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인사실패, 朴대통령 판단 미숙·우유부단”
“잇단 인사실패, 朴대통령 판단 미숙·우유부단”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7.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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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폭로’ 압박에 멈춘 불통인사, 청와대는 왜 말이 없나

17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반복된 인사 실패’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자진사퇴했다. 하루 전까지 강한 집착을 보이던 그가 돌연 사퇴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야당의 추가 폭로 소식에 무릎을 꿇었다는 관측과 비판 여론이 예상보다 험악하자 청와대가 나섰다는 분석이 교차한다. 어쨌든 국회에 정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고 임명을 강행하려 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사설들은 “반복되는 인사 실패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처음부터 두 후보자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고 하루 간격으로 찔끔찔끔 관두게 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판단의 미숙함과 불안정·우유부단이 엿보인다”고 지적했고, 조선일보는 “하루도 안 돼 허사가 된 대통령 결정은 누가 책임지나”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잇단 인사실패에도 청와대는 사과나 설명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집권 17개월 만에 총리·장관 후보자 9명이 낙마했다”고 놀라워했다.

다음은 17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17일 조간)

▲ 경향신문 = 새 경제수장 취임 일성이 부동산 거품 조장인가 /집권 17개월 만에 총리ㆍ장관 후보자 9명 낙마 /피살 재력가의 '뇌물 리스트' 철저히 수사해야
▲ 국민일보 = 부동산 경기 살리기에만 정책이 쏠려서야 /방산 정보 빼돌리고 군용기 私用하는 軍이라니 /야권연대 또 들먹이는 새정치연합 배알도 없나
▲ 동아일보 = '폭로' 압박에 멈춘 불통인사, 청와대는 왜 말이 없는가 /여야 정쟁에도 세월호 특별법 약속은 지켜져야 /검찰, 김학의 채동욱 이어 '장부 검사'도 봐주기 수사했나
▲ 서울신문 = 朴 정부 2기 내각, 소통과 경제에 올인하라 /'軍피아' 기밀유출 안보차원서 책임 물어야 /공식선거 중 후보 연대는 정치공학일 뿐이다
▲ 세계일보 = 경제 살리는 '한국판 근혜노믹스' 검토할 때다 /'국가적 낭비' 초래한 靑 인사실패 깊이 반성해야 /전군지휘관회의서 나온 "군의 위기"라는 자성의 소리
▲ 조선일보 = 하루도 안 돼 허사 된 대통령 결정, 누가 책임지나 /함정 판 경찰, 거기 빠져 허튼짓한 검찰 /'탄소 배출권' 시행하되 부담 줄일 방안 같이 나와야
▲ 중앙일보 = 세월호 3개월에 출범한 2기 내각 /검경의 제 식구 감싸기가 수사 망친다 /장교가 미인계에 넘어가 안보를 팔아먹다니…
▲ 한겨레 = '오기' 대통령과 '허풍' 김무성 대표 /심판대에 세워야 할 '4대강 재앙' 책임자들 /최경환 경제팀, '기대' 살리고 '걱정' 줄여야
▲ 한국일보 = 辯試 성적 비공개하니 학벌ㆍ빽ㆍ인맥이 취업 기준 /부실 검증에 후보사퇴 과정도 청와대답지 못해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 적극 논의 시작해야
▲ 매일경제 = 기업 유보금 과세에 대한 정부와 재계 공방 /탄소배출권 거래 늦추자는 업계 주장 들어보라 /이혼시 미래 퇴직금ㆍ연금도 나누라는 판결
▲ 한국경제 = 최경환 경제팀, 경제 살리기 끝까지 밀어붙여라 /경제살리기 법안 또 외면한 국회 언제 정신차리나 /명분도 실리도 없는 녹색 콤플렉스 정말 지겹다

조선일보는 ‘하루도 안 돼 허사 된 대통령 결정, 누가 책임지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사퇴했다. 청와대는 전날 밤까지 거짓말 논란 등에 휘말린 정 후보자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게 많다’며 임명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은 여론의 반대를 감수하고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지만, 12시간도 안 돼 정 후보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허사(虛事)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낙마 원인은 여론 악화에 덧붙여 정 후보자와 관련된 추가 의혹 때문인 듯하다. 현 청와대 인사팀이 고위 공직 후보자와 관련한 검증에서 가장 기초적인 사항도 확인하지 못해 낭패를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결국 청와대의 부실 검증이 대통령 결정을 우습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근본적인 문제는 청와대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다. 이날 제기된 추가 의혹이 아니더라도 정 후보자는 이미 국민 앞에서 없는 사실을 지어내 위증(僞證)한 것만으로도 장관 자격을 잃은 상태였다. 이런 후보를 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국민과 국회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불과 일주일 전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만나 협력을 다짐하면서 모처럼 자리 잡은 여야 간의 협력 분위기도 무너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폭로’ 압박에 멈춘 불통인사, 청와대는 왜 말이 없는가’라는 사설을 통해 “정 후보자는 뒤늦게나마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체면을 살렸지만 박 대통령은 여론을 외면하는 불통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오히려 상황판단과 위기관리 능력에서 허점까지 드러냈다. ‘거짓말 문체부 장관’이 정부 대변인으로 나설 경우 대한민국의 국격이 어찌 됐을지 상상해 보면 아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명의 총리 후보자와 2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함으로써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10명의 총리·장관 후보자 중 4명은 잘못된 인선이었음이 명백해졌다. 사상 초유의 인사 실패에 대해 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청와대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누구 하나 사과도, 설명도 없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15일에도 청와대가 아무 이유도 대지 않은 채 ‘김 전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새 교육부 장관 후보를 지명했다’고 발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세월호 3개월에 출범한 2기 내각’이란 사설에서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임명을 끝까지 강행하려 했다. 민심이 들끓고 새누리당 안에서까지 불복의 기운이 퍼져 가자 결국 자진사퇴시켰다. 처음부터 두 후보자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고 하루 간격으로 찔끔찔끔 관두게 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판단의 미숙함과 불안정·우유부단을 엿보인다. 게다가 그저께 오후에 있었던 5명 장관의 임명 재가는 그 자체가 국민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 할 사안인데, 하루 뒤인 어제 발표했으니 도대체 청와대 구중궁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라고 비난했다.

경향신문은 ‘집권 17개월 만에 총리·장관 후보자 9명 낙마’라는 사설에서 “박근혜 정부는 ‘인사 실패’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정권 출범 1년5개월 만에 총리·장관 후보자 9명이 낙마했다. 궁극의 대책은 대통령이 인사에 접근하는 방식을 일신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수첩’을 버리고. 비선이 아닌 공적 인사시스템을 통해 자격을 갖춘 인사를 발탁할 때 더 이상의 ‘인사 실패’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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