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 청와대는 ‘대통령’만 걱정했다
4월16일, 청와대는 ‘대통령’만 걱정했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7.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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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보고·의전에 급급했던 해경, 컨트롤타워 실패한 청와대

3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청와대·해경의 세월호 핫라인 통화’다. 세월호 침몰 당시 정부의 무능과 부실 대응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가 공개한 청와대와 해경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해경은 세월호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나도록 ‘370명 구조’로 알고 있었다. 뒤늦게 구조자를 166명으로 정정하자 청와대는 “대통령 보고가 끝났는데, 큰일났다”며 우왕좌왕했다. 해경은 세월호 선체가 물 밖에 떠있던 골든 타임에 “구조 단계는 아니고 지켜보고 있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현장 구조에 동원된 헬기를 급유를 핑계로 해양수산부 장관 의전용으로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사설들은 “실종자 안위보다 대통령에게 보고한 구조 인원 숫자가 틀린 것에만 신경쓰는 청와대, 구조 헬기를 의전용으로 불러내고 책임 은폐에 골몰한 해경의 행태는 왜 세월호 비극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실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해경 등 관련부처의 직무유기와 태만이 없었다면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다음은 3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3일 조간)

▲ 경향신문 = 지자체가 나선 4대강 복원, 정부는 뭐하나 /충격적인 청와대ㆍ해경의 '세월호 참사' 핫라인 통화 /'간첩 증거조작' 진상 이대로 묻힐 수 없다
▲ 국민일보 = '송파 세 모녀 사건' 4개월, 후속대책은 없었다 /정부조직 개편 서둘러야 국정공백 안 생긴다 /자살률ㆍ흡연율 최악이란 오명 언제 벗을까
▲ 동아일보 = 청와대는 부처 국과장급 인사에서 손떼라 /세월호 인명구조보다 '대통령 보고'가 그렇게 중요했나 /청부살해 시의원 수사에서 진동하는 지역부패 악취
▲ 서울신문 = 뒤로 가는 국회, '관피아'보다 '정피아'가 문제다 /시진핑 주석에 한류 차단 정책 시정 요구해야 /대기업들 비정규직보다 직접고용 앞장서길
▲ 세계일보 = 격랑의 동북아, 한반도 미래 건 외교총력전 시작해야 /특권 내려놓기와 정치혁신, 모두 빈말이었던가 /늘어나는 재범 성폭행, 전자발찌는 장식용인가
▲ 조선일보 = 인사권 청와대에 뺏긴 장관들이 무슨 일 할 수 있겠나 /원칙도 없고 염치도 없는 與野 재ㆍ보선 공천 다툼 /대기업들 비정규직ㆍ파견 근로자 차별 해소에 더 힘써야
▲ 중앙일보 = 한ㆍ중 경제협력의 새 틀을 짜자 /수상한 총기 난사 대응…군이 불신 사서야 /보고ㆍ의전에 급급했던 해경, 국민은 안 보였다
▲ 한겨레 = 4월 16일 청와대는 '대통령'만 걱정했다 /최양희씨, '창조투기부' 장관 후보라면 모를까 /비과세ㆍ감면 축소만으론 부족하다
▲ 한국일보 = 요동치는 동북아, 한중 정상회담 의미 크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부실대응 따져야 /전교조-정부 갈등에 진보교육감들의 역할
▲ 매일경제 = 900원대 환율 각오하고 경영계획 짤 때다 /공직사회 동요 촉발한 인사적체 해법 뭔가 /상반기 외화내빈 수출 너무 믿으면 위험하다
▲ 한국경제 = 동북아 평화는 한국의 비전과 북핵 폐기에 달려있다 /뜨거워지는 '위험한 행복' 논쟁 /저출산 대책, 애 낳는 여성에게 집중하라

경향신문은 ‘충격적인 청와대·해경의 ‘세월호 참사’ 핫라인 통화’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 정부의 무능과 부실 대응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공개한 사고 당일 청와대와 해경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해경은 세월호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나도록 ‘370명 구조’로 알고 있었다. 이후 166명으로 정정보고하자 청와대 관계자는 ‘큰일 났네, 이거 VIP(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라고 대경실색했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 상황실이 위기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은커녕 잘못된 ‘대통령 보고’의 파장만 걱정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던 셈이다. 세월호 사고 당일 중앙재난대책본부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기가 힘이 드느냐’고 묻는 등 희생자들이 배 안에 갇혀 있다는 걸 모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대통령에게 정확한 상황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녹취록에 따르면 해경은 세월호 선체가 아직 물 밖에 떠있던 골든 타임에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고 지켜보는 단계’라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해경은 그 와중에도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은밀한 조치를 주문하고, 현장 구조에 동원된 헬기를 급유를 핑계로 해양수산부 장관 의전용으로 빼돌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4월16일 청와대는 '대통령'만 걱정했다’는 사설을 통해 “청와대는 사고 발생 얼마 뒤 해경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상황 파악에 나섰지만 그저 상황을 알아보는 데 그쳤다. 한가하게도 현장 영상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정부의 역량을 기울여 대대적으로 구조에 나서도록 지시하거나 적극적인 조처를 취한 흔적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세월호 인명구조보다 ‘대통령 보고’가 그렇게 중요했나’라는 사설에서 “사고 당시 해경은 ‘청장님이 타고 나가실 수 있으니 헬기 이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구조 임무보다 청장님 입장 준비하라는 거냐’는 인천해경의 반문에 ‘예’라고 답하는 등 윗분 모시기에 더 신경을 쓴 사실이 녹취록에서 드러났다. 청와대가 사고 당일 그 긴박한 상황에서 해경에 현장 동영상을 계속 요구한 것이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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