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전사고, 세월호 이후 바뀐 게 없다
‘또’ 안전사고, 세월호 이후 바뀐 게 없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5.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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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계속되는 人災…뼛속 깊은 안전불감증

27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버스터미널 화재’다.

어제 아침 경기도 고양시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에서 불이 나 최소 7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은 소방대에 의해 20분 만에 진화됐지만 좁은 공간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번지면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은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사설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그토록 안전을 강조하는데도 지하철 추돌에 이어 버스터미널 화재사고까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은 안전불감증이 사회 전체에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이후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고, 동아일보는 “48명 사상자 낸 고양터미널 화재도 人災였다”고 안타까워했다. 경향신문은 “세월호 이후에도 안전사고 또 안전사고…”라고 비판했으며 서울신문은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뼛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 26일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구조자를 이송하고 있다.

다음은 27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7일 조간)

▲ 경향신문 = 세월호 이후에도 안전사고 또 안전사고… /"진상규명이 치유"라는 세월호 유족들의 호소 /청와대 대변인 망발 언제까지 두고볼 텐가
▲ 국민일보 = 경제혁신 3개년계획 다시 고삐 죌 때 /PK 편중 인사가 정부신뢰 떨어뜨린다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인명피해는 또 뭔가
▲ 동아일보 = 청와대 王실장의 무거운 책임과 대변인의 가벼운 입 /다음-카카오, 한국식 포털 횡포 끝내고 세계로 가라 /48명 사상자 낸 고양터미널 화재도 人災였다
▲ 서울신문 = 세월호 잊고 네거티브만 춤추는 지방선거 /安 후보자 재산환원 결심과 전관예우 폐단 /세월호 수습도 못했는데 터미널 화재라니
▲ 세계일보 = '법조 전관예우' 당연시하며 '관피아 척결' 하겠는가 /'PK 편중' 인사로는 국민통합 이룰 수 없다 /국민성금, 뜻 깊게 쓰기 그렇게도 힘든가
▲ 조선일보 = 安 후보자, 번 돈 내놓는다고 공직 적폐 척결 자격 생기겠나 /터미널 화재로 40여 명 死傷, '세월호' 이후 바뀐 게 없다 /다음ㆍ카카오, '네이버 10년 獨走' 깨야 인터넷 시장 더 커질 것
▲ 중앙일보 = 세월호에도 줄 잇는 인재, 안전 '나사' 조이자 /안대희, 전관예우 의혹 비켜갈 수 없다 /인성교육진흥법, 사람 사는 세상의 초석 돼야
▲ 한겨레 = 고양터미널 화재, 끊이지 않는 세월호형 참사 /'공천 장사' 하려고 '정당공천 폐지' 백지화했나 /'다음+카카오'에 거는 기대와 우려
▲ 한국일보 = 이번엔 터미널 화재, 변함없는 안전불감증 /안대희 후보자 '돈 문제' 더 분명히 밝혀야 한다 /다음-카카오 합병 IT기업 세계화 계기 되도록
▲ 매일경제 = 청와대ㆍ내각 개편땐 탕평인사 고려해야 /세월호 성금 모금과정ㆍ집행 투명하게 밝혀라 /고양서 또 화재 참사, 安全 외치더니 이게 뭔가
▲ 한국경제 = 다음-카톡 합병, 모처럼의 빅딜 반갑다 /국가 R&D 17조원…성과 없는 이유 모르시나 /이젠 말레이시아에도 밀린 규제개혁

조선일보는 ‘터미널 화재로 40여 명 死傷, '세월호' 이후 바뀐 게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26일 오전 9시쯤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고 27분 만에 불길이 잡혔지만 유독가스가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1~2층까지 번지면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하 1층 식당가에서 점포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용접 불꽃이 건축 자재에 튀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용접 작업 도중 불티가 건축 자재로 튀어 화재로 번진 사고가 매년 수백 건에 달한다. 2008년 12월엔 경기도 이천시 서이천물류센터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가 불이 나 8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산업안전 관련 법령에는 통풍·환기가 잘 안 되는 장소에서 용접 작업을 할 때는 불티가 튀는 것을 막는 덮개와 방화포를 설치하는 등 안전수칙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이번 사고를 보면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이 세월호 참사 이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정부가 안전 관련 부처 조직을 키우고 마피아 같은 관료 집단만 수술하고 나면 ‘안전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 안전을 무시하는 가치관과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언제 어떤 참사가 또 발생할까 늘 가슴 졸이며 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세월호 이후에도 안전사고 또 안전사고…’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그토록 안전을 강조하는데도 지하철 추돌에 이어 버스터미널 화재사고까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을 보면 대체 안전한 곳은 어디인가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전형적 인재(人災)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터미널이나 백화점, 시장 같은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피해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고양터미널만 해도 지하 5층, 지상 7층에 영화관과 쇼핑몰 등이 입주해있다. 만약 이날 불이 아침이 아니라 낮이나 저녁에 났다면 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을 게 틀림없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방점검과 관리감독을 한시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은 ‘세월호 수습도 못했는데 터미널 화재라니’라는 사설에서 “대형 마트와 복합상영관 등이 들어서 있고, 지하철역과도 연결돼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터미널에서 화재의 불씨를 안고 있는 용접 작업이 대낮에 안전 대책없이 버젓이 진행됐다는 게 어처구니없을 따름”이라며 “그만큼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뼛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과 40여일 전 우리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다. 아직도 16명의 실종자들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세월호 속에 갇힌 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채 수습하지도 못했는데 터미널 화재라니, 이제는 정말이지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지친 상황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희생당할 때까지 이런 안전사각지대를 방치할 것인지, 중앙정부나 지자체 할 것 없이 맹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48명 사상자 낸 고양터미널 화재도 人災였다’라는 사설에서 “화재 발생 장소는 대형 슈퍼마켓과 영화관이 입점해 있어 안전관리가 특히 중요한 곳이다. 27분 만에 진화가 됐는데도 유독가스로 인해 짧은 시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하 1층에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는 만큼 소방당국은 시공업체가 전원을 차단한 채 공사를 한 것이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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