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부는 ‘명량 열풍’…‘이미지 메이킹’ 겨냥?
정치권에 부는 ‘명량 열풍’…‘이미지 메이킹’ 겨냥?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8.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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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비롯 여야정치인 관람 잇따라

[더피알=문용필 기자] 개봉 10일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명량>의 열풍이 정치권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관람에 나선 것. 이를 두고 리더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는 13일 출입기자들과 명량을 관람한 후 티타임을 갖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당의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번 주말쯤 명량을 볼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5일 트위터에 명량 관람소감을 남겼다.

▲ 박근혜 대통령의 영화 <명량> 관람 의미를 설명한 청와대 공식 트위터(사진출처: 청와대 공식 트위터@bluehousekorea)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영화 관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변호인>과 <크로싱> <지슬> 등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 이슈를 다룬 영화를 국회의원들이 단체관람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종종 소개된 바 있다. 일부 영화는 국회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명량은 이들 영화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잘 알려진대로 명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순신 장군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 위인. 앞서 언급된 영화들의 경우, 여야의 정치적 입장이 다소 엇갈릴 수 있지만 이순신 장군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는 셈이다.

명량해전에 출정하기 전 이순신 장군이 남겼다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말은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향하는 리더십의 표본으로 꼽힌다. 실제로 명량의 흥행요인을 두고 이순신 장군 특유의 ‘리더십’을 꼽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정치인들의 잇따른 명량 관람이 ‘리더’로서의 ‘이미지 메이킹’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의 명량 관람과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신에게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은 과거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인용한 말씀”이라며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대승을 일궈낸 이순신 장군처럼 우리 국민들도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 공식 트위터(@bluehousekorea)는 “국가위기 시에 민·관·군이 합동해 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국론결집을 고취하고, 경제 활성화와 국가혁신에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추진하자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이 원하는 지도자 상(像) 봤을 것”

이와 관련, 정치 컨설턴트인 이재술 인뱅크코리아 대표는 “명량해전 자체가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일본수군 333척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전투 아니냐. 우리나라 역사에서 갖는 상징성이 있다”며 “영화에 이순신 장군이 남긴 주옥같은 명언들이 녹아나 있는데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관람한다는 기사가 나가면 (영화와) 매칭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민들이 원하는 지도자 상을 봤으니 대통령이 뭔가 감흥이 있을거다’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영화 ‘변호인’이 개봉했을 때 야권정치인들이 관람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경우에는 문화대통령의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특히 이번 관람에는 김동호 위원장과 영화배우 안성기 위원 등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인사들이 함께해 더욱 눈길을 모았다.

민경욱 대변인은 “정부는 그동안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삼았고 문화의 날을 제정하는 등 문화부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며 그 일환으로 4차 문화융성회의가 끝난 뒤 ‘명량’을 관람했다“고 박 대통령의 ‘관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서울의 한 극장을 찾아 애니메이션 영화 ‘넛잡’을 관람한 바 있다. 대통령의 이같은 대외적인 활동은 ‘친근한 이미지’ 제고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윤일병 사망사건 등 빠른 후속조치가 필요한 사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나 무게감 있는 여야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또한, 여야가 정파적 논리에 따라 명량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아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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