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디지털 식민지’ 공포 확산
유럽, ‘디지털 식민지’ 공포 확산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7.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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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 등 ‘IT공룡들’ 독과점 우려…“잔혹한 정보 자본주의”


유럽에서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업계 ‘빅 4’의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유럽이 이들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디지털 식민지’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4대 IT업체의 시장 독과점을 ‘잔혹한 정보 자본주의’라고 비판하면서 이들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구글을 전기통신 공급업자와 같은 기업으로 규제해야 하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무려 91.2%에 달한다. 독일은 구글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반독점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구글의 검색 기능을 모바일이나 유튜브, 이메일 같은 서비스로부터 떼어내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미 지난 5월 구글 이용자가 구글에 검색 결과 삭제를 요구할 ‘잊혀질 권리’를 갖고 있다고 판결함으로써 구글의 독주에 대한 유럽 규제당국의 제동걸기가 시작됐다.

유럽이 ‘빅 4’를 경계하는 것은 이들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밀워드브라운에 따르면 세계 100대 브랜드 중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1588억4300만달러(약 163조원)로 평가됐다. 애플은 1478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642억달러)은 41% 증가해 10위권에 진입했다.

이용자가 12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357억달러)은 21위에 그쳤으나 브랜드 가치가 지난해 보다 68%가 늘었고, 14위에 오른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는 무려 97%가 증가했다. 반면 유럽 IT기업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애플과 아마존, 구글의 경우 조세 회피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아일랜드 유럽 본사에 이어 아마존의 룩셈부르크 유럽 본사에 대한 역외 탈세 의혹 조사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감정 조작 실험과 관련해 영국과 아일랜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옵서버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능력은 국가 통제를 넘어서는 힘을 가진 단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유럽은 종교나 영토, 천연자원을 둘러싼 전쟁이 아닌 데이터를 둘러싼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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