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는 ‘듣는 동네’…연습 필요”
“소셜미디어는 ‘듣는 동네’…연습 필요”
  •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10.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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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특별 세미나

소셜미디어 연구와 강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 아래 지난 10월 8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달개비에서 ‘소셜·모바일 미디어 콘텐츠 생산, 유통, 이용과 커뮤니케이션 연구 방법의 도전과 대안’을 주제로 10월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소셜·모바일 미디어에 의해 미디어 생태계가 바뀌면서 미디어 관련 연구의 새로운 방법과 연구 방향을 논의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 이날 세미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는 윤영민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교수와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윤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바꾸는 미디어 생태계와 미디어 연구방법’, 이 교수는 ‘네트워크 미디어 연구방법의 실제와 대안’이란 주제로 진화 중인 미디어 대해 연구한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방송학회 회원 35명이 참석해 각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윤 교수는 ‘소셜미디어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정보사회학도로서 게임 관련 논문을 써보진 않았지만 소셜미디어가 게임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과정에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가 대세인 요즘, 실제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정도는 어떨까. 윤 교수는 본격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전, 참석자들에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이 사용한다고 대답했으나 6개월 이상 열성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소셜미디어가 화두이지만 막상 ‘열성 사용자’는 몇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소셜미디어 및 소셜미디어 사용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제대로 된 연구가 필요해 보였다.

소셜미디어 2주 정도 연습한 뒤 뛰어들어야

윤 교수는 “소셜미디어의 종류와 기능이 많다. 소셜미디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종류로 구분될 수 있는데, 차이점은 사용자들이 그 안에서 실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대화의 세계’라는 점에서 매스미디어와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매스미디어가 ‘말하는 동네’라면 소셜미디어는 ‘듣는 동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기 전 약 2주 동안 듣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안에서는 ‘선물경제’가 통한다. 얼마나 갖고 있는가 보다 얼마나 줬는가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 윤 교수는 “부채의식이 생기면 신뢰가 형성되며 나아가 집단지성과 집단행동이 가능하다.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도 서로 돕고 의지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커뮤니케이션이 발전할 수 있다”며 “그 속에 들어가자마자 광고나 마케팅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왕따’가 되기 십상이다. 먼저 베풀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소셜미디어 접근법을 크게 네 가지로 들었다. 대화적 접근, 개방적 접근, 집합적 접근, 기술적 접근 등. 비구조화 된 대화적 접근법과 실무와 학제를 넘나드는 개방적 접근이 효과적이며 개인적 차원의 연구보다 집단적 진리에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고 사회과학적 방법뿐 아니라 기술적 수단을 적절히 이용해야한다고.

윤 교수는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사용자별 통계를 쉽게 낼 수 있게 돼있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돌아보기’ ‘status statistics’ ‘touch graph photos’ 등으로, 트위터는 ‘twitteranalyser.com’ ‘twitoaster.com’ 등을 통해 통계를 내기 쉽다”며 “특히 ‘페이스북 돌아보기’는 월별, 개인별로 통계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어떻게 페이스북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연구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사용자 정보를 추출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광고를 활용하면 손쉽게 광고를 만들 수도, 사용자를 분석할 수도 있다. 사용자들의 성비, 직업, 나이 등을 파악하기 좋다”며 “오프라인 설문조사에 비해 페이스북 광고를 이용한 조사는 쉽고 간단하다. 광고비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어서 과거에 비해 편하게 조사,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감을 익히려면 해당 미디어와 최소한 6개월은 놀아야한다”며 “매스미디어처럼 직관적으로 느끼기에는 조금 복잡한 미디어이기 때문에 먼저 익숙해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정보 전파…모르는 관계 ‘먼저’ 가까운 관계 ‘멀리’

이 교수는 “전공별로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심 영역이 다를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각광 받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연구며 세미나가 많이 펼쳐지고 있다”며 그동안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인의 소셜미디어 활용 실태에 대해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했지만 사용자들이 실제로 자신의 정보를 자주 업데이트하는 편은 아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인 반면, 미국이나 영국, 호주, 중국 등은 업데이트를 잘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의 발전이 소셜미디어 발달을 이끌었다고 설명하면서 소셜미디어의 광고 효과를 높이 평가했다. 한때 정보통신부가 강조했던 ‘유비쿼터스 세상’이 모바일로 인해 가능해졌으며 소셜미디어가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 있는 미디어로 판단돼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이는 낮은 비용과 적은 수고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으며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서비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소셜미디어 연구에 있어 사용자의 특성 및 성향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온라인?모바일 사용자들이 어떻게 정보를 전파하느냐에 관심이 크다. 가까운 관계에서 정보가 잘 전파되느냐, 모르는 사람들끼리 정보가 더 잘 퍼지느냐를 알아보는 연구를 실시한 결과, 특정 정보가 생성된 뒤 첫 번째, 두 번째 단계에서는 모르는 사람들 위주로 정보가 전파되지만 단계가 거듭될수록 아는 사람들끼리 더 잘 교류된다. 또 가까운 관계일수록 정보가 멀리 전달된다. 정리하면, 정보는 초반에 모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퍼지지만 아는 사이에서 멀리 퍼진다.

이 교수는 소셜미디어의 장점으로 관심 있는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앞으로 소셜미디어 연구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발표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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