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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에 빠진 어른들의 반란, 키덜트에 주목하라
동심에 빠진 어른들의 반란, 키덜트에 주목하라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8.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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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감성이 구매욕 자극, 불황 속 성장동력 될까?

[더피알=조성미 기자] 커다란 눈망울에 환한 미소. 천진한 표정을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저절로 미소가 새어 나온다. 이렇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주인공이 있었으니 ‘꼬마버스 타요’의 캐릭터를 시내버스에 래핑한 ‘타요버스’이다. 뽀로로를 대신해 어린아이들의 ‘워너비스타’로 등극하는가 싶더니 이게 웬일? 같이 탄 어른이 더 좋아라 하는 모양새다. 철없는 어른들의 반란에 주목해야 할 때다!

서울시가 지난 3월부터 운영한 타요버스는 그야말로 ‘열풍’이었다. 타요버스를 타고 싶다는 아이를 데리고 차고지에서 3시간을 기다렸다는 이야기나 지방과 해외에서까지 원정을 왔다는 소식도 전해질만큼 연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타요버스에 열광한 것은 어린 아이들만이 아니었다. 타요버스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고 인사를 건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또 타요를 만난 후기(?)는 SNS를 타고 속속 전해지기도 했다.

‘다 큰 어른’이 아이처럼 타요버스에 열광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히 캐릭터의 얼굴을 버스에 래핑한 것에 뭘 그리 좋아하느냐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손익을 계산하기 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추억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작은 행복감을 주는 것이 바로 캐릭터의 힘이다.

보기만 해도 절로 ‘엄마미소’를 짓게 만드는 타요버스 열풍이 불자 여러 지자체에서 앞 다퉈 타요버스를 도입하고 싶다며 타요버스 캐릭터의 공동 저작권자인 서울시·아이코닉스·EBS 등에 캐릭터 사용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의 모습을 지하철에 도입한다는 소식은 캐릭터의 힘을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캐릭터, 더 이상 아이들의 전유물 아냐

타요버스의 인기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으니 바로 ‘해피밀 대란’이다. 해피밀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가 선보이는 어린이용 세트로 캐릭터 장난감인 ‘해피밀 토이’가 버거와 함께 제공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해피밀 토이로 인기 게임 캐릭터인 슈퍼마리오가 등장하자, 출시 사흘 만에 모든 상품이 소진되고 이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 네티즌들로 인터넷은 ‘성토의 장’이 돼버렸다. 슈퍼마리오를 그저 갖고 싶다는 간절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맥도날드는 슈퍼마리오 시리즈 2차분의 출시일을 일주일가량 앞당기기도 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이나 전 연령대에서 좋아하는 슈퍼마리오의 캐릭터 특성상 어느 정도 흥행을 예상하긴 했지만, 실제 호응은 예상을 더 뛰어넘었다”며 “1차분의 빠른 매진에 따른 고객들의 폭발적인 성원 및 요청에 따라 2차분 판매일을 앞당기게 됐다”고 전했다.

캐릭터를 통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실제로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제품에도 투영돼 인지나 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미국 소비자 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을 통해 발표된 영국 런던 시티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리얼 제조사 캘로그의 캐릭터인 호랑이 토니(Tony the Tiger)에 대한 애정이 몇 십 년 뒤 제품 인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토니효과’로 캐릭터를 통한 마케팅/PR 효과가 입증되며, 국내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캐릭터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 최근 식품업계에서 진행한 캐릭터와의 협업에 어른들이 큰 호응을 보내며 삼립식품의 카카오프렌즈빵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의 캐릭터 마케팅에서 눈길을 끈 사례는 삼립식품에서 출시한 카카오 캐릭터 빵이다. 삼립식품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빵을 새로 출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학창시절 모으던 ‘띠부띠부씰(띠고 부치고 띠고 부치는 씰이라는 뜻)’의 추억이 향수를 자극한다며 적극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삼립식품은 앞서 1999년 개그맨 김국진을 캐릭터화한 ‘삼립 국진이빵’을 시작으로 박찬호, 포켓몬스터, 케로로, 정형돈을 거쳐 김준현 호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빵을 선보이며 띠부띠부씰 수집 붐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추억을 이어갈 카카오프렌즈빵은 지난 7월 1일 출시 이후 하루 평균 10만개씩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전부터 캐릭터 빵을 주로 구매하는 청소년과 자녀의 건강한 간식을 고민하는 주부는 물론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하는 20대 여성 소비자까지, 여러 차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조사를 통해 제품을 개발한 결과로 평가된다.

