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태블릿PC發 IT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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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정렬 기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10.1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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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등 ‘태풍의 핵’…노트북시장 25% 잠식

# 지난 8월 미국 노트북PC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4% 역성장하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노트북시장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70%대 고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2월 이후 5개월 연속으로 성장률이 추락하더니 8월에는 급기야 역성장에 빠졌다. 과연 미국 노트북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장조사기관들과 전문가들은 그 주범을 애플 아이패드로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애플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태블릿PC가 노트북 수요의 25%를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송정렬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부 기자


태블릿PC 태풍 밀려온다
정보기술(IT)기기시장에 태블릿PC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노트북시장의 역성장에서 보듯 태블릿PC 태풍은 이미 진행형이다. 태블릿PC 태풍의 핵은 역시 애플의 아이패드. 지난 4월 출시된 아이패드는 출시 첫날 60만대 이상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한데 이어 3개월 만에 330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내놓는 등 LG전자, HP, 델컴퓨터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태블릿PC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태블릿PC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도 시작된 셈이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엔스퍼트, 아이스테이션, 삼보컴퓨터 등 중소업체들까지 9월부터 잇따라 태블릿PC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연말까지 내놓을 제품 수만 10종에 육박할 전망이다. 여기에 아이패드도 이르면 10월말 또는 11월초에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패드 등장 이후 태블릿PC가 차세대 IT기기시장을 주도한 핵심 디바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태블릿PC는 10년 전에 등장한 제품이다.
태블릿PC는 넓은 스크린을 손가락이나 전용펜으로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하는 휴대용PC를 말한다. 태블릿PC가 2000년대 초반 처음 등장했을 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IT전문가들은 태블릿PC가 PC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태블릿PC는 입력방식의 불편함 등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관심권에서 멀어져 갔다. 무대 뒤로 사라졌던 태블릿PC를 화려하게 컴백시킨 주인공은 바로 애플. 아이팟, 아이폰으로 MP3, 스마트폰시장을 제패한 애플이 태블릿PC를 또 하나의 디바이스로 선택한 것.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24.6cm(9.7인치) 대화면을 통해 뉴욕타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이용하는 모습에 전 세계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4월에 시판된 아이패드는 초기 공급부족이 발생할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현재는 25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갤럭시탭, “게 섰거라! 아이패드”
애플 아이패드에 가장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민 업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시장에서는 갤럭시S로 아이폰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가 태블릿PC시장에선 갤럭시탭으로 애플과의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탭’ 런칭이벤트를 갖고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T모바일 등 4대 이동통신사업자를 통해 4분기 갤럭시탭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안방인 미국시장에서 한판 대결에 나서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갤럭시탭은 두께 11.98mm, 무게 380g의 초경량 초슬림 디자인에 다이어리만한 크기인17.8cm(7인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장착했다. 아이패드에 비해 작은 7인치를 선택함으로써 한손으로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휴대성과 이동성을 강화했다. 또한 최신 안드로이드 OS 2.2버전(프로요)과 1기가헤르쯔(GHz) CPU를 탑재, 빠른 구동속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아이패드에는 없는 3세대(3G) 통신기능을 탑재했으며, 플래시(10.1버전)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을 통해 10월쯤 갤럭시탭을 시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탭의 판매목표를 100만대로 잡고 있다. 7인치 화면 채택에 따른 이동성, 통신기능 등 아이패드에 비해 차별화된 기능들이 시장에서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또한 애플과 견줄만한 콘텐츠 경쟁력을 시급히 확보하는 것도 삼성전자의 숙제로 지적된다. 아이패드의 폭발적 인기는 하드웨어 성능도 뛰어나지만 앱스토어 등으로 대표되는 애플의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에서 기인하기 때문.
애플은 20만개에 달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뿐 아니라 아이패드 전용으로 2만개에 달하는 HD 콘텐츠와 다양한 e북, 신문, 잡지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갤럭시S와 갤럭시탭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 허브를 통해 파라마운트 등의 다양한 영화와 TV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이패드가 PC에 가까운 태블릿PC라면, 갤럭시탭은 스마트폰에서 진화한 태블릿PC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시장에서의 브랜드파워에선 아이패드가 앞서 있지만, 갤럭시탭도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어 만만치 않은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쏟아지는 토종 태블릿PC
국내 태블릿PC시장도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중소 IT기기업체들이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토종’ 태블릿PC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기 때문. 중소 단말기제조사인 엔스퍼트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17.8㎝(7인치) 태블릿PC ‘아이덴티티탭’을 KT를 통해 출시했다. KT는 이 제품을 24개월 약정으로 월 2만7000원짜리 ‘와이브로 무제한50G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공짜로 제공한다. KT는 올해 이 제품의 판매목표를 10만대로 잡았다. 저렴한 국산 태블릿PC로 태블릿PC시장을 선점한다는 포석이다.
PMP업체인 아이스테이션도 12.7cm(5인치) 크기의 학습용 미니 태블릿PC ‘버디’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조만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3차원(3D) 영상패널을 적용한 3D 태블릿PC인 ‘Z3D’ 등 2종을 11월까지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PC업체인 삼보컴퓨터도 9월말 또는 10월초 태블릿PC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태블릿PC의 가격은 30만~40만원 수준.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프리미엄급 제품들과는 별개로 낮은 가격을 주무기로 PMP 등 기존 IT기기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도 4분기 내에 ‘옵티머스’ 시리즈 중 하나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을 출시하기 위해 개발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중소업체들의 잇단 태블릿PC시장 진출은 사실 시장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라기 보다는 기존 PC, PMP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이는 태블릿PC가 다른 IT기기시장을 잠식하면서 세컨더리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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