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뿔났다
지구가 뿔났다
  • 관리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10.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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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이판을 다녀왔다. 팔자가 좋아 휴가를 다녀 온 것이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사이판정부의 상원의장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사이판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기 위함이었다. 화석 연료(석유)를 사용하는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다 보니 들쑥날쑥 올라가는 연료 비용을 감당키 어렵고 심각한 탄소 배출로 청청 해양지역의 오염도 걱정된다고 한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한국의 장마는 9월 중순이 되도록 그만 둘 기세를 보이지 않았는데. 사이판도 우기라 해 걱정을 했더니 길어야 2분, 보통은 30초 정도 소나기가 내리고는 다시 쨍 하고 햇살이 눈부시다.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반면 태풍의 근원지가 북상함에 따라 사이판 지역은 예년에 비해 피해가 덜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평균 나흘에 한번 오던 비가 올해는 3배인 사흘씩 왔으니 축축한 곰팡이 냄새에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려 확실히 아열대 기후로 변화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예전같이 대륙성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내지 못해서라는데 이는 지구 온난화가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한다. 이렇게 기후가 바뀌어 버린다면 우리에게 어떤 재앙이 닥칠지 두렵기만 하다.
 

원시인으로 되돌아 가기엔…

어떻게 지구를 달래야 이 재앙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미국 인텔렉츄얼 벤쳐스라는 회사는 29km나 되는 긴 호스를 성층권까지 끌고 올라가 액화 이산화황을 분사하면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을 반사해 지구를 시원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 지구인이 나서서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영국에 사는 마크보일이라는 청년은 지구의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돈 한푼 안 쓰고 일년 살기’를 시도했다. 돈이 가져오는 환경파괴와 인간성 상실을 극복하자는 의도이다. 단지 공짜로 사는 것이 아니라 공해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탄소 배출과 연계된 문명의 기기나 생활 방편들을 최대한 피하고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 삶을 실천해 보임으로서 사람들을 계몽하려는 생각이었다. 돈을 들여 옷을 빠는데 드는 시간이 10분이라면 돈을 들이지 않고 옷을 세탁하는 경우 2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사용하는 물은 100리터와 12리터로 물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원시인처럼 살지 않아도 대형 승용차를 소형으로 바꾸고, 카풀을 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만 해도 엄청난 기여가 될 수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전력 생산과 배송의 중앙 집중적인 모델은 최초 에너지 인풋의 3분의 2를 낭비한다고 한다. 그 결과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연료를 태우고 훨씬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생산돼 고압 전송망으로 들어간 전기의 3분의 2가 각 가정의 소켓에 닿기도 전에 상실돼 버리다니…

미국의 사무실에서 1년간 나오는 폐지만으로도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3m 벽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추산한다. 1톤(뉴욕의 변호사 한사람이 1년에 검토하는 서류의 양)의 폐지를 재생하면 나무 17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후배는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는지 본인도 한번 시도해 보겠다고 준비가 한창이다. 문명화가 경쟁력처럼 확산, 발전하는 세상에 모두가 원시인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조금씩 과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자손들이 쾌적한 지구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이판의 아름다운 섬에 다른 지역의 쓰레기를 가져다 소각 발전소를 지으면 어떻겠느냐는 어느 의원의 질문에 청정 사이판을 모토로 클린 마케팅을 하면 좋겠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지영만

 순천향대 산학연 정책과정 수료/NYU(NewYork University) 마케팅과정 수료/

1979년 삼성전자 입사/1998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이사)/

2001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상무)/2005년 제일모직 마케팅 및 홍보담당 상무/

2007년 제일모직 남성복 컴퍼니장(전무)/2009년 제일모직 경영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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