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카드, 중앙일보 ‘기대’…조선-한겨레 ‘우려’
문창극 카드, 중앙일보 ‘기대’…조선-한겨레 ‘우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6.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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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수첩인사’ 탈피 긍정적, 행정력-보수성향 우려

11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문창극 총리 지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새 국무총리 후보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했다. 국가정보원장에는 이병기 주 일본 대사를 내정했다.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후 44일 만이며,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물러난 지 20일 만에 후임자 인선이 이뤄졌다.

사설들은 최초의 언론계 출신 총리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상당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총리 후보라면 으레 거론되던 법조계나 관료 출신의 틀을 벗어났고, ‘수첩인사’가 아니라는 점은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행정 경험이 전무(全無)하고, 그간 써온 글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통합·책임 총리로는 부적합한 카드란 지적도 상당하다.

이번 인선을 두고 조선-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기대와 우려’를 한겨레-경향 등 진보언론은 ‘우려’를 표명한 반면 문창극 후보자가 몸담았던 중앙일보는 ‘기대감’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조선일보는 ‘'언론 출신 총리, 親朴 국정원장'을 보는 기대와 우려’라는 사설에서 “새 총리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기준은 '책임 총리'를 실천해나갈 능력과 소신을 갖췄느냐는 점인데, 문 후보자는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통합·책임 총리와 거리 먼 ‘문창극 카드’’라는 사설에서 “문 후보자는 극심한 우편향 언론인으로 국민통합형 총리 인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문창극 후보자 지명에 거는 기대’라는 사설에서 “문 후보자는 37년간 언론 생활을 하면서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고 뚜렷한 소신과 열린 보수의 면모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11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11일 조간)

▲ 경향신문 = 통합ㆍ소통과는 거리 먼 문창극 총리 지명 /세월호 재판, 실체적 진실 규명의 장 돼야 /6ㆍ10항쟁 기념일마저 반쪽 행사라니
▲ 국민일보 = 소통 중시하고 할 말도 하는 '문창극 총리'라야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당사자들 눈치만 봤나 /낙하산ㆍ경영부재의 KB 이젠 새 길 찾을 때
▲ 동아일보 = '깜짝 발탁' 문창극 후보자, 국민 기대에 맞는 총리감인가 /法피아 稅피아는 그냥 두고 관피아 척결하겠다니 /군복무를 대학 학점으로 보상한다는 차별적 발상
▲ 서울신문 = 난산 끝 총리 인선, 국가개조 시험대 올랐다 /지방정부 여야 협력, 자치의 본령 돼야 /'물타기'와 '솜방망이'…역량 한계 보인 檢 수사
▲ 세계일보 = 총리 후보자, '국가 개혁' 총대 멜 각오 다져야 /세월호 재판, '죽음 부른 무책임' 죗값 똑똑히 물어야 /한쪽에서 풀고 다른 쪽에서 묶으면 규제 사라지겠나
▲ 조선일보 = '언론 출신 총리, 親朴 국정원장'을 보는 기대와 우려 /친박 좌장도 '黨ㆍ靑 관계 이대로는 안 된다'는데 /전교조, 때 만났다고 철야 농성 하며 법원에 압력 넣나
▲ 중앙일보 = 문창극 후보자 지명에 거는 기대 /이병기 후보자, 바닥 친 국정원 신뢰 회복시켜야 /정치검찰의 월권, 시민통제로 바로잡아야
▲ 한겨레 = 통합ㆍ책임 총리와 거리 먼 '문창극 카드' /이념이 아니라 현장의 눈으로 봐야 한다 /군복무 학점 인정제, 무리하고 비현실적
▲ 한국일보 = 문창극 후보자 책임총리ㆍ국민화합 가능할까 /세월호 검찰수사 지지부진, 국정조사는 파행 /"군 복부 대학학점 인정" 안이하고 섣부르다
▲ 매일경제 = 예상외의 文총리후보 개혁과 통합 이뤄내야 한다 /통화전쟁시대 한국의 대응책 더 고민해 보라 /진보 교육감, 교육 낙오자 프랑스가 모델이라고?
▲ 한국경제 = 어설픈 통합론은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폭풍전야 글로벌 시장, 언제 무엇이 터질 것인가 /환경부의 저탄소車 협력금 강행, 문제있다

중앙일보는 ‘문창극 후보자 지명에 거는 기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안대희 후보자의 낙마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당·정·청 인사쇄신은 문 후보자의 지명을 계기로 탄력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은 특별히 검증 부분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평생 언론의 외길을 걸어왔고 재작년 현직에서 은퇴한 뒤엔 학계에서 후학을 길러 왔다”고 전했다.

이어 “총리나 장관감 하면 으레 거론되던 법조계나 관료, 정치인 출신의 틀을 벗어나 언론계에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 인사 방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박 대통령의 이번 선택은 자신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거나 대선 캠프 출신들 가운데서 사람을 중용하던 이른바 수첩인사에서 탈피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수첩인사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충성심을 유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의 고유한 역할을 해야 할 내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덧붙였다.

중앙은 또 “문 후보자는 37년간 언론 생활을 하면서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고 뚜렷한 소신과 열린 보수의 면모를 보였다. 과거 칼럼을 통해 ‘박근혜 의원’의 권위주의적 스타일, 동조하는 언론의 자화상에 대한 뼈아픈 비판과 반성을 동시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직언의 자세가 총리가 된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할 것이다. 야권·시민단체와의 소통도 그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다. 특히 한국의 보수가 자기 희생을 꺼려하고 오만과 부패의 늪에 빠져 있다는 평소의 개혁적 보수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정 수행과정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언론 출신 총리, 親朴 국정원장'을 보는 기대와 우려’라는 사설에서 “문 후보자는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 역대 정권마다 학자 출신을 총리 또는 장관으로 발탁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관료 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고 거꾸로 관료들에게 휘둘렸기 때문이다. 언론계 출신으로는 첫 총리 후보로 발탁된 문 후보자 역시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깜짝 발탁’ 문창극 후보자, 국민 기대에 맞는 총리감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문창극 후보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던 그야말로 ‘깜짝 인사’다. 지역이나 직역의 편중을 해소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정과 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문 후보자가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칫하면 책임총리가 아니라 새로 등장할 사회부총리와 기존 경제부총리 사이에서 ‘낀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통합·책임 총리와 거리 먼 ‘문창극 카드’’라는 사설에서 “언뜻 보면 박 대통령이 영남과 대선캠프 출신, 법조계, 관료 위주의 수첩인사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평가할 요소가 없지는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문창극 카드’를 국민통합형 총리 인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 후보자는 극심한 우편향 언론인으로 평가받는다. 각종 칼럼을 통해 복지 확대를 앞장서 비판하는 등 극보수적 이념 성향을 내보였다. 학교 무상급식을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몰아세웠고 안보와 전교조 문제 등에서도 강한 보수성을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 역시 ‘통합·소통과는 거리 먼 문창극 총리 지명’이란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이번 총리 인선에서 소통과 화합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고 하지만, 실은 51%의 국민만을 바라보는 일방의 국정운영 기조가 변함없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문 총리 지명자가 세월호 참사로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공직사회 개혁과 관피아 척결 등을 수행해낼 능력을 겸비했는지도 의문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 지명자가 총리로서 자질과 도덕성, 국정운영 능력을 갖추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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