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체부 장관에 ‘광고인 출신’ 발탁한 이유는?
靑, 문체부 장관에 ‘광고인 출신’ 발탁한 이유는?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8.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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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케이스…‘정부 홍보강화 차원’ 해석 나와

[더피알=문용필 기자] 유진룡 전 장관의 퇴임 이후 공석 중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김종덕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가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과거 광고감독으로 활동한 경력을 가진 인물. 광고인 출신으로서 문체부 장관에 지명된 것은 이례적인 케이스다. 이를 두고 김 후보자가 지명된 배경에 대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김종덕 홍익대 교수(사진출처:뉴시스)

청와대는 3일 김 후보자를 문체부 장관에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정성근 전 장관 후보자가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한지 보름 여 만의 일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에 대해 “영상, 언론, 디자인 분야 전문가”라며 “영상 프로덕션 대표 및 감독, 디자인학회장,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장 및 영상대학원장 등을 역임해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현장감각이 뛰어나 문화융성의 국정기조를 실현하는데 적임이라고 기대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영상디자인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에서 언론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익대 영상대학원 원장과 한국데이터방송협회 회장, 한국디자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다양한 이력 중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다름 아닌 광고인으로서의 경력. 김 후보자는 지난 1990년대 광고기획사인 선우프로덕션에서 감독으로 활동하며 ‘히트 광고’들을 만들었다. 대표작은 금강제화 랜드로바 광고다. 지난 1992년에는 한국광고대상 대상을, 1993년에는 SBS 광고대상을 잇따라 수상하기도 했다.

때문에 청와대의 이번 인선을 두고 현 정부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홍보 강화를 염두해두고 김 후보자를 발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자가 영상, 디자인 등을 두루 경험한 시각 전문가라는 측면에서 국정홍보에 시각적인 면모가 한층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문체부 장관은 정부의 공식 대변인 역할을 겸한다. 그러나 지난 1998년 출범한 국민의정부 이후부터 지금까지 역대 문체부 장관 명단을 보면 배우, 정치인, 관료 출신들이 대부분이고 광고 혹은 홍보인 출신은 단 한명도 없었다. 낙마한 정성근 전 후보자도 언론인 출신이다.

▲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사진은 3일 문체부 장관 내정 브리핑에 나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야당에서도 이번 인선을 두고 홍보강화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타났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희범 1차관도 홍보업무가 전문인데 장관마저 홍보전문가로 채운 것은 매우 편중된 인사”라며 “문체부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곳이니만큼 정부의 홍보성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른바 ‘조동원 벤치마킹’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광고인 출신인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있던 지난 2012년 영입돼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전통적 상징색이었던 파란색을 과감하게 빨간색으로 교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보수정당’의 이미지 변화에 앞장섰다.

조 본부장은 지난 7‧30 재보선에서 ‘혁신작렬’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반바지를 입고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파격적인 시도에 나섰다. 이같은 전략은 새누리당의 재보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 내정을 단순히 정부의 홍보강화라는 시각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후보자가 광고계에만 몸담은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디지털 방송 솔루션 업체를 운영하는 등 콘텐츠 산업에 두루 경험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광고홍보계의 한 중진인사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홍보와 콘텐츠 측면에서 정부가) ‘양수겸장’을 노렸다고 본다”며 “실질적으로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데 있어서 전문가가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4일 중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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