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 시행해 보니…찬반 의견 팽팽
‘9시 등교’ 시행해 보니…찬반 의견 팽팽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9.0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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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향상 vs. 일과 시간 혼선

▲ 9시 등교가 첫 시행된 어제(1일) 경기 수원 매탄중학교 학생들의 등굣길 모습 ⓒ뉴시스

[더피알=조성미 기자] 9월 1일부터 경기도 내 초중고교에서 9시 등교가 전격 시행됨에 따라 찬반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9시 등교는 학생들의 의견이 교육정책에 반영된 것이지만, 일과시간 변동으로 인한 불편과 학생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9시 등교는 지난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학생이 원하는 교육정책’이란 설문에서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교육 정책으로 꼽힌 내용이다. 지난 5월 7~15일 온라인에서 진행된 이 설문에는 1674명의 학생들이 참여, 1020명(복수응답, 8.8%)의 학생들이 9시 등교 시간 도입을 꼽았다.

이후 의정부여중 학생들이 토론 수업을 통해 취임을 앞둔 이재정 교육감에게 9시 등교를 비롯한 교육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제안했고, 경기도교육청이 2학기부터 9시 등교 정책 시행계획을 통보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의정부여중을 시작으로 어제(9월 1일)부터는 경기도 내 초중고 90% 가량이 9시 등교를 시행했다.

이렇게 해서 9시 등교가 이뤄졌지만 시행 초기부터 여전히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더피알>은 온라인 여론 분석툴 <펄스K>를 이용해 지난달 25일부터 오늘(2일)까지 9시 등교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을 살펴봤다.

▲ 9시 등교에 대한 언급량 추이 (자료=펄스k)

그 결과 조사기간 동안 ‘9시 등교’에 대한 온라인 왈가왈부는 모두 1만50건, 하루 평균 1256건의 말이 오고갔다. 의정부여중에서 첫 번째 9시 등교가 시작된 지난달 25일에는 1339건이, 경기도 내로 확대된 어제(1일)는 3612건의 언급이 발생했다.

▲ 9시 등교에 대한 호감도 (자료=펄스k)

또한 긍·부정 성향을 알 수 있는 언급은 하루 488건, 총 390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정적 언급은 1929건으로 49.4%를 차지했으며, 긍정적 언급은 1629건으로 41.7%, 중립적 언급은 347건으로 8.9%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이 공유한 의견을 살펴보면 트위터 아이디 @Kears*****의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셧다운제를 부모들이 지지했던 이유 중 하나가 ‘수면권’이었다는 건데.. 9시 등교에서 애들 수면권 얘기가 나오니까 이 분들이 다시 ‘애들 때문에 내가 직장 늦게 갈 수는 없음’을 시전하고 계시다”는 메시지로 1155번이나 리트윗됐다.

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여러 학생들이 ’9시 등교‘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하교가 늦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9시 등교’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너무 긴 수업시수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글도 632번 리트윗되며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펄스K의 분석툴은 단순 리트윗은 집계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을 더해 리트윗한 인용트윗은 별도의 의견으로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학생 간에도 이견 엇갈려

이외에도 9시 등교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선 다양한 계층의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고3 학생이 “1시간 늦게 일어났는데 평소보다 몸이 가볍다…첫교시 잘애들은 자는데 수는 좀 적어짐”이라는 후기를 남긴 반면, “의외로 9시등교를 안달가워하는 애들이 많더라구요..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면 안그래도 모자라는 개인시간이 더 부족해지니까…”라며 당사자인 학생 입장에서 상반된 견해도 엿보였다.

학부모들 역시 “9시등교는 맞벌이 부부들은 엄청 힘들어하더라구요. 저흰 출근시간도 늦은편이여도 힘든데…이른 출근하는 부모들은 난감하니까요”와 “9시등교 2일째^^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빨리빨리’ 라는 말을 줄이게 되었네요. 가족들과 대화를 더 나눌수있는 여유도 생겼구요” 등과 같이 입장차를 나타냈다.

9시 등교 자체의 호불호를 떠나 학생들이 참여한 교육 정책이라는 부분에 힘을 실어주는 의견도 있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아이들의 참여와 투표로 9시 등교가 결정되었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찬반의 논란이 많지만 최소한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임에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라고 트윗을 남겼으며, 교육학자 남승희 교수도 “‘초중고 9시 등교’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이 제안해서 채택된 정책 중 하나인데 교육자치 정신 살려 그 정도의 시도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9시 등교’ 정책이 자사고 논란보다 심할까? 시행하다가 문제점들이 발생하면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고”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외에도 “9시등교하니까 버스안에 초/중/고등학생에 대학생+직장인까지 그리고 차도 밀림“여백이야말로 짧지만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시간. 일찍 등교한 아이는 수업 때까지 여유로운 상상과 감성을 키울 것이고, 잠이 부족한 아이는 수업시간에 덜 졸겠지. 삶에 여백. 아이들에게 삶의 여백을 가르쳤으면 좋겠다” 등 9시 등교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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