삼립식품측은 “제빵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이제 소비자들은 포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양가, 모양, 브랜드 등 여러 면에서 살펴보고 난 뒤에 빵을 선택하게 됐다”며 “고객의 핵심 니즈에 따라 ‘차별화’가 가장 큰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삼립식품은 캐릭터를 사용해 차별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나 식문화 트렌드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여성들이 양산빵 고객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프렌즈는 이러한 타깃에 맞는 마케팅활동이 가능한 요소로 평가됐다”며 “소비자에게 재미요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활용을 통해 타깃의 구매동기를 부여, 매출을 활성화하겠다는 궁극적 목적이 성공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카카오프렌즈빵과 함께 생활 웹툰으로 20~30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마조앤새디 캐릭터를 활용한 식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울꼬마김치의 포장에 캐릭터를 접목한 ‘마서방 김치’는 특히 소포장 형태로 싱글족들과 외국인을 겨냥, 웹툰의 마니아층과 제품의 소비층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캐릭터 감성이 구매욕 자극

캐릭터의 효과는 식품 업계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입증되며 점점 더 그 영역을 공고히 해나가는 중이다.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한 팝업스토어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사례가 대표적.

▲ 캐릭터와 유통가가 손을 맞잡은 팝업스토어에 발길이 이어지며 모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열렸던 마조앤새디 팝업스토어(위)와 현대백화점의 카카오프렌즈 팝업스토어 모습.

롯데백화점은 2012년 12월 웹툰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마조앤새디’의 팝업 스토어를 선보였다. 약 일주일간의 매장 운영을 통해 1억6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자 롯데백화점은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 가능성을 보고 2013년 1월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4월에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등장하는 캐릭터 상품을 만날 수 있는 ‘라인 프렌즈 스토어’를 여는 등 롯데백화점은 다양한 캐릭터와 손잡고 매출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배우 신성록과의 닮은꼴로 유명한 ‘프로도’를 비롯해 개그 프로그램의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는 ‘카카오프렌즈’는 지난 4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을 시작으로 목동점, 무역센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카카오프렌즈 팝업스토어는 부산에 진출,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는 젊은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 여름 세일기간 모객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측은 “카카오 캐릭터 팝업 스토어의 잇따른 성공을 통해 카카오프렌즈가 가진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카카오다운 발상과 브랜드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연계 마케팅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대한민국 캐릭터 산업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30대가 열광하는 캐릭터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알콩달콩한 신혼부부로 일상의 감정을 사실적으로 재미있게 담아낸 마조앤새디, 7개의 캐릭터들이 각자 개성과 스토리를 가져 사용자들에게 재미는 물론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담아내는 카카오프렌즈, 이들은 모두 풍부한 감성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감성 커뮤니케이션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캐릭터 브랜드 사업, 라이센싱,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등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사업 확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캐릭터의 주소비층인 20~30대는 감성과 함께 구매력까지 갖추고 있어, 전체적으로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불황 속 성장동력, 키덜트족 공략

캐릭터 마케팅은 키덜트 현상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키드(Kid·아이)와 어덜트(Adult·어른)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유아적 감성을 선호하거나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품류를 선호하는 어른을 칭한다. 과거엔 은밀히 즐겨야만 했던 장남감이나 모형 등의 수집 취미가 이제는 건전하면서도 독특한 취미로 인정받으며, 지금은 산업으로까지 그 움직임이 확장되는 추세다.

▲ 아이파크몰의 토이앤하비 매장에서 성인 남성들이 건담을 살펴보고 있다.

2012년 5월부터 ‘토이&하비 테마관’을 운영하고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은 불경기 속에서도 다른 상품군에 비해 2~10배 이상의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연평균 20~50%까지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아이파크몰 서일엽 마케팅팀장은 “예전에는 다 큰 어른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키덜트족들도 적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취미생활로 인식되면서 고객층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로 과거 해외 수입상품에 의존해 수집했던 것에서 국내 완구시장도 이들의 구매력과 수준에 맞춘 제품을 생산해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전반적인 키덜트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8월 키덜트족을 위한 전시회를 기획한 ‘서울키덜트페어’의 주관사측도 “이번 전시회는 구매력을 갖춘 2040세대 키덜트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키덜트 제품과 완구제품 기업들이 대거 참가의사를 밝혀 왔다”며 “그동안 해외구매가 대부분이었던 키덜트 시장이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국내 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구매력 높은 소비자군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키덜트는 앞서 올해 소비트렌드로 제시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올초 2014년 트렌드 ‘다크호스(DARK HORSES)’를 발표하며 ‘K’는 ‘40대 어른아이(Kiddie 40s)’라고 꼽았다. 이에 대해 김난도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은 “탈권위적 사회와 해외 문화를 경험한 새로운 40대는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아이들이 미용, 여가, 문화 등 다방면에서 소비의 주역으로, 가정과 자아를 중요시하는 이들은 시장의 핵심 계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키덜트 시장은 품목이나 제품을 규정짓기 어려워 전체적인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관련 소비자의 소비 행태로 유추해보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매력적인 시장이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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