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6-25 11:50 (월)
방송3사 월드컵 시청률 경쟁이 무의미했던 이유
방송3사 월드컵 시청률 경쟁이 무의미했던 이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7.15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막대한 비용 투입 치열한 홍보戰…낮은 시청률에 적자 떠안아

[더피알=강미혜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이 13일(현지시간) 독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림에 따라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의 치열했던 월드컵 시청률 경쟁도 끝이 났다.

이번 월드컵은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끌어올릴 만한 빅이벤트였고, 방송사 입장에선 세월호 여파로 줄어든 광고수익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였다는 점에서 진작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월드컵 국가 대표팀의 초라한 성적, 브라질 현지와의 큰 시차, 시청자들의 미디어 소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당초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방송사들에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했다.

▲ 2014 브라질월드컵 동안 지상파방송3사는 스타 해설진을 앞세워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kbs, mbc, sbs (사진 출처=각 사 인터넷 월드컵 페이지)
지상파 방송사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저마다 월드컵 분위기 띄우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3사 모두 간판 아나운서와 스타 해설진 등을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며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월드컵에 앞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이들을 출연시켜 대중적 호감도를 끌어올리는가하면, 월드컵 기간 중에는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물밑 홍보전도 활발했다. 시청률이 광고비 증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는 측면에서 방송3사의 월드컵 중계 경쟁은 ‘과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 내내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월드컵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적자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게 방송계 안팎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광고 수입이 월드컵 중계권료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영에 타격을 미쳤다.

브라질월드컵은 SBS가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7500만달러(한화 약 760억원)를 내고 중계권료를 산 뒤 KBS와 MBC에 되팔아 3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였는데, 시청률이 낮게 나오면서 3사 모두 흑자 대신 막대한 적자를 떠안게 된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을 진행한 비용을 합치면 각 방송사 모두 100억원을 웃도는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특수 기대, 100억대 손실만

그나마 KBS가 축구해설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영표 덕분에 선방했다는 의견이 많다. KBS는 한국 대표팀이 뛰었던 러시아전, 벨기에전, 알제리전을 비롯해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까지 월드컵 경기 대부분의 중계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방송3사 시청률 합이 가장 높았던 때는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인 러시아전(52.5%)이다. 이중 KBS는 시청률 22.7%로 MBC(18.2%)와 SBS(11.6%)를 앞섰으며, 벨기에전과 알제리전 그리고 4강과 결승전에 이르기까지 KBS는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월드컵 직전까지 길환영 전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 파업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 한 관계자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결과가 상당히 실망스러워서 방송3사 모두 시청률에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KBS의 경우엔 해설위원으로서 이영표의 숨겨진 가치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대중적으로 어필되면서 (타 방송사에 비해) 시청률에서도 앞섰다”고 판단했다.

한편에선 이번 월드컵에서 지상파3사의 저조한 시청률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이동 중 프로그램 시청이나 콘텐츠 소비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더 이상 TV 앞의 고정화된 시청자로 머물기를 거부한다는 게 결정적 요인이다.

▲ 자료사진=브라질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독일 대표팀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ap
특히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워낙 시차가 컸기 때문에 안방에서의 TV시청 몰입도가 떨어졌고, 한국 대표팀 경기도 이른 아침에 진행되면서 출근길 모바일 시청률이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월드컵 중계의 숨은 수혜자는 포털사이트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은 월드컵에 앞서 SBS콘텐츠허브와 협상을 거쳐 중계권을 구매했는데, 업계에 따르면 비용은 10억원대 중반 선으로 알려졌다.

지상파에 비해 작은 규모의 중계권료를 지불했음에도 월드컵 경기를 보려는 이용자는 크게 증가하면서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포털이 지상파를 압도한 것이다. 실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는 한국 대표팀 첫 경기인 러시아전에서  동시 접속자수 300만명 가량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대해 다음측 관계자는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 비해 브라질월드컵 페이지 이용자가 2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며 “웹보다는 모바일을 통한 접속자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방송사들이 TV 시청률 경쟁과 광고 판매에만 목을 맨 나머지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포털엔 비교적 ‘싼값’에 중계권을 판매하면서 포털에 이용자를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모바일 월드컵’ 간과…포털만 웃었다?

결국 앞으로는 지상파가 시청률 경쟁에서 탈피해 플랫폼 다변화 방향으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시청과 미디어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고, 그러한 변화를 모바일 등 스마트기기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윤직 오리콤 국장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적자를 볼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면서 “월드컵 경기가 이른 새벽시간이 아닌 낮 또는 저녁 8~10시의 프라임타임대에 중계됐더라도 지상파 시청률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양 국장은 “20대를 중심으로 TV가 아닌 웹과 모바일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이 소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으로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너무도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플랫폼 차이, 매체 경쟁력이라고 하는 게 의미가 없는 시대”라며 모바일 시대에 발맞춘 미디어사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월드컵) 중계권조차도 지상파방송사만의 몫이 아닌 게 됐다”며 “비즈니스 사업자들과의 콘텐츠 계약을 보다 확장해야 했는데 이번 월드컵에선 포털에만 한정시켰다. 앞으론 모바일TV 등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를 끌어들여 공동으로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