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총리 내정, 언론 평가는?
안대희 총리 내정, 언론 평가는?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5.2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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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소신·개혁 이미지 합격점, 행정 경험전무-김기춘 유임 아쉬워”

23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안대희 총리 내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신임 국무총리에 대검 중수부장 등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의 김장수 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을 경질했다. 대통령 권력관리의 세 축인 내각과 청와대, 국정원의 중추를 바꾼 것이다. 반면 국정 난맥의 상징적 인물로 거론되어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유임시켜 인적 쇄신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사설들은 새 총리에 안 전 대법관을 낙점한 것은 강도 높은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에 국정운영의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안 지명자는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하면서 ‘국민 검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세월호 참사로 추락한 정부의 신뢰와 민심 이반을 추스르기 위한 카드로 보인다. 그러나 영남·법조인·대선캠프 출신이라는 대통령 인사 스타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 새 국무총리로 내정된 안대희 전 대법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 소감 발표를 하고 있다.

다음은 23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3일 조간)

▲ 경향신문 = '안대희 총리' 의미 퇴색시킨 김기춘 실장 유임 /국무총리도 인정한 청와대의 '세월호 방송 개입' /낙하산 못 걷어내면 KB금융은 3류 못 벗어난다
▲ 국민일보 =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가야 할 길 /중ㆍ러와 미ㆍ일 틈바구니에서 한반도 지키려면 /안전불감증 조장하는 철도기관사 음주 기준
▲ 동아일보 = '국민검사' 안대희, 왕실장 넘는 책임총리 될 수 있나 /안보 컨트롤타워 공백 틈 탄 北의 도발
▲ 서울신문 = 안대희 총리 후보, 국가 개조의 길 맨 앞에 서라 /여야 세월호 앞 네 탓 공방 접고 제 할 일 하라 /KB금융 볼썽사나운 내홍 진상 밝혀내야
▲ 세계일보 =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명심해야 할 것 /공무원연금 '미봉'…관피아 척결도 이런 식으로 할 건가 /나라 바로 세우는 일, 유권자에 달렸다
▲ 조선일보 = 安 후보자, '책임 총리' 실천할 각오 없으면 시작도 말라 /이참에 균형 잡힌 외교ㆍ안보팀 새로 짜야 /공기업 엉터리 公示, 사장 처벌 강화하라
▲ 중앙일보 = 안대희 총리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와 아쉬움 /외교안보 라인 군 일색 벗어나는 계기 되길
▲ 한겨레 = 안대희 총리 발탁 무색하게 한 '김기춘 유임' /그게 방송통제 아니고 무엇인가 /노동권 '세계 최하위'의 불명예
▲ 한국일보 = 안 총리 후보자 무난하지만 탕평 갈증 남겼다 /유병언 놓치고 현상금을 내건 검찰 수사의 허점 /광역버스 입석운행 금지, 후속대책이 중요하다
▲ 매일경제 = 50대 안대희 새총리 전격 발탁한 박대통령 /한국의 강점 무너진다는 해외의 경고 주목해야 /분양시장마저 꺾이는 부동산, 정부는 뒷짐인가
▲ 한국경제 = 안대희 총리 후보자, 정치 버리고 법치로만 가라 /우리은행 매각, 주인있는 민영화 외엔 꼼수다 /미ㆍ중 산업스파이 갈등,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중앙일보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와 아쉬움’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신임 총리 후보자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 또 청와대의 김장수 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을 경질했다. 대통령 권력관리의 세 축인 내각과 청와대, 국정원의 중추를 바꾼 것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다른 청와대 참모들은 인사 발표에서 빠졌지만, 박 대통령 취임 뒤 가장 큰 폭의 인사 변화다”라고 전했다.

이어 “안 총리 후보자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아 정치권의 특권 구조를 폐지하는 개혁안을 마련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캠프에 영입하려는 박근혜 후보에게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힌 직언파이기도 하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검 중수부장을 맡아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자금을 파헤쳤고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현 충남지사를 구속시켰다. 이런 강한 소신과 개혁 이미지는 그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은 또 “4.16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를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로 거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당장 행정부는 해경이 해체되고 안전행정부는 세 부서로 쪼개져 국가안전처·행정혁신처가 신설된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환경 요인이었던 이른바 관피아, 즉 관료 마피아 구조를 어떻게 깨느냐가 신임 총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행정 경험이 전무한 안 후보자가 험난한 정부 개혁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을지 회의하는 시각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安 후보자, '책임 총리' 실천할 각오 없으면 시작도 말라’는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이 안 후보자를 영입한 것은 그가 갖고 있는 '강직한 검사'와 '법과 원칙'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정치 쇄신과 부패 척결'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안 후보자의 역할이 결국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 정부에선 역대 어느 정권보다 청와대로 권한과 기능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대통령이 국정의 모든 사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일이 관장한다고 해서 ‘만기친람(萬機親覽)’이란 말이 나왔고,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은 대통령 지시를 그대로 받아 적는 ‘받아쓰기 내각’이란 지적도 받았다. 게다가 청와대 비서진을 이끄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의 대학·검찰 직계 선배다. 안 후보자가 총리가 되더라도 곧 벽에 부닥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안대희 총리’ 의미 퇴색시킨 김기춘 실장 유임’이란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후임 총리에 안 전 대법관을 낙점한 것은 강도 높은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에 국정운영의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 지명자는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하면서 ‘국민 검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세월호 참사로 추락한 정부의 신뢰와 이반된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안 지명자가 갖고 있는 강직함과 소신, 청렴의 덕목이 필요했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경질한 것도 늦었지만 평가할 대목이다. 하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킴으로써 인적 쇄신은 결정적으로 빛이 바랬다.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는 김 실장은 불통과 독선의 국정운영의 상징적 인물이다. 김 실장이 청와대에 남아 있는 한 일방통행의 국정운영, 박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통치 기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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