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무승부’, 준엄한 경고장
지방선거 ‘무승부’, 준엄한 경고장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6.0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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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대통령과 여야 모두 완승·완패 주지 않은 현명한 民心

5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지방선거 무승부’다.
 
4일 실시된 제6대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5일 오전 7시 기준 17개 시·도지사 중 8곳, 새정치민주연합은 9곳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세월호 참사’의 악재에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을 이기고 ‘텃밭’ 부산을 사수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은 인천을 내줬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곳을 휩쓸면서 정치적 중원을 확실하게 차지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설들은 “6·4 민심은 여와 야 어느 쪽으로도 일방적으로 기울지 않았다”며 “유권자들은 대통령과 여당에는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자세를 가다듬길 바랐고, 야당에는 기회를 주면서도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완승·완패 주지 않은 현명한 民心 제대로 읽으라”고 말했고, 중앙일보는 “정권과 야당을 같이 문책한 '세월호 선거'”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 6·4 민심은 준엄한 경고장 보냈다”고 강조했고,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과 여야 모두 지방선거 민심 앞에 겸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5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5일 조간)

▲ 경향신문 = 진보교육감 압승이 의미하는 것 /박 대통령과 여야 모두 지방선거 민심 앞에 겸허해야
▲ 국민일보 = 선거 민심 수용해 국가 대개조에 힘 모아야 /개표방송 제대로 못하고 출구조사 노출 사고까지 /배출권 거래제 논란 언제까지 거듭할 셈인가
▲ 동아일보 =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게 6ㆍ4 민심은 준엄한 경고장 보냈다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 정치색 빼고 기본에 충실해야
▲ 서울신문 = 표심 받들어 국가 적폐 청산에 모두 나설 때다 /지방선거 제도상 맹점 제대로 짚고 수술하길 /정치적 망명 꿈꾸는 유병언 비호세력 누군가
▲ 세계일보 = 지방선거에 드러난 民心, 여야는 뼈저린 반성해야 /'주민 없는' 풀뿌리 선거 언제까지 할 텐가 /성범죄에 또 뚫린 학교, 어린이 보호 말뿐이었나
▲ 조선일보 = 완승ㆍ완패 주지 않은 현명한 民心 제대로 읽으라 /보수 분열로 전교조 교육감들 손에 들어간 '교육 권리'
▲ 중앙일보 = 정권과 야당을 같이 문책한 '세월호 선거' /보수 궤멸로 나타난 교육감 선거
▲ 한겨레 = 여당에 '경고', 야당에 '분발' 촉구한 6ㆍ4 선거 /세월호 참사가 몰고 온 '진보 교육감 시대' /환경의 날, '지구 위해 목소리 높이자'
▲ 한국일보 = 여야 모두 6ㆍ4 민심 겸허히 받아들여야 /관료사회 저항으로 "관피아 척결" 희석 조짐 /유병언 수사 지지부진, 더 이상 시간 끌 수 없다
▲ 매일경제 = 선거에 담긴 민심 받들어 경제 활성화 나서라 /총리인선ㆍ개각 동시에 속도감 있게 진행하길 /100엔 - 1000원 붕괴, 日기업의 역습 거세진다
▲ 한국경제 = 선거는 비겼다…이제 일 좀 하자 /톈안먼 사태 25주년…중국이 가야할 길 /갈등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는 좋다만…

중앙일보는 ‘정권과 야당을 같이 문책한 '세월호 선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大)혼전의 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세월호 참사 이전만 해도 주요 관심사는 지방행정 4년에 대한 평가였지만 세월호 이후 심판론으로 확대됐다. 출범 1년 3개월만에 유권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내렸다. 선거 전에 탄생한 야당 새정치연합도 대안세력이 될 수 있는지 평가를 받았다. 정권과 야당 모두 진땀 나는 시험을 치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보는 각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인천·강원·제주 등지에서 선전했고 부산·대구 같은 텃밭을 지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수도권에선 시장·구청장도 늘렸다. 투표 전에 여론조사 등을 바탕으로 제기되던 ‘여당 비관론’을 생각하면 선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12년 총선과 대선 그리고 1년 넘게 지속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보자면 박 정권은 민심의 호된 시험을 치렀다”고 지적했다.

중앙은 또 “새정치연합은 경기와 부산에서는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해 반(反)한나라 전선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음에도 고전했다. 전반적으로 야당은 세월호 참사라는 정권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약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이 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는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적잖은 유권자가 야당도 일정부분 국정에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 6·4 민심은 준엄한 경고장 보냈다’는 사설을 통해 “6·4지방선거에서 국민은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가운데 어느 한쪽의 손도 화끈하게 들어주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에 대처하지 못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는 민심과 ‘그래도 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자’는 민심이 백중세를 이뤘다. 여야가 대립하고 반목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함께 국가 대개조에 나서라는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선방’은 세월호 사고 대처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지지층의 애정이 식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이런 민심을 받들어 우리 사회 곳곳에 누적된 부정부패와 관(官)피아, 민관유착을 일소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는 국가 개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는 동시에 선거에서 국민이 보여준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여당에 ‘경고’, 야당에 ‘분발’ 촉구한 6·4 선거’라는 사설에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야당이 승리한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새누리당의 영원한 텃밭으로 여겨졌던 서울 강남 지역에서 박원순 후보가 처음으로 여당 후보와 거의 대등한 접전을 벌인 의미는 매우 크다. 여권의 전통적 앞마당이라 할 부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만큼 민심이 여권에서 상당히 등을 돌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의 선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이런 정도의 성적을 거둔 것은 놀라울 정도다. 야당에 유리하게 조성된 선거 환경을 고려하면 새정치연합이 거둔 성적표는 오히려 기대에 못 미친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는 여권의 독주에 ‘경고와 견제’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야당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꺼린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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