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남자친구 향한 ‘같은 시각, 다른 해석’
김연아 남자친구 향한 ‘같은 시각, 다른 해석’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8.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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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클릭 위한 ‘마녀사냥’식 선정보도 범람

[더피알=강미혜 기자] ‘김연아 남자친구’로 알려진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 선수 김원중 병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다. 군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 국민을 공분케 한 윤 일병 사망사건, 그에 앞서 임 병장 총기난사 등 군대 내 심각한 문제가 잇따라 터져 나온 민감한 시기에 일반 병사와는 동떨어진 그의 ‘여유로운’(?) 군 생활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해 불거졌던 연예병사 논란도 다시금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6월 연예병사로 복무하던 가수 세븐과 상추 등 7명은 안마시술소에 출입한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가해지는 비판은 마땅하다. 징계도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그는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또 남은 기간은 체육특기병이 아닌 일반병사로 복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원중 병장을 둘러싸고 흡사 ‘마녀사냥’과도 같이 여론을 몰아가는 언론보도 또한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한 스포츠지는 김연아 남자친구로 알려진 김원중 병장과 관련, '밤샘파티'라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시기를 달리해 전혀 다른 해석의 기사를 내보냈다. 사진은 해당 기사 화면 캡처.

근무지 이탈 및 마사지 업소 출입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수많은 언론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김연아 남자’의 나쁜 행실(?)을 고발하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보도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문제는 클릭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적 ‘꼼수보도’ 또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들과의 밤샘파티’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원중 병장은 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것도 모자라 여성들과 밤새워 파티까지 즐겼다. 하지만 그가 파티를 즐긴 시기는 지난 연말 휴가를 받은 때였다.

당시에도 ‘김연아의 남자’가 참석한 밤샘파티는 기사화됐다. 보도 뉘앙스는 전혀 딴판이었다.

앞서 지난 3월 6일 ‘단독’이라는 타이틀 아래 관련 기사를 내보낸 스포츠지는 “2013년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도 술을 입에 대지 않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썼으며 인천 송도까지 지인의 차를 대리운전해주는 매너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해당 스포츠지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8월 8일자 기사에선 “김원중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도 ‘밤샘 파티’와 대리운전 등 군인과 운동선수 신분에 맞지 않은 ‘일탈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인천 송도까지 파티에 동석한 여성의 승용차를 대리 운전했다”고 기사 톤을 180도 달리 가져갔다.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긴 마찬가지였지만, 기사 내용은 ‘매너남’에서 ‘일탈남’으로 바뀌었다.  

종합해 보면 한 스포츠지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시기를 달리해 전혀 다른 해석의 기사를 내놓았고, 이를 대다수 언론이 받아쓴 결과 김원중 병사를 둘러싼 이슈가 ‘마사지업소’와 ‘밤샘파티’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밤샘파티의 경우 군복무 규정 위반과는 상관없는 사안임에도 자극적 제목달기에 무작위로 이용되고 있다.

언론은 여론이 들끓는 속에서도 냉정함과 객관성을 유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언론이 자극적 보도를 일삼으며 여론을 선동하는 꼴이다. 무작정 이슈 만들기에 집중하는 언론들을 보면서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는 대중의 쓴소리를 그냥 ‘소리’로만 받아들이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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