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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2876㎞의 화려한 여정[문화나들이] 뮤지컬 <프리실라>
승인 2014.08.15  16:47:12
강미혜 기자  |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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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강미혜 기자] ‘다름’을 인정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와 너의 차이, 우리와 우리가 아닌 이에 대한 거부감은 누구나 품게 되는 흔한 감정이다. 하물며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다름을 품은 경우라면 어떨까?

뮤지컬 <프리실라>는 다름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커튼이 올라가는 순간 시선에 꽂히는 여장남자의 ‘비주얼쇼크’부터가 남다르다.

게이와 트렌스젠더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트랙퀸((Drag Queen·여장남자)으로 무대를 활보하는 모습. 마치 관객들을 향해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깨나 이 모습 이대로를 그냥 보아달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듯하다.

   

대도시 시드니의 한 클럽에서 드랙퀸으로 출연중인 ‘틱’은 별거 중인 아내의 제안을 받는다. 그녀가 있는 시골마을 호텔에 출연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혼란스럽다. 아직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8살 아들 ‘벤지’와의 만남이 두렵기만 하다. 아빠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아들의 반응, 상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

하지만 갈등도 잠시. 틱은 왕년의 스타 ‘버나뎃’과 좌충우돌 트러블메이커인 ‘아담’과 함께 떠날 것을 결심한다. 나이도, 개성도, 가치관도 다른 세 사람이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2876㎞에 달하는 긴 여행길에 오른다.

프리실라 여정은 관객들에게도 낯설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성적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설정 자체부터 그렇다.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고 뾰족한 하이힐에 우스꽝스러운 가발, 화려한 화장을 한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그리는 여성상과는 분명 괴리가 있다.

2876㎞의 여정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틱과 버나뎃, 아담을 향해 혐오감을 드러내는가하면 비난과 조소의 말도 서슴지 않는다.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상황들이 연속해서 벌어지면서 부딪히고 상처 입기 일쑤다. 그럴수록 세 사람은 쌓이는 시간을 통해 자신과 다른 타자를 이해하며 서로를 보듬는다.

진짜 자아를 찾는다는 다소 심오한(?) 주제지만 화려한 색채와 경쾌한 분위기로 공연은 시종일관 해피모드다. 총 500여벌의 의상과 60개의 가발, 200여개의 머리장식이 등장하고 261번의 의상 체인징이 눈 깜짝할 새에 펼쳐진다.

프리실라 버스만 해도 길이 10m, 무게는 3.5t에 달할 정도로 무대 곳곳이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여기에 마돈나, 신디 로퍼, 티나 터너, 도나 썸머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히트팝이 어우러져 절로 흥을 돋운다.

   

남장여자로 분한 배우들의 열연은 단연 백미다.

정통 연기파 배우 조성하를 비롯해 뮤지컬 베테랑 고영빈, 김다현, 마이클 리, 이주광, 김호영, 유승엽 그리고 가수 출신 이지훈, 조권 등이 주역을 맡아 여자보다 예쁜 여자로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20대 괴짜 아담 역을 맡은 조권은 특유의 ‘깝권’ 필(fee)을 충만히 발산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배우들의 아찔한 의상과 농익은 연기, 눈을 휘감는 화려한 무대와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이 어우러진 나를 찾는 여정에 올 여름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듯! 9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5만~1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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