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응원단에 혹했다간 뒤통수”
“미모의 응원단에 혹했다간 뒤통수”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7.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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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北 응원단 제안, 관계개선 진정성부터 보여야

8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北 응원단 제안’이다.

북한이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7일 제안했다. 우리 정부가 수용하면서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9년 만에 북한 응원단을 남한에서 보게 됐다. 북한의 평화 제스처는 반가운 일이지만 때론 도발을, 때론 평화공세를 펴는 통에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설들은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이제 웬만해선 북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기 어렵다”며 정부의 냉철한 판단과 외교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한국과 중국이 가까워지자 다급해진 북한이 평화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고 중앙일보는 “북한의 이중적 평화 공세는 진정성이 의심되지만 그래도 대화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북한이 북핵은 움켜쥐고 응원단만 보내는 것은 의도가 의심된다”며 “미모의 응원단에만 혹했다간 또다시 뒤통수를 맞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동북아 평화 위해서도 남북대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매일경제는 “대결이 아니라 화해로 가려면 먼저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러 인천을 방문한 북한 응원단 모습.

다음은 8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8일 조간)

▲ 경향신문 = 동북아 평화 위해서도 남북대화 필요하다 /사이버사 대선개입, 이번엔 '진짜 몸통' 찾아내야 /사법부ㆍ국회도 무시하는 MBC의 오만한 형태
▲ 국민일보 = 수위 높이는 北 평화공세에 대비 소홀함 없어야 /제2롯데월드 건설, 안전보다 중한 건 없다 /여야 할 것 없이 불거지는 공천잡음
▲ 동아일보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인사 책임' 어떻게 질 건가 /北 3대 세습정권, 북핵 움켜쥐고 응원단 보낸다니 /조희연 교육감 눈에는 전교조가 법 위에 있나
▲ 서울신문 = 청문회 무용론 안 나오게 팩트 위주 검증하길 /北 응원단 파견, 화해 제스처로 그치지 말아야 /청소년 근로자, 최저임금 사각지대 방치 안 돼
▲ 세계일보 = 여야, 김영란법 시간 끌며 고의부도 내선 안 된다 /향판제 폐지, 망설일 이유 없다 /인천 오는 北 응원단, 남북 잇는 징검다리 되길
▲ 조선일보 = 北이 다급해진 지금 남북 대화 되살릴 방안 고민할 때 /지방의원들의 '인허가 이권委' 참여 法으로 막으라 /한국형 전투기 사업, 安保와 함께 경제 효과도 따져야
▲ 중앙일보 = 실패한 소년범 교화 정책, 이대론 안 된다 /이병기 청문회와 국정원장의 자격 /북의 이중적 평화 공세, 그래도 대화는 해야 한다
▲ 한겨레 = 남북관계 개선 적극 모색할 때다 /중1에게 대2 정수론, 못 말리는 선행학습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한상률 공천 논란
▲ 한국일보 = 北 유화적 제의들 담대하게 수용하는 게 옳다 /"국정원 정치관여 절대 않겠다"는 후보자 약속 /차기 전투기 F-35 잇단 사고에 대비책 세워야
▲ 매일경제 = 한국은행 금리동결 시사하나 시장은 벌써 낮췄다 /대통령 한마디에 영어 '물수능' 곤란하지 않나 /北 응원단 제안, 관계개선 진정성부터 보여라
▲ 한국경제 = 꺼지는 경제, 시스템 리스크가 오고 있나 /2년 뒤 적자 전환된다는 건강보험 지출 구조 /살인교사…자살…수뢰…한국 정치의 민낯

조선일보는 ‘北이 다급해진 지금 남북 대화 되살릴 방안 고민할 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은 7일 발표한 ‘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공화국 정부 성명은 북이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성명으로 1970년대 이후 10여 차례밖에 쓰지 않았던 이례적인 형식의 제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의 속내는 응원단 파견에 이어서 밝힌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4개 요구 사항에 들어 있다. 북은 성명에서 ‘외세 의존을 반대하고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의 핵무기는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우리 민족끼리’는 북의 상투적 선전 문구이지만 지금 시점에선 여기에 북의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의 우리 민족끼리는 한·미 동맹 훼손을 겨냥한 선동책이었다면 지금은 급속히 가까워진 한·중(韓中)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또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을 전후해 중국은 모든 공식 석상에서 대한민국을 ‘가까운 친척’으로 부르고 있다. 이는 한·중 간 대(對)일본 공동 전선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북한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중국은 지난 반세기 북의 유일한 후원국이자 혈맹국이었다. 중국의 식량·원유 지원 없이는 북은 체제의 생존을 기약하기도 힘든 처지다. 이런 중국이 대놓고 한국과 손을 잡겠다고 나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북의 이중적 평화 공세, 그래도 대화는 해야 한다’라는 사설을 통해 “북한의 대남 평화 공세가 거세다. 북한은 7일 정부 성명을 통해 응원단 파견 등 남북관계 개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달 30일에는 국방위원회 특별 제안을 통해 남북 상호 비방·중상 중지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성명은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성명은 ‘공화국의 핵 무력의 불가피성’을 강조했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해 ‘전쟁연습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을 내놓고 관계 개선을 얘기하니 남측이 호응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북한 성명은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서해 5도를 겨냥한 섬 상륙전투훈련을 지도한 직후 나왔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의 태도로선 남북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앙은 “북한의 태도가 이중적이더라도 정부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남북 간에는 지난 2월 성사된 고위급 회담의 채널이 있다. 이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도 제기하고, 남북 간 현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정세가 미·일과 중국의 대립 양상으로 요동치는 상황에서의 외교 공간 확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北 3대 세습정권, 북핵 움켜쥐고 응원단 보낸다니’라는 사설에서 “북한의 성명은 북핵 등 현안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정당화하면서 남한을 비방하는 것이어서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냉철한 자세로 북의 속셈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미모의 응원단에만 혹했다간 또다시 뒤통수를 맞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동북아 평화 위해서도 남북대화 필요하다’라는 사설에서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은 선전용 대화 공세로 치부할 수도 있다. 성명은 정부가 불편하게 여길 수 있는 대북정책 비판도 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정성이니 절차니 하는 문제로 시비할 때가 아니다. 불안정한 동북아가 한국의 주도적 외교에 의해 평화와 안정의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북한 문제 돌파구 마련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北 응원단 제안, 관계개선 진정성부터 보여라’라는 사설을 통해 “이제 웬만해선 북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기 어렵다. 며칠 전엔 김정은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말해놓고 다른 쪽으로는 적대와 대결을 끝내자며 양면 전술을 펼치니 어떻게 믿나. 대결이 아니라 화해로 가려면 북한이 먼저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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