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단식중단, 아전인수 해석
‘유민아빠’ 단식중단, 아전인수 해석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8.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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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조선 “투쟁 명분 잃었다” vs. 한겨레 “특별법 만들어야”

29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유민 아빠 단식 중단’이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 동안 단식해 온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8일 단식을 중단했다. 김씨의 호소로 문재인 의원도 9일 만에 단식을 풀었다. 이제 ‘세월호 정국’은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게 됐다.

사설들은 진보 보수성향에 따라 ‘단식 중단’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야당이 장외투쟁 명분과 동력을 잃었다”고 주장했고, 동아일보는 “야권은 세월호 빙자한 ‘정치투쟁 좌판’을 치워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중앙일보는 “새정치연합은 조건 없이 즉각 국회로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겨레는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으로 정치 책임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고, 경향신문은 “이제는 정치권이 김씨를 비롯한 세월호 참사 가족들에게 답을 내놓을 때”라고 강조했다.

▲ 46일만에 단식 중단을 선언한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28일 병문안을 온 문재인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다음은 29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9일 조간)

▲ 경향신문 = '유민 아빠' 단식 중단과 정치권의 과제 /노동자 파업권 봉쇄한 대법원의 업무방해죄 판결 /윤 일병 진실 규명 군 당국이 방해했나
▲ 국민일보 = 한계 부닥친 野 장외투쟁, 국회에서 해법 찾아라 /교원 정치활동 안 된다는 헌재 결정 준수돼야 /전국적인 싱크홀 대책 시급하다
▲ 동아일보 = 야권, 세월호 빙자한 '정치투쟁 좌판' 그만 치우라 /불법 파업ㆍ폭력 시위에 엄벌 메시지 보낸 대법원 /황우여의 수능 영어 절대평가, 글로벌 시대 거꾸로 가나
▲ 서울신문 = 길 잃은 야당, 더 늦기 전에 국회 복귀해야 /국고보조금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일 순 없다 /영어수능 절대평가 한다고 사교육 줄어들까
▲ 세계일보 = 많은 국민은 野 투쟁방식ㆍ국회포기를 문제 삼는다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다시 확인한 헌재 결정 /김학의 전 차관 재수사도 흐지부지할 건가
▲ 조선일보 = 장외투쟁 명분ㆍ동력 잃은 野, 이러고도 국회 복귀 미룰 건가 /KB국민은행장 누굴 믿고 안하무인 설치나 /이번엔 英語 절대평가, 새 장관마다 '앞 정책 뒤엎기'
▲ 중앙일보 = 새정치연합, 조건 없이 즉각 국회로 가라 /유관순 뺀 교과서로 우리 역사를 가르친다니 /부작용 많은 로스쿨, 이대로는 안 된다
▲ 한겨레 =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 더욱 커진 정치 책임 /이런 방심위 존재할 이유 없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문제의식엔 동의하지만
▲ 한국일보 = 여야 이제는 국회의사당에서 다시 만나라 /수능영어 절대평가 '유사 본고사' 빌미 안 되게 /시중은행 예대(預貸)금리 투명하게 조정해야
▲ 매일경제 = 구글캠퍼스 아시아에서 한국 낙점 절호의 기회다 /野, 국민 뜻 받들어 경제살리기 동참하라 /철도파업 무죄 원심 뒤집은 대법원의 새 法理
▲ 한국경제 = "디플레와 싸울 때", 최 부총리의 경기진단에 주목한다 /대통령 주재 노사정간담회까지 열린다지만… /영어능력 어쩌려고 수능영어 채점 또 바꾼다는 교육부

조선일보는 ‘장외투쟁 명분·동력 잃은 野, 이러고도 국회 복귀 미룰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 동안 단식해 온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8일 단식을 중단했다. 김씨를 지원하며 동조 단식 농성을 벌여 온 문재인 의원도 이날 단식을 그만뒀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의 단식은 야당에 국회를 등지고 장외(場外)로 뛰쳐나가도록 만든 한 요인이 됐다. 야당 강경파는 ‘유민 아빠는 광화문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한가하게 국회에 있을 수는 없다’며 국회 일정 전면 거부와 장외투쟁을 끌어냈다. 그런 김씨가 단식을 접은 이상 야당도 계속 국회를 팽개칠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조선은 또 “야당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일반 국민의 요구다. 27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5%는 야당의 장외투쟁에 반대했다.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장외투쟁은 결국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 투쟁을 비롯해 2011년 한·미(韓·美) FTA 비준 반대 투쟁, 2009년 미디어법 반대 투쟁이 모두 그랬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유민 아빠’ 단식 중단과 정치권의 과제’라는 사설에서 “김씨는 목숨 건 단식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잊어가던 시민들의 양심을 다시 깨웠다. 그의 아픔에 공감한 수만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혹은 각자의 일터에서 동조단식에 참여했다.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위로하는 장면은 국내를 넘어 국제사회의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 세월호 가족 뜻과 동떨어진 여야의 특별법 합의가 무산된 것도 김씨 단식의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김씨가 싸우는 45일 동안 정치는 ‘부재중’이었다. 김씨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세월호특별법 처리는 불투명하다. ‘진상 규명에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던 대통령은 그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김씨에게 위로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여당은 뒤늦게 떠밀리다시피 세월호 가족과 마주 앉았다. 가족 뜻을 대변하겠다던 야당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들만의 합의’를 들고 돌아왔다. 이제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조차 힘든 ‘잉여정당’ 처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경향은 “정치만 그랬던 것도 아니다. 일부 언론과 누리꾼은 김씨가 이혼했다는 등의 이유로 ‘아빠 자격’을 문제 삼는 등 악의적 비방을 일삼았다. 유나양이 인터뷰를 통해 해명한 뒤에도 악성 루머와 왜곡보도는 끊이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딸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양육비 통장 사본까지 공개해야 했다.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아비가 ‘2차 가해’에까지 맞서야 하다니, 이 사회의 야만성에 부끄럽고 참담할 뿐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중앙일보는 ‘새정치연합, 조건 없이 즉각 국회로 가라’는 사설에서 “야당이 장외로 뛰쳐나가 국회는 마비상태다. 2013년도 결산안 처리나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활동의 시한은 8월 말까지다.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결산은 미뤄지고 국정조사는 흐지부지되고 있다. 9월 1일 정기국회가 열리지만 새정치연합이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경제·민생 법안의 처리는 요원한 실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아무런 조건 없이 즉각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장외로 떠돌 게 아니라 국회로 돌아가 열심히 법안을 처리해야 함으로써 서민과 중산층의 노고에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 더욱 커진 정치 책임’이란 사설에서 “김씨의 단식 중단은 ‘세월호 정국’을 푸는 중대한 실마리로 작용할 수 있다. 극한 대치를 누그러뜨리고 타협의 물꼬를 트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청와대, 야당과 유족은 어렵게 마련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도 꼬인 매듭을 풀지 못하면 해법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정기국회 턱밑이다. 유족이 납득할 수 있는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세월호 이후’를 향한 걸음을 떼기 어렵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드러난 세월호 사건에 집권당이 무한책임을 지는 건 너무도 당연한 책무다”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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