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역사상 지금이 가장 익사이팅한 시기”
“PR 역사상 지금이 가장 익사이팅한 시기”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6.16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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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히긴스(Jon Higgins) 케첨 인터내셔널 CEO

[더피알=강미혜 기자] 국내 PR업계에서 ‘케첨(Ketchum)’이라는 이름은 아직 낯설다. 그도 그럴 것이 20년 역사의 인컴브로더가 케첨으로 변신한 지는 이제 겨우 8개월 남짓하다. 하지만 글로벌적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90년 역사의 케첨은 전세계 70개국 100개 이상의 지사, 2000여명이 넘는 전문가들을 보유하며 강력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존 히긴스(Jon Higgins) 케첨 인터내셔널 CEO를 만나 한국 시장 진출 이유와 방향성,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


한국에 온 이유는. 첫 방문인가.
케첨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방문은 케첨 직원들을 셋업(set up·구성)하기 위해, 지금은 셋업된 친구들과 스킨십하기 위해 왔다. 또 한국 비즈니스의 향후 방향성과 사업 계획 등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케첨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게 된 배경은.
아태지역은 케첨이 보유하고 있는 클라이언트(고객사)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케첨 입장에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은 물론 인도와 싱가포르 등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이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한국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진출을 결정했다. 케첨만의 판단이었다기보다 클라이언트가 원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한국 진출을 이끌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한국 PR시장의 특수성 또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시장의 매력 중 하나는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의 (해외) PR서비스 니즈가 크다는 점이다. 반대로 해외에 기반을 둔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 또한 한국에 진출하면서 특화된 PR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전 세계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소비자들 안목 자체가 굉장히 높다. 새로운 기술, 신제품이 출시되면 한국이 테스트베드(Test Bed·시험대)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글로벌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현재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세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면서 그들을 케첨 문화에 통합시키는 것. 둘째, ‘브레이크 쓰루 아이디어즈(Break Through Ideas)’라는 기업 슬로건에 걸맞게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 돌파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는 것. 셋째, 클라이언트 서비스 진행에 있어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 he is... 아시아·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케첨의 글로벌 네트워크 내 지사 및 계열사를 총괄 관리하고 있으며, 이사회 멤버다. 케첨 런던의 ceo 재직 기간 중에는 ‘영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여러 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초창기지만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성과를 꼽는다면.

매출과 수익 등 비즈니스 목표를 세워놓고 있긴 하지만, 앞서 얘기한 세 가지 목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멀리 보면서 비즈니스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기가 올해다. 무엇보다 팀 멤버 구성 등 질적인 토대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인컴은 한국 PR업계에서 오랜 기간 실력과 평판 등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런 만큼 인컴과의 결합이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지만, 케첨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을 듯하다.
인컴이라는 브랜드를 손용석 회장(現 인컴피알재단 이사장)과 동일시하는 시선이 많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케첨이란 이름이 아직 한국 시장에서 생소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우연희 대표를 통해 케첨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글로벌 본사 또한 면밀한 지원을 통해 한국 비즈니스를 확장시키는 데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인컴이 쌓은 토대 위에서 좋은 건 이어나가면서 케첨만의 역량 등을 보여주다 보면 자연스레 성장하고 또 우리만의 명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이미 글로벌 PR 회사들이 여럿 있다. 그들과 비교해 케첨만의 차별점 혹은 강점은 무엇인가.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이야기해야 할지…(웃음) 음, 우선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성이다. PR업계는 신규 고객사 유치 못지않게 기존 고객사 유지가 중요하다. 또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이 클라이언트라면, PR회사에 몇 개 국가의 서비스를 맡기는가도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 간 신뢰도의 가늠자가 된다. 이 점에서 케첨은 클라이언트와 상당히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하나는 케첨의 문화다. 문화는 여러 가지로 정의내릴 수 있지만, 특히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의 일관성,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케첨은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때까지 오래 다니는 시니어들이 많다. 가치와 리더십에서 일관성을 지키는 조직문화의 영향이 크다. 이노베이션 역시 강점이다. 내부적으로 CIO(Chief Innovation Officer), CLO(Chief Learning Officer) 직책을 두고 있을 정도로 이노베이션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광고회사들의 주 무대인 칸국제광고제(CANNES LIONS)에서 매년 크리에이티브 부문 수상이 많은 것도 이노베이션을 핵심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혹자는 광고가 가고 PR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할 만큼 PR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글로벌적으로 PR시장의 성장세, 어떻게 보고 있나.
바로 오늘 아침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말했고, 집에서도 늘 아이들에게 하는 얘기가 지금이 PR 역사상 가장 익사이팅(exciting)한 시기라는 점이다. 매일 매일 빠르게 변화하고 시시각각 에이전시의 역할이 변화를 요구받는다. 소셜미디어의 출현이 업계 전반에 걸쳐 강력한 변화를 이끌었고, 또 이끌고 있다.
예전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퍼블리시티 중심의 언드미디어(Earned Media)에 치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드와 함께 페이드(Paid)·쉐어드(Shared)·온드(Owned)미디어가 전부 맞물려 같이 돌아간다. 이런 변화 속에서 PR인들이야말로 클라이언트 사업에 영향을 주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적임자다. 과거엔 PR이 클라이언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비즈니스 운영 방식의 개선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한다.

