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낙마는 사필귀정, 국민 공감 얻어야”
“안대희 낙마는 사필귀정, 국민 공감 얻어야”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5.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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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국민과 따로 노는 청와대 인사검증

29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안대희 사퇴’다. 변호사 시절의 고액 수임료 논란에 휩싸였던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어제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의혹으로 국민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사퇴했다.

안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부정부패와 ‘관피아’를 척결하기 위해 발탁한 회심의 카드였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장에 서보지도 못하고 낙마하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쇄신 구상과 정부 조직개편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사설들은 “과거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국민 검사’로 불렸던 안 후보자가 검증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퇴장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사필귀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선일보는 “安후보 사퇴를 전관예우와 관피아 척결의 첫걸음으로 만들라”고 말했고, 중앙일보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를 구하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안대희 인사 참사’ 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한겨레는 “선거용 ‘졸속 지명’이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고, 경향신문은 “다시금 박 대통령의 인사 실패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29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9일 조간)

▲ 경향신문 = '안대희 사퇴'가 박 대통령에게 던지는 교훈 /6분 화재에 29명 사상자 낸 장성 요양병원 참사 /정부 조직개편을 이런 식으로 해도 되나
▲ 국민일보 = 安 후보자의 낙마, 우리의 현실이고 아픔이다 /시늉 뿐인 요양병원 안전관리가 화 불렀다 /'동남권 신공항' 지자체장 공약사안 아냐
▲ 동아일보 = '안대희 인사 참사' 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이번엔 어르신 병원 참사…안전점검 즉각 다시 하라
▲ 서울신문 = 안대희 사퇴, 민의 받든 책임총리 인선 바란다 /'만기친람 대통령' 소리 더는 나오지 않길 /기본이 지켜지는지 되묻게 하는 장성 참사
▲ 세계일보 = 총리후보 낙마, 靑은 '적폐 척결' 방법 다시 생각해야 /국민 울화증 키우는 여의도 정치인들 /또 '무늬만 개혁' 하는 공무원연금
▲ 조선일보 = 安 후보 사퇴를 전관예우ㆍ官피아 척결 첫걸음으로 만들라 /이번엔 '요양병원 떼죽음', 연쇄 재난 언제 끝나려나
▲ 중앙일보 =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를 구하라 /안행부 개편안 후퇴, 관료 저항 때문인가 /요양병원 화재, 도대체 안전한 곳이 없다
▲ 한겨레 = 선거용 '졸속 지명'이 낳은 안대희 낙마 /'부총리' 없어 '책임행정' 못했나 /'위험사회'의 끊이지 않는 참사
▲ 한국일보 = 안대희 사퇴 청와대 책임 무겁다 /세월호 국조 합의 못하는 여야의 구태정치 /노인요양시설 안전점검 즉각 전면 실시하라
▲ 매일경제 = 안대희 총리후보 사퇴가 던지는 3가지 경고 /세월호 소비감소 충격, 정상화 나서야 한다 /安全 더 나사 조이고 이제 방화범도 신경써라
▲ 한국경제 = 경제성장 끌어내린 건 세월호가 아니다 /안대희 사퇴, 법조계 부패수준 드러냈을 뿐 /CO₂세금, 환경강박증 언제쯤 벗어날 건가

조선일보는 ‘安 후보 사퇴를 전관예우·官피아 척결 첫걸음으로 만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28일 사퇴했다. 지난 22일 총리에 내정되고 1주일 만이다. 안 후보자는 ‘후보로 지명된 이후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문제로 국민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출범한 지 1년 반도 안 된 정부에서 총리 후보자의 낙마(落馬)가 벌써 두 번째다. 그동안 10명이 넘는 장관·청와대 수석이 임명장도 받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모두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청와대는 잇따라 인사에서 실패한 뒤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는 인사위원회를 만들고 인물 검증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이번 일을 통해 여전히 검증 장치에 큰 구멍이 뚫려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또 “더욱 걸리는 것은 청와대가 국민의 상식적 잣대로만 판단했어도 안 후보자 문제는 충분히 거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누가 봐도 전관예우라고 생각되는 문제를 그냥 넘겼다는 것은 청와대 내부의 인식 자체가 국민과 따로 놀고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것이 더 크고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사고를 칠 것이다. 청와대가 이런 식의 검증 기준과 시스템을 계속 유지한다면 공직사회 혁신이나 국가 개조는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안대희 인사 참사’ 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라는 사설을 통해 “안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부정부패와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척결하는 관료사회 혁신의 사령탑으로 발탁한 회심의 카드였다. 그가 인사청문회장에 서보지도 못하고 낙마함으로써 박 대통령의 인사쇄신 구상이 흐트러지고 정부 조직개편과 관료사회 수술 등 국가개조 작업의 동력이 흔들릴 위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청와대가 안 후보자의 거액 수임료를 몰랐다면 현 정부 출범 때부터 문제가 제기된 인사검증 시스템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 있다는 얘기다. 대법관까지 지낸 안 후보자가 변호사 5개월 동안 16억 원 정도를 번 것에 대해 ‘법조계에선 그럴 수 있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판단했을지 모른다. 법무부 장관 출신의 김기춘 실장과 고검장 출신의 홍 수석, 그리고 법조 출신 일색의 산하 비서관들이 국민의 눈높이를 헤아리지 못하고 ‘집단사고(Group Think)’에 빠진 결과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를 구하라’는 사설에서 “‘좌장군 우율사 중관료’란 말에서 보듯 법조인을 우선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는 정부 개혁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서의 권력 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법과 질서 외에 나눔과 배려, 바른 원칙에 앞서 국민과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시야를 넓혀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까지 인재풀에 넣어 새 총리감을 물색하기 바란다. 인사에서 더 이상의 실패는 있어선 안 된다.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찾지 않은 것뿐이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개혁 총리감은 어디 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한겨레는 ‘선거용 ‘졸속 지명’이 낳은 안대희 낙마’라는 사설에서 “인사 검증의 첫 관문이 재산 문제라는 점에서 청와대는 안 후보자의 고액 수임료 문제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안 후보자를 후보로 지명했다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얘기다. 결국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그들만의 눈높이’로 총리 후보자를 검증했다는 것인데 청와대 참모진의 기능이 크게 고장 났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안대희 사퇴’가 박 대통령에게 던지는 교훈’이란 사설에서 “안 후보자의 낙마로 국정의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내각과 청와대 개편 일정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박 대통령은 총리 인선을 세월호 국면 돌파, 지방선거를 겨냥한 분위기 반전용으로 삼고자 하는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 ‘세월호 이후’를 이끄는 데 필수적인 통합과 화해에 방점을 두고,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총리 후보를 찾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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