 보도에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길 사장은 자신과 함께 퇴진 요구를 받아온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백운기 보도국장을 이세강 해설위원과 박상현 해설위원실장으로 각각 교체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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