글로벌 PR동향 가운데 주목해야 할 것은.
단연 소셜미디어다. 소셜미디어가 PR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놓으면서 그 안에서 부수적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부상으로 마케팅PR 측면에서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PR업계 내부적으론 좋은 인재에 대한 갈증이 크다. 케첨 또한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그들이 또 다른 좋은 인재를 끌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히긴스 ceo와 케첨 한국지사의 우연희 대표(오른쪽)가 나란히 웃고 있다.

PR회사의 특성상 인재풀이 곧 경쟁력이다. 하지만 국내 PR회사의 상당수가 인재난을 겪고 있고 구성원들의 이직 또한 잦은 게 사실이다. 존의 경우, 케첨 런던 CEO 시절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여러 차례 선정된 이력이 있다. 직원 만족도가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인재난, 이직난을 겪는 국내 PR회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듯하다. 개인적 노하우를 들려 달라.

2001년 런던 CEO로 부임했는데 가서 보니 구성원들 사이에서 뚜렷한 비전이 없었다. 케첨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고,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목표가 불분명했던 것이다. 그래서 영국 런던 지하철역에 적힌 차량과 승강장 사이 틈을 조심하라는 문구인 ‘마인드 더 갭(Mind the Gap)’에서 착안, 현재 나의 모습과 앞으로 되고 싶은 나의 모습에 대한 거리(Gap)를 없애자는 의미의 마인드 더 갭 캠페인을 전개했다. 구체적으로 사업 목표와 실적을 모든 직원에게 공유하고, 업무환경을 개선했으며, 교육 프로그램 강화 및 신규사업 개발 시 전 직원이 참여하도록 하는 등의 실천적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진행했다. 그 결과 런던에서 7년 간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캠페인,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싶다. 우연희 대표를 비롯해 한국 팀원들과 함께 공통된 목표를 향해 같은 마음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케첨으로 가면 정말 전문PR인으로 성장할 수 있겠구나 하는 강한 신뢰를 쌓고 싶다.

케첨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필수 요건은.
중요하게 보는 건 역시 태도(attitude)다. 스펙을 많이 쌓아서 역량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낮추고 비워서 새롭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어있는 친구들을 원한다. 지금은 경력직 위주로 모집하고 있지만, 향후엔 신입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PR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PR업계 입문자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다. 첫째, 누군가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 되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언제 어디에서고 할 일을 찾을 수 있다. 또하나 ‘달을 향해 쏘라(Shoot for the Moon)’는 것이다. 영어식 표현인데 풀이하자면 큰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열정을 가지라는 뜻이다. 달을 향해 화살을 쏘면 결과가 안 좋아 봤자 지붕에 떨어지는 정도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가지 않는 길을 가려는 열정이 있으면 훌륭한 PR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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