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금리 장사’, 이대로는 안된다
은행들의 ‘금리 장사’, 이대로는 안된다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8.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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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예금금리는 ‘왕창’, 대출금리는 ‘찔끔’ 내려

25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은행 금리인하 꼼수’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내리자 이에 호응해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큰 폭으로 낮추고 있다. 반면 대출 금리는 쥐꼬리만큼 인하해 생색만 내고, 조기상환수수료나 연체료 등 고금리 시절 책정한 각종 수수료는 내리지 않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내렸지만 정작 대다수 금융소비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사설들은 “한은이 기업과 서민의 부담을 줄여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려고 금리를 내렸지만 은행들은 금리 장사로 잇속 챙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틈만 나면 금리 차이를 통해 서민 호주머니 털 궁리만 하는 은행의 경영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자료사진. ⓒ뉴시스

다음은 25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5일 조간)

▲ 경향신문 = 여권의 세월호 해법을 듣고 싶다 /태양호 전복 사고는 '새만금판 세월호' /기준금리 인하 비웃는 은행들의 잇속 챙기기
▲ 국민일보 = 軍 사법개혁ㆍ옴부즈맨 적극 검토하라 /예금금리 왕창 내려 서민 울리는 은행들 /성범죄 교사가 아이들 가르칠 자격 있나
▲ 동아일보 = 새정연, 국회에서 세월호 유족과 같이 법 만들겠다는 건가 /은행들, 예금이자 대폭 내리고 은행연합회엔 돈 퍼주나 /"제주도는 落島"라며 예산 달라는 김우남 의원의 甲질
▲ 서울신문 = 여야, 유족 설득 힘쓰되 민생 손 놓지 말라 /저금리 틈탄 은행 잇속 챙기기 그만둬야 /김문기 총장, 교육부의 사퇴 유구 받아들이길
▲ 세계일보 = '연계' 악습 버리는 것이 국회 정상화 위한 급선무 /무라야마의 고언, 일본 정치는 어찌 듣고 있나 /국격 훼손하는 바가지 요금 택시, 면허 취소해야
▲ 조선일보 = 野, '세월호'를 反정부 투쟁으로 끌고 갈 작정인가 /38만 빈곤 노인층, 생계급여 깎여도 호소할 길 없다니 /軍 지휘관 '사법권' 포기 안 하면 가혹 행위 책임도 물어야
▲ 중앙일보 = 새정치연합, 더 이상 입법권 포기는 안 돼 /대출 금리는 찔끔, 예금 금리 왕창 내린 은행들 /감정낭비 막는 이혼소송 개편 바람직하다
▲ 한겨레 = 박 대통령, 유족 만나기가 그토록 어려운가 /총장 사퇴로 끝내선 안 되는 상지대 사태 /군 폭력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유
▲ 한국일보 = 여당ㆍ청와대는 왜 세월호 유가족 만나지 않는가 /용두사미 조짐 보이는 軍 병영혁신ㆍ사법개혁 /부동산 활성화에 전ㆍ월세 가격급등 걱정된다
▲ 매일경제 = 잭슨홀 미팅서 예고한 美ㆍ유럽 통화정책의 파장 /세월호法 대통령이 결단하라는 말의 모순성 /공무원연금 개혁 올 하반기내에 꼭 끝내야 한다
▲ 한국경제 = 한국서 기업가 정신이 사라졌다는 OECD 보고서 /세월호는 세월호, 경제는 경제다 /문화한류가 상품수출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

경향신문은 ‘기준금리 인하 비웃는 은행들의 잇속 챙기기’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은행들의 얌체 행위가 또 도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왕창’ 내리면서도, 대출금리는 ‘찔끔’ 내리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농협, 우리 등 토종 은행을 비롯해 한국씨티,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0.3~0.4%씩 내렸다. 우리은행의 기업AMA통장의 경우 무려 1.9%포인트를 낮춰 0.3%가 됐다. 기준금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우대금리도 내렸고, 이체수수료 면제 등 고객 혜택까지 줄였다. 반면 정작 혜택이 돌아가야 할 대출금리 인하는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연동대출 금리는 고작 0.02~0.09%포인트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예·적금은 푸대접이고 대출에는 배짱을 부린 것이다. 이러면서도 서민금융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실망스럽다. 백번 양보해 저금리 지속으로 예대 마진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더라도 이는 정도가 아니다. 최소한 금리 변화는 동일하게 적용해야 마땅하다. 특히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에도 즉각 반영하게끔 만들어진 코픽스 체계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은 또 “위기 땐 국민 지원으로 살아남은 은행들이지만 정작 금융소비자들이 필요할 때는 외면해왔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은행의 보수적 영업행위를 질타하며 기업 대출을 독려하는 것은 시장주의에 반하는 것이지만 비 올 때 우산 뺏어가며 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행태를 떠올리면 대놓고 문제 삼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금융소비자들의 불신이 더 커지기 전에 은행 스스로 금리를 재조정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은행들, 예금이자 대폭 내리고 은행연합회엔 돈 퍼주나’라는 사설을 통해 “은행들이 예금과 적금 금리는 크게 내렸으나 대출 금리는 쥐꼬리만큼 인하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금리 인하의 혜택이 기업과 개인에 돌아가지 않고 은행의 배만 불리게 될까 걱정이다. 가계 대출은 1000조원을 넘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한은은 기업과 서민의 금리 부담을 줄여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려고 금리를 내렸지만 은행들은 금리 장사로 잇속 챙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은 자신들 이익단체의 도덕적 해이에는 한없이 관대했다. 24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전국은행연합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임원 출장 때 배우자의 여행비까지 지급했다.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을 더 많이 챙겨주고, 공직선거에 나가는 직원에겐 3개월의 유급 휴직을 주는 등 25개 사항이 지적됐다. 모피아(기획재정부+마피아)들의 ‘쉼터’인 은행연합회는 회장 연봉이 7억3500만원에 이른다. 은행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연합회가 이처럼 펑펑 쓰는 돈은 결국 금융소비자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대출 금리는 찔끔, 예금 금리 왕창 내린 은행들’이란 사설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예대마진이 줄어 시중은행의 수익도 줄게 된다. 이번 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수익은 연 2200억~33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나친 수신금리 인하는 은행이 서민을 상대로 돈장사에 나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국내 은행의 수익은 80%가 예대마진에서 나온다. 다른 곳에선 벌 능력이 없으니 틈만 나면 금리 차이를 통해 서민 호주머니 털 궁리만 하는 것이다. 그런 천수답 경영부터 바꿔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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