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기자 출신 홍보맨
[Special Report] 기자 출신 홍보맨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0.1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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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순수 열정, 기업서 꽃 피운다

기자로 뛰다가 홍보·PR맨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무관의 제왕’을 벗고 ‘을’이 된 이들. 왜일까?
왜 그들은 왕관을 벗어 던졌으며 지금 하고 있는 홍보·PR업무에는 보람을 갖고 있는 걸까?
그들이 건너 간 돌아올 수 없는 레테(Lethe)의 강 저편은 어떤 곳인지….
그리스 신화 속 레테의 강은 ‘망각의 강’으로 불린다. 망각의 강을 건넌 번뇌를 다시 꺼내 후배 기자들을 위해,
또 홍보·PR인들을 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 기자출신 홍보·PR맨 11인을 만나봤다.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다른 시각&풍부한 네트워크&스피드
기자 출신 홍보·PR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기자 출신이 갖는 장점은 ‘기사’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과 전체를 보는 시각이다. 아울러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 빠른 판단력과 실천력, 그리고 풍부한 네트워크는 기업들이 기자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다.
특히 홍보·PR은 기자들이 전직 시 타 업무보다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다. “어느 한 분야의 전문 기자라고 해도 막상 그 분야의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는 다르며 홍보·PR이 기자의 전문성”이라는 얘기다. 홍보·PR인과 기자 업무의 공통분모는 사람을 만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언론과 같이 호흡하는 것은 언론사에 있을 때나 기업에서 홍보·PR을 할 때나 같다. 출근하자마자 기사를 보는 생활 패턴도 다르지 않다. 기자들이 홍보·PR인으로 변신해 잘 적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갑’의 껍질을 벗기 위한 노력
하지만 기자들이 홍보·PR업계로 옮겨 가장 힘든 일은 몸에 밴 ‘갑’ 기질을 벗는 것이다. 후배기자들에게도 깍듯이 존대하고 ‘을’의 자세로 낮아지는 노력의 시간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홍보·PR맨으로 거듭날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경제와 한겨레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김병수 두산그룹 홍보 담당 전무는 “기자에서 홍보·PR맨으로 자리를 옮기면 당분간 ‘금단’ 현상을 겪는다”는 말로 ‘갑’기질을 벗는데 따른 고충을 설명한다.
하고 싶은 말을 바로 해버리는 기자 시절 습관도 기업으로 가면 고쳐야할 것 중 하나다. 비판적으로 보는 것에 길들여진 그들의 시각에서 나오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으로 다른 직원들은 상처를 입기도 한다. 기업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 한번쯤 다시 생각하고 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스템·성장성·경제적 여유를 찾아 ‘새로운 도전’
기자들이 다소 척박하고 험난한 전환기의 미디어를 떠나 기업 홍보·PR인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어쩔 수 없는 물리적 상황에 몰려, 선후배들이 다리를 놓아서, 낯설지 않은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경제적인 이유에서 등….
이유야 어떻든 기업으로 간 기자들은 ‘갑’의 기질을 벗기만 하면 금새 잘 적응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 한동안 몸담았던 언론사와는 다른 기업의 합리성, 잘 짜여진 시스템, 협업, 성장성, 경제적 여유 등은 그들을 쉽게 기업의 매력에 빠져 들게 하고 일에서 보람을 느끼게 한다.

못다한 기자시절에 대한 애정은 여전
하지만 그들의 기자 시절에 대한 미련과 후배 기자들에 대한 사랑은 아직도 여전하다. 다시 사회 초년병 시절로 돌아가 기자와 홍보·PR맨 중 하나의 직업을 택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망설였다. 선뜻 홍보·PR맨을 택하지는 않았다. 젊었을 때 ‘기자’만큼 매력적인 직업은 없으며 기자 생활을 10년 정도 한 뒤 전직을 고민해도 된다는 조언을 많이 했다.
기자를 그만두고 전직을 하면서 하루 종일 울기도 했다는 이도 있었다. 못 다한 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후배 기자들을 위한 상을 만들어 격려하고 싶은 게 꿈인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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