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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있는 공간에 대한 행복한 상상, ‘원룸원포토’[문화소통] 일상 속 예술의 즐거움을 만나다

[더피알=이슬기 기자] 비타민D는커녕 산소도 부족한 듯한 사무실, 문득 고개를 들어 시선이 머문 곳에 머리를 식혀줄 작품 한 점 걸려있으면 어떨까? 독거인구가 전체의 1/3을 차지하는 대한민국, 혼자 들어간 집에 마음을 어루만져줄 사진 한 점이 반겨준다면? 어려서부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 청소년들의 방에 사진 한 점 있다면 그들의 정서에 더 좋지 않을까? 한 공간에 한 작품을 걸어 예술을 소유하고 소비하자는 즐거운 운동, ‘원룸원포토(One room One photo)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이순심 갤러리 나우 대표(56)를 만나봤다.

   
▲ 회의실에 걸려 있는 작품 사진들. (사진제공=갤러리 나우)

“우리 뇌에는 세로토닌이란 물질이 있대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나 자연에 갔을 때 등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은근한 기쁨을 관장하는 행복 호르몬이죠. 예술 작품을 보면 세로토닌이 분비된다더군요. 기분도 좋게 해주고 스트레스도 감소시키는 거죠.”

평소 친분이 있던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그간 이 대표가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던 부분에 대해 세로토닌이란 물질을 직접적 근거로 제시해줬다. 그 전에 작품을 사간 지인의 중학생 아들의 ‘좋은 사진을 방에 걸어두니 집중이 잘되는 것 같고 성적도 올랐다’는 증언을 통해서도 막연하게 짐작하고 있던 바였다. 이 관장은 미술품 대중화의 가치와 필요성을 느껴 본격적인 캠페인으로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의욕은 앞섰는데 막상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웃음) 일단 가격을 낮추는 게 급선무인데 작가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까다로웠죠. 사실 작가들에게는 작품이 자식이나 다름없는데 갑자기 가격을 낮추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 대표는 작가들을 일일이 만나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며 설득해갔다. 이 대표의 뜻에 공감하는 작가들이 하나둘 참여의사를 밝혔고 캠페인은 지금의 꼴을 갖춰나갔다.

작품은 3가지 사이즈, 7만원, 16만원, 26만원으로 가격을 맞췄고, 각각 300점, 200점, 150점등 한정된 에디션으로 판매한다. 작품은 유명작가의 것뿐만 아니라 모두 이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눈으로 선별한 것들이니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고르면 된다는 제언이다.

   
▲ 원룸원포토 캠페인에 동참하는 작가들의 작품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창남 <바다와 나-그 사이 공간>, 구성연 <사탕시리즈>, 전중호 , 김용훈 /사진제공=갤러리 나우

“작품을 난생 처음 구매해봤다는 분들의 반응이 가장 보람이 되요. 며칠 전 가졌던 지인들과의 모임에서는 ‘작품을 선물했더니 너무 반응이 좋더라’ ‘사무실에 걸어둔 걸 봤더니 분위기가 확 살더라’ 칭찬이 자자해서 내내 너무 즐거웠답니다.”

나아가 선물로는 ‘꽃보다 작품’이라며 이 대표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갤러리를 운영하다보니 화환은 언제나 넘쳐난다. 하지만 꽃은 그때뿐 심지어 처리하는 데에도 돈이 든다. 그에 반해 작품은 오래두고 보면서 선물한 사람을 기억할 수 있고, 혹시 질린다면 또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있으니 훨씬 낫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가격은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싼 가격이다. 이 대표는 다만, 이 가격으로 살 수는 없는 작품들을 내놨다는 것, 그리고 단돈 만원이라도 내 돈을 들여 마음에 드는 작품을 가져보는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지다고 강조했다.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 갤러리가 위치한 인사동 거리는 늘 붐비지만 갤러리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극히 일부예요. 일단 부담 없이 들어와서 감상하고, 마음에 들면 사서 걸어두는 경험은 돈 이상의 귀중한 가치가 될 거예요. 일상에 예술이 가까워지는 만큼 커지는 즐거움,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순심 갤러리 나우 대표

갤러리는 신뢰를 파는 곳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며 동아리 활동으로 사진을 시작한 이 대표는 사진대학원에 진학해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무엇보다 그녀를 매료시킨 건 사진의 우연적 요소들이었다. 사진은 마음의 닿는 것을 부단히 찾아다녀야하는 것인데, 늘 예측하지 못한 어떤 요소가 사진을 완성한다.

유수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몇 십만 원대로 내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린팅이 곧 원본인 사진의 특성상 작가들의 심리적 저항선도 높았다. 갤러리를 시작한 2006년부터 작품거래는 신뢰와 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이 대표의 철학은 이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처음 갤러리를 시작한 2006년, 첫 달에 이 대표는 자신의 실력으로 딱 1작품을 팔았었다. 대체 작품은 누가 사가는 것일까. 실의에 빠졌었지만, 서서히 마켓에서 반응하는 작품에 대한 감을 익혀나갔다.

이 대표는 갤러리 운영의 장점으로 늘 좋은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갤러리에 드나드는 이들은 대부분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정서가 어느 정도 환기가 된 사람들이다. 게다가 전시가 오픈을 하면 그걸 축하하는 사람들이 찾아든다. 갤러리는 작가들이 그들 인생의 가장 즐거운 시간을 나누는 곳. 좋은 마음이 넘치는 자리에서 함께 축하하니 즐겁다.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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